중력의 은혜를 생각하다

알폰소 쿠아론 감독의 ‘그래비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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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무중력을 극복하라

지구 궤도를 돌고 있던 우주선이 파괴되는 바람에 자칫 우주를 떠도는 미이라가 될 뻔했던 여성우주인을 그린 SF드라마 <그래비티>는 영화기술의 독보적인 발전 가운데 인간의 내면적 성찰이 어떻게 이루어질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멋진 영화다.

지금까지 <아바타>와 <라이프 오브 파이>가 3D의 최강자로 자처했었다면 이제 그 자리를 <그래비티>에게 물려줘도 좋을 것 같다

그래비티

특히 우주선을 타고 아름다운 지구를 직접 보기 위해 엄청난 여행경비를 지불하려는 부자들이 줄을 선다는 해외토픽의 보도를 접하면서 <그래비티>는 가장 저렴한 비용으로 가장 감동적인 지구를 경험할 수 있게 하는 최상의 선물임에 틀림없다.

라이언 스톤(샌드라 불럭) 박사는 초보 우주인으로 우주선을 수리하던 중 러시아 우주선의 폭발로 인한 잔해와 부딪혀 죽음의 위기에 처하게 된다.

근처에 지구 궤도를 도는 중국우주선으로 이동하는 과정 가운데 벌어지는 모험과 액션은 이 영화에서 그리 중요한 것이 아니다. 핵심은 여성 우주인 라이언 스톤 박사의 심리를 읽는 일이다.

그래비티

라이언 스톤은 딱히 지구로 돌아가야 할 이유가 있는 사람이 아니다. 남편이 있는 것도 아니고 사랑하는 딸마저 사고로 죽은 까닭에 지구로 귀환한들 따뜻하게 반겨줄 가족조차 있지 않다.

이것은 지금까지 우주재난 영화와 차별되는 <그래비티> 만의 독특한 설정이 아닐 수 없다.

일반적으로 우주인의 재난을 다룬 영화들은 사고 후 강력한 삶의 의지와 가족에 대한 그리움, 그리고 용기와 지혜를 보여주며 멋지게 지구로 귀환한다.

그러나 <그래비티>는 그럴 이유가 없는 사람의 귀환기다. 영화는 마지막 장면에서 지구에 낙하한 우주선으로부터 주인공 라이언 스톤이 혼자 나오는 것으로 끝을 맺는다. 대지의 흙을 손에 쥐는 감격은 여느 재난 영화와는 다른 느낌이다.

그것은 한마디로 우주의 무중력상태처럼 사람의 마음을 끄는 힘이 없을 때 쉽게 허무주의에 빠질 수 있음을 의미하는 동시에 생명 자체에 대한 가치를 회복할 때 인간은 자신을 이끄는 새로운 중력에 인도될 수 있음을 말하는 것이다.

인생에 내 마음을 끌어당기는 것이 아무것도 없는 즉 무중력과도 같은 삶을 살고 있다고 쉽게 단언하지 않기를. 중력이 보이지 않는 힘인 것처럼 우리의 삶에는 창조주의 보이지 않는 사랑의 중력이 작용하고 있음을 알아야 한다.

중력은 두 물체 사이에 끌어당기는 힘이기 때문에 거리가 멀어질수록 중력은 약해진다. 그러나 절대로 제로상태인 법은 없다.

그래비티

중력(gravity)에 담긴 하나님의 뜻

영화의 제목이 뜻하는 ‘중력’을 과학의 이론으로 소개한 사람은 우리가 잘 아는 아이삭 뉴턴(Isaac Newton)이다.

뉴턴은 중력을 모든 물체들 사이에 존재하는 인력(attractive force)이라고 결론을 내렸다.

인력이란 다시 말해서 끌어당기는 힘을 말한다. 하늘에서 비가 내리는 것으로부터 우리가 지구 밖으로 내팽겨치지 않을 수 있는 것 또한 지구의 중력 덕분이다.

창조과학자들은 이 중력이야말로 하나님께서 우주를 창조하셨다는 것을 설명할 수 있는 증거라고 말한다.

왜냐하면 중력은 돌연변이처럼 갑자기 그리고 우연히 생겨날 수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지구와 달 그리고 태양이 절대로 떨어지지 않으면서도 일정한 거리를 두고 운행할 수 있는 것이 중력의 작용 덕분이라면 도대체 왜 이런 일이 일어나는가에 대해서 일반 과학은 설명하기가 쉽지 않다.

우주를 조화와 균형 가운데서 지탱하도록 만든 손길이 있거나 적어도 중력의 설계자가 있지 않다면 이 엄청난 과학의 발견을 납득시키기란 어려운 일이다.

한국창조과학회( www.kacr.or.kr )의 도움을 받아 중력의 현상을 성경의 사실과 연관지어 설명한다면 중력은 하나님께서 우주를 붙드시고 계시다는 사실의 증거라 할 수 있다.

즉 중력은 “그가 만물보다 먼저 계시고 만물이 그 안에 함께 섰느니라(골 1:17)”는 말씀을 증거한다.

그래비티

이 말씀은 하나님이 창조주이심과 더불어 우주가 존속하도록 붙드시고 계시다는 사실을 뜻한다.

중력은 우주에서 가장 약한 힘이지만 작용하지 않는 부분이 없고, 우주가 존재하도록 붙드는 하나님 손길에 대한 보이지 않는 증거인 셈이다.

히브리서 1장 3절의 ‘그리스도가 그의 능력의 말씀으로 만물을 붙들고(uphold) 계시다’고 선포하는 말씀도 중력의 역할을 통해 하나님의 존재를 인식할 수 있도록 돕는다.

만일 중력이 없다면 우주는 혼돈의 상태에 이를 것이고, 이 글을 쓰는 필자나 읽는 독자 모두 세상에 존재하는 일은 일어나지 않았을 것이다.

그러나 중력은 물리학적인 해석에만 머물러 있지 않다. 하나님과 인간 사이의 보이지 않는 관계에 대한 설명으로도 사용될 수 있다.

즉 중력과 같이 나를 잡아당기는 하나님의 보이지 않는 끈이 우리의 신앙과 삶에 작용한다는 비유로도 이해할 수 있는 것이다.

보잘 것 없는 질량을 가진 인간이 무한대의 큰 존재인 하나님을 끌어당기는 일은 있을 수 없다.

하나님의 보이지 않는 손에 이끌려 지금 여기라는 신앙의 자리에 이른 것이지, 절대로 내 능력이나 안목으로 신앙생활을 하고 있는 것이 아니다.

그래비티

돌아온 탕자를 반갑게 맞아주는 아버지처럼, 우리가 비록 하나님의 품을 떠난다 해도 언제든 다시 돌아올 수 있도록 중력과도 같은 하나님의 사랑은 우리의 마음을 결코 놓치지 않으신다.

영화 속 라이언 스톤 박사가 지구로 귀환할 마음을 갖게 된 것도 하나님의 사랑이라는 중력이 작용한 것은 아니었을까?

“높음이나 깊음이나 다른 어떤 피조물이라도 우리를 우리 주 그리스도 예수 안에 있는 하나님의 사랑에서 끊을 수 없으리라”(롬 8:39).

주님의 사랑이라는 중력을 체험하는 크리스마스 되시길. 메리 크리스마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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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진구
고신대학교 국제문화선교학부교수. 영화평론가. 이메일 moviejin1@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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