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보리 언덕, 한웅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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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박정현, 도성윤

국내 CCM의 대표적인 남성 듀오 중 하나인 ‘꿈이있는자유’의 멤버이자 싱어송라이터 한웅재. 그의 노래는 감미로운 멜로디와 일상의 진솔한 가사로 꾸준히 사랑받아왔다.

그가 3월 사순절 기간에, 그의 곡 가운데 ‘갈보리 언덕’을 추천했다. 한웅재 1집에 수록된 이 곡은 ‘갈보리 언덕’에서 우리를 바라보는 예수님의 시선과 우리가 그분을 바라보는 시선을 잠잠히 고백하고 묵상하게 한다.

그의 노래는 익숙한 일상의 순간을 삶의 예배로 바꾸는 힘이 있다. 그가 지난 2월 ‘찬송가’ 앨범을 새로 발매했다. ‘갈보리 언덕’과 ‘찬송가’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정리 김지언

new song 01

갈보리 언덕 
작사·작곡 한웅재

내 상한 마음 주님께 아뢰면
그 십자가의 위로 이만큼 다가와
내 작은 어깨를 두드리네

저 언덕 꼭대기 위에 나부끼는
그의 마음이 내게 하얗게 손짓 해
내 마른 가슴을 흔드네

저 언덕 위에로 언덕 위에로
자유의 바람 불어 떠나는 저 언덕 위로
저 언덕 위에로 언덕 위로
하늘이 날 사랑하다 죽은 저기 언덕 위로

어떤 마음으로 쓴 곡인가요?

새벽 3시, 한남대교에서 양재로 넘어가는 강남대로를 운전하며 지나고 있었어요. 넓은 차선인데 2,3개 차선으로 줄어 있더라고요. 사람들이 비틀거리면서 택시를 잡고 있었으니까요. 그 모습이 들판의 풀이 바람에 흔들리는 것처럼 느껴졌어요.

저는 세상을 바꾸기 위해 노래를 만들지 않아요. 하지만 십여 년 넘게 노래를 만들어 왔는데, 그 노래가 지금 비틀거리는 저 사람들에게 아무 영향력이 없는 것에 대해…, 내가 뭐하는 거지 싶더라고요. 그 때 느낀 마음으로 만든 노래이지요.

이 노래의 1절은 예수님이 돌아가신 갈보리 언덕에서 바라보는 것이고요. 언덕 아래에서 바라보는 십자가는 나부끼는 깃발 같다고 표현했어요.

2절은 십자가에 돌아가신 언덕 위에서 세상을 바라보는 시선이에요. 십자가에서 내려다본 세상이 바람이 불면 흔들리는 풀과 같지 않을까 싶었고요. 오늘까지 제가 썼던 가사 중에 가장 최고의 노래로 꼽아요.

·한웅재 www.facebook.com/woungjae.han

new song 02

찬송가 

불 꺼진 예배당에 들리던 그 목소리
이제는 뵐 수 없는 그 권사님의 찬송 소리
노래는 어눌해도 늘 같은 곡이어도
헛헛한 내 안에 텅 빈 마음속 위로였어
그렇듯 노래는 내게로 와

나를 지나쳐 흐르는 동안
저기 저만치에 깃발처럼 내 일상에 나부끼고
그렇듯 찬송은 내게로 와

오히려 나의 삶이 되고
여기 내 곁에 이 기타처럼 나를 노래할 수 있게 해
그 안에 가득 고인 나를 향한 주님 사랑
비탈길 같던 내 모습 여기쯤 오게 했지
작사·작곡 한웅재

Another new song of 한웅재

제가 인천에서 성장했어요. 개천을 건너 교회에 오신다고 해서 ‘개 건너 할머니’라는 별명을 가진 분이 계셨어요. 그 할머니가 저를 참 예뻐하셨어요. 주중에 불을 꺼놓은 예배당에 가면 좋잖아요?

우두커니 앉아 있는데 개 건너 할머니가 찬송을 부르셨어요. 찬송가라지만 타령 부르듯이 하셨어요. 가만히 앉아서 듣고 있으면 기분이 좋았어요. 위로도 되고 마음이 차분해지고요. 노랫말도 잘 들렸어요. 나중에 어머니께 그 할머니의 소식을 물었는데 돌아가셨더라고요.

제가 무정하게 산 것처럼 느껴졌어요. 그 할머니에 대한 추억을 노래로 만든 곡이에요. 찬송가에 대한 추억이 있는 분이라면 공감하실 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