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쿠스틱 팝밴드 딜리버의 앨범을 들으며 개그맨이자 가수 이정규 씨에 대해 정리를 시작했다. 노래하는 이정규 씨는 개그할 때와는 꽤나 다른 결을 보여준다.

이정규 씨가 나지막하게 가사에 음을 싣고 노래하는 목소리를 들으면 ‘우와! 목소리 진짜 좋다’라는 말이 자연스럽게 나온다.

전라북도 전주에서 태어난 그는 초등학생 때 개그맨을 꿈꿨다. 한참 사춘기였던 중학생 때는 성악가를 선망했고, 고등학교 때는 찬양사역자를 꿈꿨던 훈훈한 교회오빠였다고 했다.

그러다 같은 교회를 다니는 지인의 간곡한 권유로 2시간 연습해서 MBC 개그맨 공채 시험에 응시했는데, 붙었다. 그렇게 찬양사역자를 꿈꾸던 고등학생은 개그맨이 되었고, 코미디 프로그램 의 ‘미실과 선덕여왕’ 코너 등에 출연했다.

2011년에는 개그맨 김경진 씨와 그룹 ‘원 헌드레드’를 결성했다. 그때부터 ‘다이어트’, ‘아마도 너는 꽃뱀일거야’ 등의 곡을 발표했고, 작사가로서도 발군의 실력을 발휘한다.

개그맨으로 활동하던 당시 우연처럼 김경진 씨가 제안한 Mnet ‘슈퍼스타 K2’에 출전했다가 슈퍼위크까지 올라가니 그를 알아보는 사람들이 생겼단다. 그 후 ‘개가수’(개그맨 가수)로 활동하며 라디오, TV, 연극, 뮤지컬 등으로 활동 범위를 넓혀가고 있다.

지금은 CBS TV ‘성서학당’에 고정 패널로 출연 중이며, 어쿠스틱 팝밴드 딜리버를 결성해 가수의 길을 걸으며, 숭실대학교 기독교학대학원 기독교역사문화학과 마지막 학기를 두고 논문을 준비 중이다.

그는 논문을 통해 세상에서 대중문화와 영성의 접점을 어떻게 접목시킬 것인지, 지금까지 자신이 걸어온 길을 돌아보며 정리할 생각이다. 그는 개그맨으로 활동하면서 하나님이 문화에 대해 눈뜨게 해주시는 것을 경험했고, 가수로 활동하면서 노래 한 곡이 사람의 생명까지 살릴 수 있음을 알게 되었다고 한다.

작년에 결혼한 그는 가정을 통해 하나님 나라가 확장되도록 하는 것 역시 기도제목이라고 했다. 개그맨이자 가수 이정규 씨의 인터뷰에서 우리 삶의 우선순위가 무엇이 되어야 하는지 돌아보고, 하나님 안에서 단련되어진다는 것이 무엇인지 생각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
글 김지언 사진 도성윤 메이크업·헤어 김은정(퀸하우스)

 

# 개그와 노래는 예수님을 전하는 통로

어떻게 개그맨이 될 생각을 했어요?

교회 형의 권유로 같이 시험을 보러 갔다가 개그맨이 됐어요.‘네가 어디로 가든지 네 하나님 여호와가 너와 함께하느니라’라는 여호수아 1장 9절 말씀을 하나님이 계속 보여주셨죠.

개그맨이 되고나서도 ‘어떻게 사람들에게 예수님에 대해 이야기할 수 있을까?’라는 게 제 고민이었어요.

가끔 선배들이 이전에는 어떤 일을 했었는지 묻곤 했는데, 다른 동기들은 대학로에 있는 소극장에서 활동한 이야기를 했고, 저는 교회에서 찬양 사역하던 이야기를 했어요. 그랬더니 “재밌어” 하며 많이 웃으시더라고요. 또 한 선배가 혹시 술을 안 마시는 사람 있냐고 질문했을 때 손을 들었는데 그때부터 고난 아닌 고난이 시작됐어요.

별명이 ‘십자가’가 됐을 정도로요(웃음). 지금 돌아보면 엘리야의 기도를 기억할 수밖에 없었던 상황이었던 것 같아요. 나 혼자 밖에 없는 것 같은 느낌이었어요. 그런데 하나님은 많은 믿음의 사람들을 준비하고 계셨죠.

술을 마실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도 어떻게든 마음을 지키려고 했어요. 덕을 이루기 위해서요. 나중에는 믿지 않는 몇 명의 선배가 ‘너는 신앙을 잘 지켜서 무너지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말을 해주는데 무척 힘이 되더라고요.

개그맨이 되고 나서 많이 힘들었다고 들었어요.

누구나 자기가 있는 곳이 제일 힘든 곳 아닐까요?(웃음) 어떻게 그 상황을 받아들이느냐가 중요한 것 같아요. 그래서 저는 ‘어떻게 이겨낼까’를 고민하는 편이에요.

사실 과거에는 일반 문화에 대해 굉장히 배타적이었어요. 고등부 선생님으로 아이들을 가르치던 이십대 초반에는 TV가 우리를 바보로 만들고 하나님과 관계도 지속하기 어렵게 하니까 보지 말라고 말할 정도로 보수적이었어요.

‘어떻게 하면 청소년들의 문화를 이해하고 그들과 어울릴 수 있을까?’ 하는 것도 고민했어야 했는데 말이죠. 그런데 개그맨이 되고 보니 시대의 흐름을 알기 위해서는 가요도 많이 들어야 하고, 누구보다 TV나 대중매체를 많이 접하고 연구해야 하더라고요.

그러면서 든 생각이 그 안에서 구별되어야겠다는 것이었어요. 개그맨이 됐을 때 ‘어떤 상황이 와도 예수님 잃어버리지 말자’고 다짐했었거든요. 그래서 개그 아이디어를 낼 때도 ‘이게 진짜 하나님이 기뻐하시는 일일까?’ 많이 고민해요.

개그맨이 됐을 때 ‘어떤 상황이 와도 예수님 잃어버리지 말자’고
다짐했었거든요.

‘슈퍼스타 K2’에 나갔던 것도 인상이 깊더군요.

당시 MBC 개그가 활발했던 시즌이 아니어서 좀 다운된 분위기가 있었는데, 개그맨 김경진 씨가 “너 노래 잘하니까 한 번 나가봐라” 했어요. 밑져야 본전이라는 생각이 들었죠.

개그맨이니까 재미있게 참여하려고 했어요. 그때 심사위원이 가수 이승철 씨와 아이비, 싸이 씨였거든요. 선글라스를 착용했는데 제 눈 위에 보드마카로 선글라스 모양을 또 그려놓았어요.

노래의 클라이막스에서 선글라스를 벗었는데 현장 사람들 모두 웃음이 빵 터졌어요. 그래도 싸이 씨는 선글라스를 벗기 전까진 제 노래에서 진정성까지 느꼈대요(웃음).

슈퍼위크까지 갔는데 아쉽네요.

방송 관계자가 제 실력이 TOP 10까지도 갈 수 있을 것 같다고 엄청 비행기를 태우셨거든요. 그런데 보기 좋게 딱 떨어졌죠. 방송하기 전까지 계속 기도했어요. 탈락해도 하나님의 뜻인 줄 알게 해달라고요.

그 전날은 거의 잠을 못 잤고, 떨어지면 어떻게 하면 좋을지 지혜를 달라고 기도했어요. 그런데 방송 나가고 나서는 떨어지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방송이 나갔는데 갑자기 싸이월드 미니홈피 조회수가 엄청 뛴 거예요.

그 전에는 지상파 방송에 매주 나와도 사람들이 못 알아봤거든요. 그런데 슈퍼스타 K2에 나갔더니 사람들이 알아보기 시작하더라고요. 사람 마음이 교만해지더라고요.

제가 그럴 줄은 몰랐어요. 그때 알았죠. ‘어느 자리에 있든지 겸손의 마음을 잘 지키는 게 제일 중요하구나’라고요.

지금은 어쿠스틱 팝밴드 딜리버에서 활동하고 계신데, 그곳에서 맡은 역할은 어떤 건가요?
보컬이자 리더예요. 저희는 말씀을 주제로 곡을 만들고자 해요.

내 안에서 선한 게 나올 수 없다는 걸 알거든요. 말씀의 메시지가 노래 안에 녹아져서 흘러가는 게 의미 있다고 생각해요. 전에 ‘원 헌드레드’로 김경진 선배와 작업할 때도 말씀을 기본으로 노래를 만들었어요.

‘솔로마스터’에는 금보다 더 귀한 나에 대한 메시지를 넣었고, ‘다이어트’는 외모로 사람을 취하지 않는다 는 내용을 담았죠. 저희 팀은 ‘문화 안에 어떻게 복음적인 내용을 녹여 믿지 않는 사람들도 쉽게 들을 수 있는 곡을 만들까?’ 하는 것을 고민하는 밴드예요.

그런 마인드를 가진 친구들이 모였고, 올해 안에 정규 앨범이 나올 것 같아요.

노래하면서 보람을 느꼈던 일이 있었다면?

연예인연합예배 때 우리들교회 김양재 목사님이 말씀을 전하러 오셨어요. 자신의 힘들었던 삶을 이야기하시면서 자살에 대한 이야기를 짧게 하셨던 것 같아요. 말씀을 들으면서 ‘자살하지 말라’는 노래가 있나 싶은 생각이 들더군요.

그래서 자살방지곡을 만들어야겠다 싶어서 ‘살아야 돼’라는 곡을 만들었어요. 한국자살방지협회 주최로 창천교회에서 행사를 했는데 연예인합창단으로 참여를 한 적이 있어요. 그때 이 노래로 특송하고 영상을 찍어 유튜브에 올렸거든요.

제가 고민하는 것은 각 역할에서 어떻게 하나님의 메시지를 효과적으로 녹여낼 수 있을 것인가 하는 거예요.

며칠 뒤에 페이스북으로 메시지를 받았어요. 여러 방법으로 죽으려고 했던 한 지체가 다시 죽는 방법을 검색하다가 우연히 제 노래 영상을 봤다는 거예요. 그것을 보고 살아야겠다고 생각을 했다는 이야기를 접하고 정말 놀랍고 감사했죠.

# 죽는 날 천국을 꿈꾸는 ‘크리스천’

노래, 개그, MC 등 다방면으로 재능이 많아서 부럽네요.

저의 가장 우선순위이자 기본 방향성은 역할이 먼저가 아닌 ‘크리스천’이라는 정체성이에요. 크리스천이라는 베이스 위에서 개그맨도 하고 가수도 하고 강사도 하고 뮤지컬, 연극 등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을 뿐인 거죠. 제가 고민하는 것은 각 역할에서 어떻게 하나님의 메시지를 효과적으로 녹여낼 수 있을 것인가 하는 거예요.

노래를 잘하니까 실용음악과를 갈 줄 알았는데 기독교역사문화학과를 선택했더군요.

특강할 때마다 제가 말하는 이야기 중의 하나인데요. 렘브란트와 고흐가 그렸던 그림이 성화였다는 것을 알고 계세요? 그 이야기를 알려주신 분인 숭실대학교 구미정 교수님이세요. 그래서 기독교역사문화에 대해 더 배우고 싶은 마음에 이 전공을 선택한 거예요.

이 시대가 가장 필요로 하는 것이 뭐라고 생각하세요?

저는 ‘예수님의 가치’가 세상에 꼭 필요하다고 봐요. 예수님은 작은 사람 한 사람도 그냥 지나치지 않고 사랑으로 안아주시고 하나님의 나라를 말씀해 주셨잖아요.

지금의 시대를 살고 있는 많은 사람들은 자기가 얼마나 소중하고 특별한 존재인지 몰라요. 비교와 차별에 의해 좌절하고, 스스로를 비하하고, 자괴감을 갖고, 외로워하는 사람들이 굉장히 많죠.

우리가 크리스천으로서 교회 안에서 뿐만 아니라 밖에서도 할 일이 있다고 말해주고 싶어요. 우리가 말씀을 통해 배운 진리와 사랑을 교회 밖에서 어떻게 접목시킬 수 있을지 고민하며, 그것을 삶에 적용하기 위한 치열한 과정이 필요하다는 거죠. 그 고민은 각자의 삶의 영역 가운 데, 어디에서나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진로특강이나 강연할 때 꼭 전하는 메시지가 있다면?

지금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다면, 오늘의 그 이야기가 다른 사람이 흉내 낼 수 없는 자신만의 빛나는 이야기가 될 것이라고 말해줘요. 꼭 죽지 말고 살아달라고 부탁도 해요. 살아야 꿈도 이룰 수 있는 것이니까요.

자살하지 말라고 하면 간혹 몇 사람들은 말이 너무 직접적이라서 그런지 웃기도 해요. 하지만 할 말은 해야 하잖아요. 우리에게 주신 귀한 생명이니까 말이죠. 그리고 신앙공동체에 가게 되면 ‘어떤 선택의 기로에 놓여 있을 때 하나님 말씀에 따라서 선택했으면 좋겠다’고 말해요.

# 가정을 이루고 더욱 풍성해진 사명

얼마 전에 예쁜 딸의 아빠가 된 것을 축하해요.

결혼 전부터 자녀에 대한 기도를 해왔어요. 자녀들이 틀에 박힌 삶보다 사랑 안에서 자유롭게 하나님이 주신 달란트대로 살았으면 싶더라고요.

그래서 아이들의 이름을 먼저 지어놓았죠. ‘진리, 자유, 하리.’ ‘진리’가 뱃속에 있을 때는 로마서 12장 2절 말씀으로 기도하면서 말씀으로 무장된 삶을 사는 아이가 되도록 기도해왔어요.

‘자유’는 오대양 육대주를 품은 아이였으면 하고, ‘하리’는 하나님이 주신 뜻 안에서 도전하고 하나님의 소리 역할을 할 수 있는 아이로 자랐으면 좋겠다고 기도했죠. 앞으로 저에게 있을 아이들이 하나님 뜻 안에서 이것저것 많이 경험했으면 하죠. 건강하게 서로 사랑이 무엇인지 배우고 주변 사람들의 마음까지 헤아릴 수 있는 아이들로 자랐으면 하는 게 아빠 마음인 것 같아요.

결혼하고 아빠가 되니 더 멋있어 진 것 같아요.

예수님 덕분이죠(웃음). 예수님은 사람마다 그 사람답게 살도록 도와주셨던 분 같아요. 우리 모두 진짜 소중하고 특별한 존재라는 걸 알아줬으면 좋겠어요. 이 세대는 네가 못생겼다고 성공하지 못한다고 할 수 있겠죠.

하지만 성경에서 로마서 12장 2절에 그러잖아요. 너희는 이 세대를 본받지 말라고요. 일반 특강뿐 아니라 교회에서도 예수님의 이야기가 너무나 필요한 것 같아요.

자신의 ‘사명’은 어떻게 정리하세요?

지금 하는 일은 ‘소명’이라고 생각하고,‘사명’은‘크리스천으로 살 것인가, 아닌가’에 대한 정의라고 봐요.

특강 때마다 청중에 맞게 질문하는 것 중의 하나인데요. 예를 들어 청소년이라면 학생이 먼저인지 크리스천이 먼저인지 우선해야할 태도 혹은 정체성에 대한 질문을 해요. 어떤 것이 먼저냐에 따라 삶을 대하는 자세 자체가 달라질 테니까요.

기도제목이 있다면?

연예계를 위해 많이 중보해주셨으면 해요. 청소년들과 청년들에게 영향력이 크잖아요. 그렇기 때문에 더 많은 이들의 기도가 필요한 것 같아요. 그리고 저와 제 가정이 하나님을 향한 방향성을 잃지 않도록 기도해주세요.

연예계를 위해 많이 중보해주셨으면 해요. 청소년들과 청년들에게 영향력이 크잖아요. 그렇기 때문에 더 많은 이들의 기도가 필요한 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