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 잡은 줄로 여기지 아니하고-유기성 영성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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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제들아 나는 아직 내가 잡은 줄로 여기지 아니하고 오직 한 일 즉 뒤에 있는 것은 잊어버리고 앞에 있는 것을 잡으려고 푯대를 향하여 그리스도 예수 안에서 하나님이 위에서 부르신 부름의 상을 위하여 달려가노라 (빌 3:13,14)

제가 받은 메일에 “목사님 그 자리에 늘 계셔 주세요” 하는 요청이 많습니다.  사람이 변하지 않고 한결같기가 참 어려운 일이기에 큰 부담이 됩니다.

그런 점에서 신약 성경의 서신 대부분을 저술하였고 많은 이방인 교회를 세웠던 사도 바울이 그의 사역의 마지막 단계에서 “형제들아 나는 아직 내가 잡은 줄로 여기지 아니하고… 푯대를 향하여 … 달려가노라” 라고 고백한 것은 저 자신을 깊이 돌아보게 합니다.

사도 바울이 마지막까지 한결같았던 이유가 계속하여 변화되는 믿음, 날마다 새로워지는 삶을 살았기 때문이었습니다. “여전히 그 모습 그대로” 있는 것은 사실 계속 더 나은 방향으로 변화하고 있다는 말입니다. 예전 모습 그대로 머물러 있으면 주위로부터 ‘저 사람 변했네’ 하는 탄식을 듣게 됩니다. 변화되지 않는 것은 이미 변질되고 있는 것입니다.

십자가의 주님을 만나 회심을 경험한 이후, 저를 돌아보면 믿음과 마음이 계속 달라져 왔습니다.
부모로부터 물려 받은 믿음으로 예수님을 믿었다가, 예수님께서 ‘저’를 위하여 십자가에서 죽으셨음이 믿어진 날이 있었습니다. 그 날 저는 주님께 저의 모든 것을 드리겠다고 헌신하였습니다. 그렇게 할 수 있음이 행복하였습니다.

언젠가 예수님께서 십자가에서 죽으셨을 때, 저도 주님과 함께 죽었다는 것이 믿어지는 날이 있었습니다. 엄청난 충격이기도 했지만, 그 놀라움은 말로 표현할 수 없었습니다. 그러다가 어느 순간, 예수님께서 제 마음에 계심이 믿어졌습니다.

믿고 싶은 것과 믿어지는 것은 엄청난 차이입니다. 주님이 함께 계심이 믿어지면서 은밀히 죄짓던 순간이 은밀한 은혜의 시간이 되었습니다.

그러던 어느날, 예수 그리스도를 제 마음에 왕으로 모셔야 함을 깨달았습니다.

“예수님은 나의 왕이시다!”

너무나 당당하고도 감격스럽게 고백하였습니다.  더 이상 제가 옳다고 생각하는대로 살지 않고 주님께서 명령하시는대로 살아야 함을 깨달았습니다.

비로서 하나님의 나라가 제 안에 임하였음이 깨달아졌습니다. 이제는 주님께서 이끌어가시는 느낌으로 삽니다.

이스라엘에 가니, 머리에 ‘키파’라고 불리는 빵떡모자를 쓰고 다니는 유대인들을 많이 볼 수 있었습니다. 그들은 그 모자를 음식을 먹을 때도 쓰고, 기도할 때도 쓰고, 걸어갈 때도 잠을 잘 때도 쓰고 있습니다.

이 키파는 ‘내 위에는 언제나 하나님이 나와 함께 하신다’는 것을 상징한다고 합니다. 그래서 하나님께서 항상 나를 보고 계시고 함께 하신다는 것을 잊어버리지 않기 위해서 그 모자를 쓰고 다닌다고 합니다. 제가 꼭 카파를 쓰고 다니는 것 같습니다.

그러나 요즘 제 마음을 표현하자면 “아직 잡은 줄로 여기지 아니하고”입니다. 친밀함에는 완성이 없는 것 같습니다. 관계에는 ‘이제 됐다’는 단계가 없습니다.

오직 친밀함을 느끼는 현재만 있을 뿐입니다. 십자가 구원도 ‘나는 죽고 예수로 사는’ 복음도 주님과 친밀한 동행도 ‘이미’ 그러나 아직’입니다. 그래서 영성일기를 매일 쓰고 있습니다.  

주님과 동행하는 그 감각과 기쁨을 놓치고 싶지 않기 때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