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바라보라”-유기성 영성칼럼

유기성 영성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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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지순례는 영감이 넘치는 여행입니다. 나사렛에서 하루를 묵었는데, 아침에 일어나 보니 호텔 앞에 이스르엘 골짜기가 내려다 보였습니다. 기드온 300용사의 배경이며 드보라와 바락의 군대가 하솔의 군대장관 시스라와 싸웠던 곳이고 사울 왕이 블레셋 군대와 치른 최후의 격전지요, 아합이 탐냈던 나봇의 포도원 있던 곳입니다.

눈 앞에 성경의 각종 사건들이 펼쳐지는 것을 보는 것 같은 깊은 감동을 받았습니다. 골란고원에 있는 벤탈선 전망대에 올라, 눈 덮힌 헐몬산을 보았습니다. 장관이었습니다.

그러나 산 밑에 펼쳐진 시리아 땅을 보는 마음에 아픔이 있었습니다.  내전 중인 시리아의 영혼들을 위하여 장로님 부부들과 함께 간절히 기도했습니다.

오늘은 풍랑이는 갈릴리 바다에서 선상 성찬식 예배를 드렸습니다. 그런데 어제부터 심하게 부는 바람으로 파도가 쳐서, 배가 심하게 흔들렸습니다.

사람이 쓰러지고 짐들이 쏟아져 내리는 통에 다 들 정신이 하나도 없었습니다. 그런 가운데도 성찬식을 했습니다. 파도치는 배 위에서 똑바로 서 있기 힘들어 비틀거리면서 우리와 함께 하시는 주님을 찬양하고 주의 살과 피를 먹고 마시는데, 특별한 은혜가 있었습니다. 평생 잊을 수 없을 성찬식이 될 것 같습니다.

장로님 부부들과 이번 성지순례에 참여한 사정을 나누다 보니, 한결같이 힘들고 어려운 여건임에도 참가하셨음을 알 수 있었습니다. 그래서인지 이번 순례의 길에서 은혜가 크고 귀한 것 같습니다.

매 순간마다 은혜를 갈망하는 장로님, 권사님들을 보는 것만으로도 은혜가 됩니다. 다볼산 정상에 있는 변화산 수도원에 올랐을 때입니다.

변화된 예수님의 모습을 본 베드로는 영원히 그곳에 있기를 원했지만, 주님께서 다시 산 아래로 내려가자고 하신 말씀이 마음에 깊이 와 닿았습니다. 주님을 바라보되, 특별한 체험만 바라서는 안된다는 것입니다. 평범한 가운데 마음에 말씀을 주시고 인도하시는 주님을 바라보라고 하셨습니다.

순례 중에 여러 나라에서 온 순례객들을 만나게 됩니다. 그들도 무엇인가 계속 말을 하고 지나가지만, 그들의 말은 귀에 들어오지 않고 오직 가이드 목사님의 말만 들립니다.  제 안에서 말씀하시는 주님의 음성도 그렇게 들리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많은 말들이 귀에 들리지만 마음에 깨달아지는 것은 주님의 말씀 뿐입니다.

“염려하지 말라”“조급하지 말라”“말을 함부로 하지 말라” “계속 나를 주목하라”

어제는 갈릴리 호수가에서 하루를 묵습니다. 그래서인지 주님이 더욱 가까이 느껴졌습니다. 밤 중에 잠간 잠에서 깨어났습니다. 순간 성지순례 일정을 이끌어가는 것과 주님과의 친밀한 삶을 추구하는 사역에 대한 부담감에 마음이 눌렸습니다.

그러자 주님은 즉시 “두려워말고 계속 나아가라” “나만 의지하여라, 나만 기대하여라” 하시는 마음을 주셨습니다. 비몽사몽간이었지만 “예, 주님” 하고 편안한 마음으로 다시 깊은 잠에 들 수 있었습니다.
오늘도 주님이 밟으셨다고 하는 바위를 보았습니다.

그 때 제 마음에 한 생각이 일어났습니다. ‘주님이 밟으신 바위’를 주목하지 말고, ‘바위를 밟으셨던 주님’이 어디 계신가를 바라보라’ 그러고 보니 바위는 언제나 그곳에 있지만, 주님은 이미 제 마음에 계십니다.

주님과 함께 하는 사랑의 순례여행은 계속됩니다. 내일은 또 어떤 일이 있을지, 기대가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