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세정의 ‘말가짐’] 소그룹 모임에서 팀원이 슬퍼할 때 어떻게 위로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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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통하는 자는 복이 있나니 그들이 위로를 받을 것임이요”(마5:4).

최근 소리내어 울어 본적이 있는가?

작년 이맘때쯤 나는 함께하던 동료와 관계가 끊어지는 경험으로 상실감에 사로잡혀 있었다. 나는 눈물이 많은 편인데, 그 당시에는 아무리 고통스럽고 힘든 일이 있어도 울지 못했다. 그 일을 계기로 일, 인간관계 그리고 영적인 침체를 반년 넘게 겪게 되었다. 사람들 앞에서도, 하나님 앞에서도 나는 울지 못했다.

20대 후반에 시작한 창업, 한 회사의 대표라는 자리는 나에게 혼자 감당하기 힘든 일들이 참 많았다. 그래서인지 돌이켜 생각해보면 동료를 떠나보내고 그 상실감이 너무 커서 어디서부터 손대야 좋을지 몰랐고, 상처를 회피하고 마주하지 못해 곪아가고 있었다.

회복이 되고나서 깨달은 것이 있다. 하나는 없었던 일이 될 수 없다는 것과 우리는 스스로 위로할 수 있는 힘이 없다는 것이다.

그 당시 내가 울지 못했던 이유는 하나님과 사람들 앞에서 상실감을 드러내지 않고 스스로 해결하려 했기 때문이었다. 나의 리더십 부족으로 직원이 퇴사했다는 것이 자존심이 상해 말하고 싶지 않았다.

남자는 태어나서 3번 운다는 말이 있다. 그 말대로라면 남자는 너무 불쌍한 존재라는 생각이 든다. 작년 한 해, 자존심을 지키는 일보다 하나님과 사람들 앞에서 울고 위로 받을 수 있는 것이 참된 복이라는 것을 몸소 경험한 시간이었다.


1. 괜찮지 않아도 괜찮아!”

길을 걷다가 돌멩이에 걸려 넘어지면, 무릎이 까져 피가 나거나 멍이 드는 신체적인 부상을 입게 된다. 마찬가지로 시험에 떨어지거나 사랑하는 사람과의 이별을 맞이했을 때, 우리는 상실이라는 심리적 부상을 입게 된다.

어린 시절 실제로 겨울철 빙판길에 넘어져 가방 속 소지품들이 다 튀어나와 굴러가고, 나는 엉엉 울면서 집에 돌아 온 적이 있다. 나를 본 엄마의 첫 마디는 ‘괜찮아?’도 아닌 ‘괜찮아, 울지마 뚝!’이었다.

‘난 하나도 괜찮지 않은데 왜 괜찮다고 단정 짓지?’라는 생각과 함께 정서적으로 단절감을 느꼈다. 생각해보면 우리도 누군가를 위로할 때 무의식적으로 괜찮다는 말을 할 때가 있다.

한 예로 누군가의 죽음 앞에서 애도할 때, ‘천국에 가셨으니 괜찮아’라고 말할 때가 있다. 물론 그리스도인에게 죽음은 이별과 슬픔, 그 이상의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 그렇다고 해서 그 상실감이 아무것도 아닌 것은 아니다.

소그룹 모임에서 누군가 상실감으로 고통스러워하거나 무기력할 때, “괜찮아”라는 말대신 괜찮지 않아도 괜찮아라고 말해보는 건 어떨까?

슬픔, 고통, 무기력과 같은 감정들은 향수의 잔향처럼 오래 남아있는 속성이 있다고 한다. 그러니 이 감정들의 속성을 기억하며 상실 앞에서 충분히 슬퍼하고 함께 울어도 괜찮다.


2. “우리가 너의 5분 대기조가 되어줄게!”

작년 상반기 슬럼프를 겪었을 때 고마웠던 한사람이 생각난다. 깊은 우울감에 어찌할 바를 몰라 일도 다 내려놓고 무작정 혼자 여행을 떠났다.

통영, 부산, 대전 이렇게 세 곳을 여행했는데, 마지막 여행지인 대전에 찾아와준 사람이 있었다. 그 당시 속마음을 터놓을 만큼 친한 사이가 아니었는데도 나는 그 사람에게 내 이야기를 몇 시간 넘게 털어 놓았는지 모르겠다.

그 이후로도 혼자 있는 시간이 많아서 더 우울할 것 같다며, 나와 같이 밥을 먹으러 멀리서도 와주었고 내 이야기를 공감하며 들어주었다.

자살을 선택하는 사람들의 대부분이 자신의 속마음을 터놓을 곳이 없었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다.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해줄 수는 없지만, 누군가 그 문제를 들어주고 함께 울어줄 수 있는 사람이 있다는 것만으로도 우리는 심리적 안정감을 되찾을 수 있다.

이런저런 해결책도 좋지만 본인이 대신 해줄 수 있는 것이 아니라면, 과도한 조언은 상실감에 고통스러워하는 사람을 더욱 고통스럽게 만들 수 있다.

소그룹 모임에서 누군가 고통 속에서 슬퍼할 때, 어떤 위로의 말을 건네야할지 모르겠다면 힘들 때 언제든지 연락해. 우리 셀이 너의 5분 대기조가 되어 줄게!”라고 말해보자.

이 또한 지나간다는 말처럼 시간이 해결해주겠지만, 오르막길을 함께 걸어줄 사람이 있는 사람은 고난의 길의 시간은 조금이나마 빠르게 지나갈 수 있지 않을까.


이번 칼럼에서는 애도할 때의 말가짐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괜찮지 않아도 괜찮아!”, “우리가 너의 5분 대기조가 되어줄게!”라는 위로의 말이 가진 공통점은 무엇일까?
“애통하는 자는 복이 있나니 그들이 위로를 받을 것임이요”(마5:4).

바로 상실을 통해 공동체를 성숙하게 하실 하나님의 위로를 기다린다는 것이다. 만약 소그룹 모임에서 힘들어하는 멤버가 있다면, 당사자 개인뿐 아니라 고통의 시간을 함께 견디는 공동체 모두에게 하나님의 위로가 함께 경험되길 기도한다.

글 = 박세정 대표(컬러미퍼퓸)


2월에는 칭찬, 환영, 애도, 이별’이라는 4가지 상황별 말가짐에 대해 이야기하려고 합니다. 공유와 댓글로 대화와 관계에 대한 여러분의 궁금증을 남겨주시면 함께 풀어가도록 하겠습니다.

[소그룹 모임에서 애도하기 편 Check Point]

카드형식으로 환영하기 키워드를 요약해두었어요(▼사진을 클릭하세요 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