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름포럼이 추천하는 2017 사순절에 보면 좋은 3편의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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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름포럼(좋은영화를 소개한다는 사명으로 문화선교연구원에서 운영하는 영화관)에서 사순절 기간 동안 그리스도의 고난을 묵상하며, 그 의미를 되새길 수 있는 영화 세 편을 추천했습니다. 교회 공동체에서 <사일런스>를 보고 ‘무비톡가이드: 침묵의 소리’로 서로의 묵상을 나눠보는 것도 추천합니다.


추천 영화 1. 나, 다니엘 블레이크 

가난한 자, 포로된 자, 눈 먼 자, 눌린 자에게 은혜의 해를 전파하러 오신(눅 4:18) 예수님이 만나셨던 이웃들의 모습이 자연스럽게 오버랩됩니다.

일평생 목수로 살아온 다니엘 블레이크가 심장질환으로 일을 할 수 없게 되면서 정부 보조를 받기 위해 노력하는 과정 속에 겪는 사회의 그늘이 잘 드러난 영화입니다. 그렇다고 영화가 절망으로만 채색되지는 않습니다.

더 빨리 달리지 못해 조급한 사회, 더 높이 올라가지 못해 안달이 난 사회 속에서 우리가 외면해 버리고 싶은 삶의 풍경들을 영화 ‘나, 다니엘 블레이크’는 직시하게 합니다. 그리고 그 풍경은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의 이웃, 어쩌면 내가 직면할지도 모를 현실입니다.

그늘진 풍경 속에 만나는 또 다른 사회적 약자 싱글맘 케이티를 다니엘 블레이크가 돕고, 다시 케이티가 다니엘 블레이크를 돕는 과정이 펼쳐지며 전해지는 온기가 절망 속에서도 작은 희망을 전해주기 때문입니다.

영화를 보고난 후 다시 세상을 볼 때, 이전에 스쳐지나간 삶의 그늘이 눈에 들어올 것입니다. 그 때 우리는 2천 년 전, 갈릴리 나사렛을 거니셨던 예수님의 눈으로 세상을 보기 시작할 것입니다.

일평생 소외된 이웃을 영상에 담아온 켄 로치 감독의 영화로 제 69회 칸 영화제에서 황금종려상(대상)을 수상한 작품입니다.

씨네악쑝 <나, 다니엘 블레이크> 더보기


추천 영화 2. 시간의 종말

천주교 선교에 대한 이야기이지만, 개신교 신도인 김대현 감독은 제작의도에서 천주교 영화가 아닌, 사랑에 대한 영화로 만들었다고 밝힙니다.

1,800년대에 조선에서 있었던 실제 순교 사건에 대한 이야기를 다룬 음악다큐영화입니다. 1830년대, 아시아 지역 선교를 목적으로 결성된 프랑스 최초의 외방선교회인 ‘파리외방전교회’에서 조선에 선교사를 파견합니다.

그러나 모방, 샤스탕, 앵베르 세 명의 신부는 모두 새남터에서 순교합니다. 이후 1866년 다시 9명의 프랑스 선교사가 파송되었다가 죽임을 당하고, 8,000여 명이 신앙을 가졌다는 이유로 순교합니다.

신분이 노출되는 즉시 죽임을 당했기에 상복 차림으로 신도들을 만나고, 선교활동을 했던 푸른 눈의 신부들. 그들의 흔적을 따라 가며 2차 세계대전 당시 포로수용소에서 작곡된 올리비에 메시앙의 <시간의 종말을 위한 4중주>가 중간 중간 연주됩니다.

영화에서도 죽음을 불사하고 낯선 땅에 찾아온 사랑의 전파자들에 대한 속 깊은 증언이 내밀하게 펼쳐집니다.

“내가 마시려는 잔을 너희가 마실 수 있느냐”(마 20:22)는 주님의 물음이 스크린 너머 우리에게 전달되어 옵니다. 십자가에 담긴 죽음과 고통을 넘어선 희망과 사랑의 이야기가 깊이 있는 음악과 함께 우리를 묵상의 세계로 초대합니다.


추천 영화 3. 사일런스

악이 추상적 개념이 아닌 현실의 신앙생활에서 만나게 되는 실체임을 볼 수 있습니다. 자신이 믿고 있는 바를 고수하기 위해 진리에 대한 열린 태도를 철저히 거부하는 인간의 완악함, 변화 자체를 거부하며 오로지 상대방을 무너뜨리기 위해 그의 육체적∙정서적∙영적 체계를 차례로 무너뜨리는 인간의 간교함이 사실적으로 묘사되고 있습니다.

마틴 스콜세지 감독이 만든 ‘사일런스’는 엔도 슈사쿠의 ‘침묵’을 원작으로 제작된 영화입니다. 원작은 17세기 일본에 선교를 위해 들어갔다가 배교했던 포르투칼 예수회 페레이라 신부의 실화를 토대로 만들어 졌고, 이미 국내에도 번역되어 수많은 이들에게 회자되었던 작품입니다.

1988년 만들었던 ‘그리스도 최후의 유혹’이 예수 그리스도를 모독한다는 이유로 거센 항의를 받았던 것과 달리 마틴 스콜세지 감독은 신작 ‘사일런스’에서는 원작의 흐름을 충실히 따라갑니다.

주기철 목사님과 손양원 목사님의 순교적 신앙을 유산으로 물려받은 한국 교회의 정서상 배교를 했으면서도 그것이 신앙의 또 다른 모습이었다는 영화의 결말이 다소 버겁게 다가올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이 영화를 통해 ‘순교냐? 배교냐?’의 프레임에서 오는 긴장에서 한걸음만 물러서서 살펴본다면 많은 영적 유익을 얻을 수 있는 통찰과 질문이 숨겨져 있습니다.

관습적으로 신앙생활을 하던 사람에게는 ‘믿음이 무의식적인 습관이 아닌 자신의 존재를 걸고 따라야 할 진리의 길’임을 각성하게 합니다.

더불어 오늘 삶의 자리에서 연약함과 모자람 속에 실패하고 좌절하며 고통의 몸짓을 하는 이웃들에게 욥의 친구들과 같은 잘못을 범하지 않고, 믿음과 삶의 신비와 그 속에 찾아오시는 자비의 하나님을 만날 수 있는 마음의 공간을 발견할 수 있게 해주는 영화입니다.

영화를 보고난 후 찬반토론 대신 자기 삶의 이야기를 영화 속에서 만난 인물들에 대입하여 나눠 본다면 삶을 바라보는 신앙인으로서의 넓이와 깊이가 풍성해짐을 발견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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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제공 = 문화선교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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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순절이란? 성회 수요일부터 부활절 전날까지 주일을 제외한 40일 (3/1 ~ 4/15)을 말하며, 자기 십자가를 지고 주께서 걸어가신 고난의 길에 동참한다는 신학적 의미가 있습니다. 이 기간동안 예수님의 고난과 부활을 묵상하며 십자가 복음을 마음 깊이 새기며 영광스러운 부활절을 준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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