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다해 줄 건데…’라는 음성을 듣고 울면서 회개했어요, 배우 정나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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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정나온을 처음 본 것은 뮤지컬 <갈릴리로 가요>(감독 이민욱)에서 였다. 예수를 만나 목소리가 안 나오는 병을 고침 받는 왕실 가수 역할을 맡고 있었다. 2막이 시작되자 빨간 드레스를 입고 춤을 추며 등장하는 그녀는 무대를 휘저으며, 사람들을 들썩이게 만들었다.

두 번째 만남은 무대가 아닌 라디오였다. 그녀가 진행하는 와우씨씨엠 <정나온의 나디브타임>의 씨네악쑝이란 코너를 통해서 배우 정나온에 대한 궁금함이 커졌던 것 같다. 한 편의 영화를 보고 자신이 느낀 점을 이야기하고, 돌발질문에 맞춰 이야기할 때 그녀의 인생사가 묻어나왔다.

국민일보 인터뷰에서 늘 신앙의 멘토로 김기석 목사를 꼽는가 하면, CBS 성서학당에서 맑고 밝은 목소리로 기억되는 배우 정나온에 대해 어떠함을 전달받았던 듯싶다.

배우 정나온은 SBS 탤런트 공채 5기로 데뷔했다. 드라마 ‘고백’, ‘사랑의 이름으로’, ‘코리아게이트’ 등에 출연했다.

2001년에는 여성 2인조 록그룹 Button 1집의 보컬로 활동했고, 영화 ‘자카르타’의 주제가 ‘LOVE IS’를 부르며 가수로도 활동했다. 올해는 배우로서 영화 ‘눈발’에서 사모 역할을 맡아 열연했고, ‘천화’에서는 카페 주인 역할로 촬영을 마치고 개봉을 앞두고 있다.

갓포스팅 인터뷰를 위해 그녀를 만났을 때는 영화 ‘천화’가 2017 전주국제영화제에 초대받아 가기 며칠 전이었다.

배우로서, 목회자의 아내로서, 라디오진행자로 가진 달란트로 성실하게 섬기는 정나온. 순수 한글 이름으로 ‘기쁨’이라는 뜻대로 올해는 그녀에게 주님 안에서 무척 기쁨이 넘치는 한 해가 될 것 같다.

올해는 배우로서 무척 바쁜 한 해를 보내시는 것 같아요.

아, 그런가요(웃음). 영화 <천화>가 전주국제영화제에서 4회 정도 상영을 해요. 제주도에서 카페를 운영하는 여주인으로 출연했어요.

삶과 죽음, 꿈과 현실이 뫼비우스 띠처럼 연결된 작품이에요. 미리 본 영화관계자들 사이에서 좋은 작품이라고 인정받고 있어 흐믓해요.

극중에서 이름이 ‘나온’이에요. 민병국 감독님이 저와 미팅 후에 극중인물을 제 이름으로 바꾸셨어요. 잘 어울린다고요.

개인적으로 색다른 캐릭터를 연기하는 재미도 있었고 배우로서 연기 영역을 넓혀 볼 수 있었던 기회였기에 감사한 작품이에요.

어떻게 배우의 길을 걷게 되셨어요?

우연한 기회에 배우가 됐어요. 대학생 초년에 모델 아르바이트를 하던 친구를 따라 모델 아르바이트를 했어요. 그렇게 시작했던 일이 지금까지 이어졌네요.

매니지먼트하는 회사에서 제 사진을 보고 캐스팅 제안을 했어요. 그렇게 우연하게 연예계에 발을 디뎠고 탤런트 시험 권유를 받았는데 SBS 탤런트 5기로 시험에 합격했어요.

같은 기수에 유준상, 정성환, 최성국씨 등이 활발히 활동하고 있죠. 저랑 지금 친하게 지내는 이일화 언니가 2기 선배님이시고 성동일 선배가 1기시죠.

저의 첫 작품은 SBS 드라마 <고백>이었어요. 주연을 맡았는데, 얼마 전에 남편과 함께 삼청공원을 산책했거든요. 아무 것도 모르는 상황에서 첫 드라마 데이트 장면을 찍었던 장소라 기분이 묘했어요. 그때의 기억이 새록새록 나더라고요.

저를 배우가 되게 하신 하나님의 뜻이 있지 않을까 생각해요. 최근에 한정희 작가를 만나 교제를 했는데요. 주일 빼곤 나머지 요일에는 그림만 그린다고 하더군요.

몇 십 년 째 그림을 그리는데 좋아서 하는 일이래요. 그런 열정을 가진 믿음의 사람들에게 도전을 받아요. 우연히 시작했다 해도 저 역시 배우가 좋지 않았다면 지금까지 할 수 없었겠죠.

‘진짜 나’로서 살고 싶어요. 내가 어떻게 배우를 하게 되었는지 하나님 안에서 기억하고, 하루하루 묵묵하게 성실하게 잘 살고 싶어요.

자기 자신을 잘 모르면 남들이 사는 삶이 기준이 되어 거기에 휩쓸리어 살아가니까요. 저 역시 사람들의 기대와 허상을 좇아 제 꿈을 찾으려 했던 시간도 있었어요. 그러다 주님을 만나고 부터는 하나님의 계획하심을 믿고 지금까지 걸어왔어요.

와우씨씨엠 정나온의 나디브타임 진행을 꽤 오래하셨더군요.

매일 라디오를 듣거든요. 클래식 FM과 같은 방송을 좋아해요. 2006년부터 극동방송 라디오를 시작으로 10년 정도 했네요. 어떤 일이든 묵묵하게 해낼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었어요.

목소리도 달란트니까 하나님 앞에 그것으로 잘 섬기자는 마음이었어요. 복음을 전하는데 조금이라도 제가 사용된다는 것에 의미를 두고 지금까지 감사한 마음으로 봉사하고 있어요. 

인격적인 하나님은 어떻게 만나셨어요?

살고 싶어서 하나님을 찾았죠. 주일학교 열심히 다니고 교회는 다녔지만, 하나님에 대한 체험이 없었어요. 어린 나이에 연기자가 되어서 뭔가를 해보려는 마음으로 제 자신을 많이 믿었죠. 열심히 했어요.

연기자에서 가수로서 성공하고 싶어서요. 그런데 막상 성공과 인기를 좇다 보니 첫 음반을 나왔을 때의 그 허무함은 말로 다할 수 없었어요.

30대 들어서자 막히는 순간이 찾아왔는데, 어디서부터 풀어야 할지 모르겠더라고요. 굉장히 오랫동안 헤맸어요. 탤런트가 되고 연기를 하고 ,또 원하는 가수가 되고, 공들인 첫 앨범도 나왔는데 그 끝은 허무했어요.

무엇 때문에 인생을 살아야 하나, 나는 누구이고 여기는 어딘가, 이런 생각이 꼬리에 꼬리를 물었어요. 하나님을 만나야 했어요. 그 때, 정말 간절히 하나님을 만나고 싶었어요.

그렇게 하나님을 간절히 찾을 때 연락이 왔어요. SBS 기수들이 모여 성경공부를 하는데 함께하자는 것이었죠. 그곳에서 저의 정체성을 찾고, 하나님을 경험하는 시간이 찾아왔죠. 신앙이 자라나기 시작했어요.

처음으로 하나님의 마음을 느꼈어요. ‘내가 다 좋은 것으로 줄 것 인데…’라는 음성을 듣고 정말 울면서 회개했어요.

하나님이 다 주셨는데 내가 어떻게 해보겠다고 아등바등하는 것이 참 어리석다는 깊은 회개를 했어요. 어느 무엇보다 하나님을 사랑하면서 살아가겠다고 고백했죠.

하나님의 사랑을 알고 싶어서 온몸을 던졌던 시점이 있으셨다고…

지나고 보니 필요하지 않았던 순간들은 하나도 없는 것 같아요. 열심히 한다고 저 혼자 아등바등 했던 것도, 하나님을 찾기 위한 몸부림 쳤던 것도. 또 어설프게도 하나님을 다 아는 것처럼 완고한 신앙인의 모습을 가지기도 했었던 것도요.

그 시간을 지나고 하나님은 제가 제한할 수 있는 분이 아니라는 알았고, 오히려 저희에게 엄청난 자유와 평강 주신 분임을 깨달았죠.

지금 제게 주어진 가장 좋은 것으로 마음껏 누리라고 그러기 위해 말씀을 주신 것이더라고요. 하나님 말씀대로 사는 게 제일 행복하게 살 수 있는 방법인 건 알게 됐죠.

그런데 지나고 보니 옆에서 지켜봐주던 가족들한테는 미안한 점이 있네요. 나도 모르게 완고한 신앙의 태도로 가족들을 힘들게 했던 것을 깊이 회개해요.

지금 돌아보면 그때의 시간이 어떻게 다가오나요?

지나고 보면 하나님 안에서 필요하지 않았던 순간들은 없는 것 같아요. 교회언니로 지냈던 시간도 꼭 필요했던 것 같고요. 그땐 저 혼자만 하나님을 다 아는 것처럼 생각해서 가족들한테 미안하죠. 하나님 앞에 회개해요.

가장 가까이 있는 사람들이 나와 하나님의 관계를 잘 알아요. 크리스천은 말이 아닌 삶으로 살아내면 돼요!

전에는 이분법적인 신앙을 가지고 있었어요. 그러면서 배운 건 하나님은 제가 제한할 수 있는 분이 아니라는 거죠. 오히려 저희에게 엄청난 자유를 주신 분이세요. 마음껏 누리라고 말씀하세요.

그러기 위해 언약과 규율인 말씀을 주신 것이더라고요. 하나님 말씀대로 사는 게 쉽지 않지만 제일 행복하게 살 수 있는 방법인 건 알게 됐죠.

성경공부하는 크리스천 연기자들의 모임이 인생에 있어 중요한 전환점이 된 듯 싶은데요.

그렇죠, 기독교 학교인 정신 여중고를 다녔어요. 청소년 시절 하나님께 일기를 매일 썼을 정도로 신앙훈련을 잘 받았는데, 연기생활을 하면서 숙제하듯 주일예배만 드렸어요.

그런데 모임에 초대되어 갔더니, 바쁜 일정 중에도 그 모임에 나와 크리스천 연기자로서 주어진 역할을 감사하면서 신앙인으로서 길을 지켜가고 계시더라고요. 그때 그분들과 성경공부를 하면서 크리스천 연기자로서 태도를 배웠어요.

그때부터 저도 연기를 다시 시작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고요. 한 걸음씩 떼어나가기 시작했어요.

그곳에서 배우 이일화 언니를 만났고, 신앙인의 태도, 배우로서의 자세 등을 언니를 보면서 많이 배웠습니다. 지금 까지도 좋은 교제를 하고 있어요. 많은 것을 배웠던 소중한 시간들이었네요.

성령의 동행하심을 느꼈던 순간은 언제인가요?

매 순간 느껴요(웃음). 최근에 경험한 일인데요. 지난달 마지막 주에 영화 <천화> 때문에 전주국제영화제 개막식에 초청을 받고 레드카펫 입장식에 입을 드레스가 필요한 상황이었거든요.

그런데 영화를 통해 만난 의상감독을 맡으셨던 정진주 교수님께서 저를 보고서 본인이 소장한 앤티크 드레스가 떠올랐다며, 그 드레스를 직접 손질해서 저에게 맞춰 주셨어요. 정말 멋지고 아름다운 드레스였어요. 이런 일들을 매 순간 경험하며 살고 있어요.

주님 앞에서 신뢰가 무너졌던 때에는 어떻게 극복하셨어요?

제가 주님을 신뢰하지 않고 살았던 기간이 길었잖아요. 그래서 인격적으로 주님을 만나고 난 후에는 주님께 실망하고 그런 건 없어요.

결혼이 늦어질 때 하나님이 안 계신 게 아닌가 생각했다가 1초 만에 회개했죠. 하나님이 어떤 분이신지 알면 그렇게 못하죠.

‘나는 의롭고 잘했는데, 상대에게 문제가 있고 상황이 억울하게 되었다!’라고 생각했던 때가 있었죠. 어느 순간 그게 아니란 걸 깨닫게 되었어요.

자기 안에 피해 의식이 없어져야 자유로워지는 것 같아요. 고통스러운 과정을 통해서도 선으로 이끄시는 하나님을 경험하고선 하나님의 선함을 인정하고 믿기로 했어요.

결혼이야기가 나왔는데, 사역자인 남편을 만나기까지 여러 번의 기도 가운데 변화가 있으셨다고요.

성지순례를 갔었어요. 로맨틱한 갈릴리 호숫가에서 그가 만나보겠냐고 물었고 돌아와서 만남을 시작했어요.

그가 사역자이니까 예수님처럼 온유하기를 기대하고 바다 같은 인내심을 가져주기를 기대했었는데 성전을 척결하셨던 예수님의 모습을 자주 만나는 것 같아서 힘들었거든요.(웃음)

그런데 하나님이 저에게 놀라운 마음을 주셨어요. 기도하는 제 모습 속에 상대의 태도를 불평하고 상대 단점만 바꿔달라고 하고 있었는데, 그를 믿고 따르라는 마음을 주셨습니다.

마침 집 앞에 찾아온 남편에게 그 마음을 어렵게 고백했습니다. 우리 서로에게 한번 기회를 가져보자고요.

성령님이 한 분이시라면 우리 마음이 하나가 되지 않겠냐고요. 그렇게 성령의 도우심으로 결혼까지 하게 됐네요.

돌아보니 남편의 말 한 마디, 한 마디가 저를 살렸습니다. 그래서 오늘 아침에도 남편에게 결혼해서 행복하고 고맙다는 고백을 했어요.

주님이 부부라는 이름으로 이 땅을 살아가는 동안 서로에게 개인교사를 붙여주신 것 같아요. 서로 성장해가고 있는 것 같아요.

제가 힘들어할 때 보면 판단자의 자리에 앉게 되었을 때 그러더라고요. 그럴 때 기도를 올려드리고 제가 그 자리에서 내려오는 것이 하나님을 인정하는 것임을 깨닫고 있어요.

스타일은 포기할 수 없다는 싱글에게 언니처럼 조언을 한다면

물론 스타일도 중요하지요. 스타일을 포기할 수 없어요. 그런데 더 중요한 것을 놓치면, 얼마 지나지 않아 후회할 것 같아요.

자기 자신에게 솔직하게 물어보면 좋겠어요. 진짜 행복함은 다른 사람과 비교조차 필요 없는 것 같아요. 저 같은 경우에는 이 세상에서 하나님을 가장 사랑하는 사람, 저에게 그 삶을 같이 살자고 하는 그런 사람을 구했어요.

하나님이 예비하신 짝을 꿈꾸는 크리스천 싱글들에게 한마디

사실 저도 일 욕심이 있어서 결혼을 일찍 할 것이라고 생각하진 않았어요. 오랫동안 남자친구가 없었거든요. 그런데 그 시간을 지나니 하나님께서 예비하신 짝이 있더군요.

분명히 하나님께서 크리스천 싱글들에게 맞는 짝을 주실 거예요. 그래서 싱글인 그 시간을 즐기라고 말하고 싶어요. 나에게 예배된 짝이 있음을 믿고, 홀로인 시간을 충분히 누리고 감사했으면 좋겠어요. 

신앙생활의 멘토가 있으신가요?

청파교회 김기석 목사님이요. 몇 년 전에 성서학당 김종욱 피디님이 잘 맞을 것 같다며 목사님 수업에 저를 학생으로 넣어주셨어요. 그렇게 우연히 알게 된 목사님이신데요. 무엇보다 제가 성서학당을 하면서 가까이에서 뵙잖아요. 삶 자체가 존경스러운 분이세요.

제가 바라본 김기석 목사님은 구도자의 삶을 사시는 것 같아요. 아픈 시대, 힘겹게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다가가 조용히 안아주시며 글로 하나님의 마음 전하시며, 그들과 함께 묵묵히 살아가시는 모습을 보면 예수님의 그러실 것 같아 눈물이 나요.

그런 목사님의 삶을 칭찬하는 사람들의 소리를 들을 때면, 스스로 뒤돌아서서 ‘너 아무것도 아닌 것 알지’라며 자신을 돌아보신대요.

목사님의 말씀을 들으면서 진정한 ‘자유함’이 무엇인지 배우고, 목사님이 그렇게 살아가시는 모습을 보면서 더 용기가 생기고 본받고 싶어집니다.

인생의 말씀구절을 꼽는다면

창세기 1장 1절이 저에게는 큰 위로가 되었어요. “태초에 하나님이 천지를 창조하시니라.”

온 세상을 만드신 하나님, 나를 만드신 하나님께서 이 세상을 붙들고, 나를 만들어 가신다는 사실이 저에게 가장 큰 힘이 되고 위로가 되었지요.

사진 = 씨네악쑝, V라이브, 극동방송, 도성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