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날 밤, 그 종이 울리고 말았다, 처음 있는 일이었다

크리스마스 이야기 선물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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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날, 아주 오래전에, 어느 거대한 성의 높은 언덕에 큰 예배당이 있었습니다. 특별한 성일을 맞아 조명을 밝히면 그 불빛은 아주 먼 곳에서도 보일 정도였지요.

그런데 이 교회에는 그토록 크고 아름다운 겉모습 이상으로 유명한 무엇이 있었습니다. 그 교회의 종탑에 관한 신기하고 놀라운 이야기가 전해 내려오는 것이지요.

예배당 건물 모퉁이에는 회색의 높은 탑이 있었는데, 사람들이 말하길 그 탑 꼭대기에는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소리를 내는 종이 있다는 것입니다(사람들은 그 종소리를 듣기를 기대했지요).

하지만 지난 세월 동안 그 종소리를 들어본 사람은 아무도 없었습니다. 심지어 크리스마스에도 말입니다. 왜냐하면, 크리스마스 이브 날이면 그 성의 사람들이 모두 그 교회로 몰려와 아기 예수님에게 예물을 드리는 풍습이 있었는데, 그때 누군가 매우 특별한 예물을 드리면 종탑에서 저절로 아름다운 종소리가 울려난다는 전설이 있었거든요.

(혹시 종이 울리게 된다면) 누군가는 바람이 종소리를 내게 될 것이라고 우겼습니다.

어쨌든 ‘그 일’이 일어나기 전까지는 그 어떤 예물도 크리스마스에 종소리를 내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그 성으로부터 좀 떨어진 어느 작은 마을에 페드로라는 이름을 가진 소년과 그의 동생이 살고 있었습니다.

이 형제는 크리스마스에 울리는 종소리 이야기를 알지 못했지만 이브에 그 교회에서 예배가 있다는 소식은 들었습니다. 이번에는 반드시 아름답다는 그 예배에 참석하기로 했지요.

크리스마스 전날은 땅에 쌓인 눈이 딱딱하게 얼 정도로 지독하게 추웠습니다. 페드로와 그의 동생은 오후에 일찌감치 길을 나섰습니다. 추위도 무릅쓰고 걸어서 어둑해질 무렵에야 겨우 성 부근에 도착하게 되었지요.

페드로가 몇 발치 앞 눈 위에 쓰러져 있는 어떤 시커먼 형체를 보았을 때는, 그들이 성의 입구 큰 문에 거의 다다를 무렵이었습니다. 그것은 어떤 가난한 여자였습니다. 페드로는 그녀를 일으켜보려고 했습니다. 하지만 의식이 거의 없었습니다.

“안 되겠는걸. 동생아 이번엔 너 혼자 가야 할 것 같아.”
“형을 놔두고 말이야?”

“이 여자는 누군가 돌봐주지 않으면 얼어죽고 말 거야. 사람들은 지금쯤 모두 교회에 갔을 것이고, 하지만 네가 갔다 오는 길에 이 여자에게 도움이 될 만한 뭔가를 구해오면 되잖아. 난 여기 있으면서 이 여자가 얼어죽지 않도록 어떻게든 해볼게.”
“난 형을 두고 갈 순 없어! 우리가 얼마나 기다렸던 날인데…”

“너는 꼭 가서 모든 걸 두 배로 보고 들어야 해. 한번은 널 위해, 또 한번은 날 위해 말이야. 난 아기 예수님이 네가 얼마나 그분을 예배하고 싶어 하는지 아실 것이라고 확신해.

그러니까 네가 만일 기회가 된다면, 내가 가진 은장식 조각을 사람들이 아무도 보지 못할 때 살짝 나의 헌물로 그분 앞에 놓아드리렴.”

페드로는 동생이 그 성으로 가도록 재촉했습니다. 상심의 눈물을 보이지 않으려고 눈을 찔금 감으면서요.

그날따라 교회는 휘황찬란해서 어느 때보다 아름다워 보였습니다. 예배가 끝나갈 무렵 제단에 예물을 올리는 순서가 되었습니다. 어떤 이는 보석을, 금이 가득 담긴 무거운 바구니도 가져왔습니다.

모든 사람이 예물을 바치고 나자 마지막으로 그 나라의 왕이 예물을 바칠 차례가 되었습니다. 왕 스스로도 자신이 예물을 드릴 때 종소리가 울리기를 내심바라고 있었지요.

왕은 자신의 왕관을 벗어 제단에 내려놓으면서 이렇게 말했습니다.

“이번엔 틀림없이 종소리를 듣게 될 거야!”

하지만 그들이 종탑에서 들은 것은 찬바람이 지나가는 소리뿐이었습니다. 예식은 끝났고 성가대가 폐회 찬송을 부르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다 갑자기 오르간 연주가와 성가대가 연주와 찬송을 멈추었습니다.

그 교회에서 누구도 들어보지 못한 소리가 들려오기 시작했던 겁니다. 모든 사람이 귀를 쫑긋거리기 시작했습니다. 너무나 선명하게 들리는 종소리는 그들이 이전에 들어본 어떤 음악보다도 달콤했습니다.

소리가 사라진 다음에야 그들은 자리에서 일어나 일어선 채로 일제히 제단을 향해 눈을 돌렸습니다.

도대체 누가 어떤 예물을 올려놓았기에 오랜 세월 잠자고 있던 종을 깨웠는가 하고 말이지요. 하지만 그들이 본 것은 보잘 것 없는 은장식 조각뿐이었습니다.

마침 페드로의 동생이 예배당 복도를 살살 기어가서 남몰래 제단 위에 놓고 가는 걸 본 사람은 아무도 없었습니다.

글 = 레이본드 맥도날드 알덴(Raymond Mcdonald Alde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