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속 갓피플 #94] 온전히 주님의 디렉션을 따르는 삶 – 영화 ‘콜링’의 이보람 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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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상을 만들게 된 계기 

아버지께서 만드셨던 선교단체인 ‘케어코너즈’가 2013년 11월에 재발족을 했어요. 홈커밍데이를 통해 기존 멤버들과 만남의 시간을 가졌어요. 아버지께서 안식년을 가지기 전에는 실행위원 20, 30명 있었고, 전에 멤버가 250명 정도 됐는데… 8년이 지나 다시 재발족했던 그날 남은 멤버가 저와 아버지밖에 없더라고요. 하나님이 다시 하라고 해서 시작했는데 어떤 막막함이 있었죠.

케어코너즈를 운영하면서 아버지께서 기도하며 주기적으로 보냈던 15페이지에 달하는 기도편지를 발송하다가, 이 내용을 영상으로 만들어보면 어떻겠냐는 마음이 들었어요. 당시에 저에게 하나님이 주셨던 마음이었던 것 같아요. 시간이 지나면서 어느 순간에는 크리스천 드라마 제작으로 이어졌고 이렇게 영화 ‘콜링’까지 만들게 됐네요.

# 영상의 연결고리 케어코너즈 

드라마 ‘life’하기 전에, 다큐멘터리 만들어본 적은 없지만 어렸을 때부터 내셔널지오그래픽이나 디스커버리와 같은 채널을 좋아했어요.

우리나라는 왜 그런 게 없을까 고민하면서 내셔널지오그래픽 같은 다큐멘터리를 만들면 좋겠다고 생각해서, 스크랩하고 만들게 된 게 ‘미션임파서블’이라는 6부작이었어요.

아버지께서 기도하시다가 받은 마음을 나눠주셨는데, 청년들이 교회를 떠나고 있다고 그들의 영혼을 살리라는 메시지를 하나님께서 주셨던 것 같아요. 그래서 크리스천 청년들이 세상에서 겪는 어려움을 상황극인 드라마 ‘life’ 로 만들게 됐어요.

# 영화 ‘콜링’에 부어주신 하나님마음 

공연을 주최해본 적도 없고 어떻게 사람을 초대하는지도 몰랐지만 매회 진행하면서 다양한 주제(술, 겸손 등)으로 브레이크 타임 집회를 16번 진행하게 됐어요.

기도 중에 하나님이 아버지께 부어주신 마음이 선교단체의 정체성을 가진 만큼 “선교와 관련된 콘텐츠를  만들라”는  마음을 받으셨어요.

브레이크 집회뿐 아니라 딥예배, 영성훈련도 청년들이 찾아오고, 20명 정도 되는 케어코너즈 멤버들도 생겼어요. 하나님의 시간에 맞춰 일련의 준비과정을 만들어주신 것 같아요.

선교 관련 영화 만들어보면 어떻겠냐고 권하셔서 다큐멘터리밖엔 방법이 없겠다 싶었는데 벌써 선교에 관련된 전형적 다큐멘터리가 많이 만들어져 있더라고요.

저희는 젊은 크리스천이 보길 원하는 콘텐츠를 만들고 싶었어요 그렇게 고민하는 과정으로 “영화를 만들자”라고 된 거죠.

# 이번 작업을 하면서 에피소드

선교를 주제로 영화를 30분 제작해 보라고 시작했던 게 대본을 쓰면서 60분으로 늘어났어요. 임재민 배우에게 캐스팅을 맡기고 대본리딩을 했는데, 집으로 돌아가는데 50프로 부족한 느낌이 들었어요.

그래서 대본을 더 쓰기 시작했어요. 정영숙 선생님 오신다고 하고, 송재희 배우님도 특별출연 해주신다고 하셔서 캐릭터 만들다보니 2시간 짜리가 됐어요.

“하나님이 너를 중고차 딜러로 부르셨어”라는 대사는 기자간담회가 있기 일주일 전에 찍은 장면이에요. 영화에서 선교를 떠나는 장면이 하나님에게 부담감을 느껴서 억지로 끌려가는 느낌이 들었거든요. 그래서 부득이하게 추석 때 배우들에게 양해를 구하고 추가 촬영으로 담아낸 에피소드가 있어요.

# 작업하면서 어려웠던 점
막상 크리스천 메시지를 담은 영화를 만들려니 조심스러웠던 것은 사실이에요. 우선 지루하면 아무도 안 볼 것 같고, 재미 위주로 하자니 너무 가벼워질 것 같아서요.

결국 실화가 아닌 픽션으로 제작을 하자는 결론이 났지만 가상의 이야기를 꾸며내야 한다고 생각하니 조심스럽더라고요. ‘사람들이 은혜를 받을 수 있을까? 그냥 한 재밌는 소설 읽은 느낌을 받고 그치지 않을까?” 등 정말 고민을 많이 했어요.

# 촬영하면서 뿌듯한 점

영화가 모두 완성되고 시사회에서 상영하는 날까지도 굉장히 걱정이 앞서더라고요. ‘사람들이 보고 잘못된 부분을 지적하고 잘못된 크리스천 영화라고 하지는 않을까? 그냥 보고 재밌고 웃겼다고만 하지는 않을까? 현실성이 없는 영화라고 하지는 않을까?’와 같은 생각들 때문에요.

<콜링> 시사회를 가졌을 때 영화가 거의 끝날 때쯤 뒤에 서서 혼자 눈물을 흘렸어요. 지난 5개월간 정말 고생해서 제작하고 많은 분들이 와서 봐주신 것이 우선 감격스러웠고, 하나님께서 모든 것을 주관해주셨다는 생각에 너무 감사했어요.

영화를 보고 네이버나 다음 포털사이트에 영화평을 써주신 내용들을 보면서 많은 분들이 은혜를 받았고, 깨달은 게 많다고 해주셔서 너무 감사하더라고요.

그리고 옆에서 늘 함께 해주는 소중한 사람들이 있다는 게 작업하면서 가장 뿌듯한 점이죠. 제 오른손처럼 주연 배우이자 조감독 역할을 확실히 해준 임재민 형제에게 고마운 마음을 전하고 싶어요.

# 감독이 되고 싶다면 필요한 자질

경험상 체력이 좋아야 할 것 같아요. 그리고 여러 가지 신경을 쓸 일도 많아서 상황 판단을 잘해야 해요. 영화 제작 현장은 언제나 변수가 생기기 때문에 갑작스러운 날씨 변화 때문에 촬영을 다 미루거나 대본을 다 바꿔야 할 때도 있고요.

인물 한 명을 빼거나 새로 투입 시키거나 한 장면의 대사를 즉석에서 바꿔야 할 때도 있거든요. 이런 부분에서 수십 명의 배우와 스텝이 감독만 바라보고 대기하고 있기 때문에 정말 결정을 잘 해야 돼요.

# 예를 들어 설명하자면

촬영 현장에 도착하면 수십 가지의 질문을 받아요. 배우들이 자신의 대사와 캐릭터에 대해 “대사하고 한 모금 마시나요? 한 모금 마시고 대사하나요? 컵 내려놓을 때 대답할까요? 내려놓으면서 대답할까요?”와 같은 질문들을 던져요.

스크립터가 와서 “아까 Scene 2에서는 달걀이라고 했고 이번 Scene에서는 계란이라고 했는데 상관없죠?”라고 조감독이 물어보고요.

“지금 여기 장소 대관 시간이 30분밖에 안 남았는데 더 연장할까요?” 메이크업 아티스트가 질문하죠. “방금 배우가 눈물 흘렸는데 볼터치 다시 할까요, 내버려 둘까요?”라며 미술감독이 묻잖아요.

그리고 나면 “뒤에 벽시계 시간은 10시로 맞출까요? 11시로 맞출까요?” 음향감독이 질문해요. “에어컨 소리가 크게 나는데 동시녹음으로 하시나요? 나중에 후시로 더빙하시나요?” 조감독의 물음이 날아와요.

“식사시간이 다 됐는데 이 장면 촬영 마치고 식당가서 식사하고 올까요? 아니면 지금 여기서 시켜먹을까요?”이렇게 수십 가지의 질문들이 쏟아지는데 대충 답해줬다가는 나중에 영화가 엉망이 될 수 있거든요.

다 신경을 쓰고 예산에 맞춰 움직이고 시간에 맞춰 진행하고 사람에 맞춰 디렉션을 주고 스케줄을 짜고 설명해주는 일이 바로 영화감독이 하는 역할이라고 생각해요.

물론 모든 일을 혼자서 다 하는 건 아니에요. 조감독도 있고 또 여러 스텝이 있으니까요. 그렇지만 영화 <콜링> 같은 경우는 저랑 주연 임재민 배우가 조감독 역할까지 하면서 이 모든 것을 진행했거든요. 그래서 영화감독에게 제일 요구되는 것은 상황 판단력과 집중력이라고 말해줄 수 있을 것 같아요.

# 나에게 영향을 주었던 것들

영화 제작 과정이나 연출하는 방법을 체계적으로 배우고 시작한 게 아니잖아요. 그러니까 맨땅에 헤딩하듯이 카메라 하나 붙잡고 이것저것 시도하다가 하나하나 터득해간 케이스이기 때문에 사실 시행착오가 많았어요.

아무래도 어렸을 때부터 여러 나라에 돌아다니면서 살았던 게 영상 작업하는데 상당한 도움을 준 것 같아요. 미국, 캐나다, 싱가포르, 말레이시아, 뉴질랜드 이렇게 학교도 많이 옮겨 다녔고, 다양한 환경 속에서 생활하면서 생각의 폭이 넓어진 것 같기도 해요.

여러 문화를 접하다 보니 당연히 더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고 그 나라의 가정을 보고, 국민성을 보고, 역사까지 알게 되니까 각본을 쓸 때 큰 도움이 되는 것 같고요. 특별히 다양한 캐릭터를 설정하거나 특이한 상황을 조성하는 데 도움이 되더라고요.

어렸을 때부터 만화나 그림을 정말 많이 그렸던 것이 촬영할 때 구도를 잡거나 스토리를 쓰는 데 영향을 주지 않았을까 싶어요(웃음).

# 영상 찍으면서 마음가짐

대부분의 기독교 영상들이 너무 어둡거나 무겁다는 생각이 항상 있었어요. 교통사고를 당하거나 죽을병에 걸려서 다시 살아나는 너무 극적인 스토리만 많은 게 아닌가 싶기도 했고요.

너무 기독교가 배고프고 힘들고 고난 속에서 주님께 매달려 다시 돌아오는 어두운 이미지로만 보이는 것 같았거든요. 그래서 언제 기회가 되면 밝은 스토리의 영상을 제작하고 싶었어요.

기존의 제작된 크리스천 영화들도 대부분 성경 인물을 배경으로 해서 젊은 세대들이 21세기 삶에 적용하기엔 한계가 있지 않나 생각이 들었고요.

그래서 항상 모던한 21세기를 배경으로 젊은 세대가 공감할 수 있는 내용을 갖고 최고의 화질의 영상을 제작하고 싶었죠.

2년간 제작한 크리스천 드라마 <LIFE>도 전부 UHD 4K 화질로 제작하고, 최대한 밝고 긍정적인 내용으로 각본을 썼어요. 선교영화 <콜링>도 단순히 스토리만 전달하려는 데 목적을 두지 않고 영상미에 굉장히 신경을 많이 썼어요.

주연이자 조감독 역할을 한 임재민 배우와도 그런 부분에서 엄청 고민을 많이 했어요. “우리는 분명 저예산 영화를 만들지만 관객들에게 절대 저예산이라고 느껴지지 않게 해보자”라고 하면서 드론 항공샷도 계획하고 해외촬영도 추진했어요.

스토리도 뻔한 교회, 가정집, 카페를 배경으로 하지 말고 “한 번도 상업 영화나 드라마에서 시도하지 않은 신선한 소재로 하자”라고 해서 중고차 시장을 배경으로 각본을 쓰게 된 것이고요.

한 번도 상업 영화를 만든다고 생각한 적은 없지만 “크리스천 영화도 이렇게 퀼리티가 높을 수 있고 신선함을 느낄 수 있다”는 것을 증명하고 싶었어요.

# 삶을 지탱해주는 원동력

언제나 부모님이 멘토가 되어주셔서 여러 가지 인생의 가이드가 되어주셨고, 사역하는 교회 담임 목사님께서 언제나 저를 바로 잡아주셨던 게 가장 큰 것 같아요. 그분들 덕분에 신앙적으로 크게 흔들리지 않을 수 있었던 것 같아요.

모태신앙이지만 기도 생활을 거의 안하면서 자랐거든요. 그러다 20살이 넘어서부터 거의 매일 기도생활을 했던 것도 제 삶을 지탱해주는 큰 원동력이라고 생각해요.

# 자신만의 인사이트

2년 동안 만들었던 크리스천 드라마의 각본은 몇 년간 청년부 사역을 하면서 직장인들에게 들었던 고충이나 신앙생활하기 어려운 환경들을 참고해서 나오게 되었고요.

이번 영화 <콜링>은 특별히 제 아버지가 선교사로 나가기까지 과정을 많이 참고해서 썼어요. 기도와 말씀 말고는 비장의 무기가 따로 없는 것 같네요(웃음).

지금 사역하고 있는 교회에서 365일 하루도 쉬지 않고 새벽예배가 있어요. 어떤 이유라도 결석을 하지 못하게 되어 있어요.

영화 제작을 하다 보면 사실 기도할 시간이 없는데, 교회의 저런 규정 덕분에 강제로 하나님께 무릎 꿇을 시간이 있어서 좋은 것 같아요. 피곤하긴 하지만 기도 덕분에 사고 없이 잘 진행되게 도와주시는 것 같아요.

# 인생 멘토인 아버지께 받은 영향

가장 많이 영향 받은 게 있다면 아무래도 아버지께서 지난 수년간 쌓아 오신 사역 노하우와 신앙경험, 영적체험들이 아닌가 싶어요. 어렸을 때부터 성격이 섬세한 편이었어요. 초등학교 6학년 때까지 혼자 인형들을 갖고 놀며, 아기자기한 것을 만드는 것을 좋아했죠. 섬세한 부분이 있는 반면 전체적인 면을 보는 통찰력이나 리더십은 전혀 없었어요.

심할 정도로 감성적이고 툭하면 울고 서운해하는 사람이었죠. 저희 아버지는 굉장히 분석적이고 이성적이면서 전체를 보시는 리더 타입이세요. 그런 아버지와 함께 사역하면서 많이 혼나기도 하고 지적도 받았지만 어느 순간 저도 그런 부분에서 많이 훈련되고 긍정적인 영향을 많이 받은 것 같아요.

# 다음 스텝

우선 지금은 생각하고 있는 게 없네요. 현재 제작한 <콜링>이 먼저 많은 분들에게 다가갈 수 있는 것에 노력하고 있어요. 하나님께서 시키신다면 그때 생각하려고요(웃음).

사진 = 이보람, 케어코너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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