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년 초, 어느 병원의 골수 담당 코디네이터로부터 골수이식을 하겠느냐는 전화가 왔습니다. 생명을 살리는 일이니 당연히 해야 한다는 생각에 병원에 가서 설명을 듣고 짬을 낼 수가 없어 설 연휴에 입원하여 이식을 위한 시술을 마쳤습니다.

그런데 5개월쯤 지나 다시 병원에서 전화가 왔습니다. “아이의 병이 재발했습니다.”아이와 부모의 심정이 어떨까 싶은 안타까운 마음에 무어라 할 말이 없어 듣고만 있는데, 골수 기증을 다시 하겠느냐고 묻는 것이었습니다.

제 골수가 들어가서 피를 생산하다가 재발한 거라 다른 사람의 골수를 받을 수 없다는 설명이었습니다. 선뜻 결정할 수가 없어 시간을 달라고 하고 전화를 끊었습니다. 아내도 이번에는 하지 말라고 했습니다. 전문의인 매제에게도 물어보니 재발한 상태에서는 골수를 또 준다고 해도 아이가 살 확률이 1퍼센트 정도라며 하지 말라고 했습니다.

주변에 물어보는 사람마다 다 말렸습니다. 병원에 전화를 했습니다.“이번에는 가족이 동의하지 않고 제 생각도 그렇습니다.”“그럼요. 이해합니다.” 전화를 끊고 마음이 편치는 않았지만 이번에는 어쩔 수 없다고 생각했습니다.

◈이 일이 있고 바로 후원자들을 데리고 에콰도르에 비전트립을 갔습니다. 현지 방문 마지막 날 저녁에 이동하던 버스가 고장이 나서 오랜 시간 버스 안에 갇혀 있었습니다. 저는 옆자리에 계신 와싱톤중앙장로교회의 박 장로님에게 또 그간의 이야기를 했습니다.

“의사인 제 매제도 아이의 생존 확률이 1퍼센트 정도라고 합니다. 장로님은 어떻게 생각하십니까?”한동안 묵묵히 계시던 장로님이 입을 열었습니다. “목사님… 하시지요.” “네?”

장로님은 조금 있다 다시 한숨을 크게 내쉬면서 말을 이었습니다. “제 큰 아이가 백혈병으로 오래전에 세상을 떠났습니다.”저는 그만 할 말을 잃었습니다. 장로님이 한마디를 덧붙였습니다. “이 일이 그 부모에게 하나님의 사랑을 전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입니다.”

그날 호텔로 돌아와서 저는 하나님 앞에 엎드려 기도했습니다.“하나님, 아시지 않습니까. 제가 이만큼 했으면 되지 않습니까. 앞으로 더 열심히 어린이들 위해서 일하면 되지 않습니까.

한 번 골수이식을 했고, 더구나 같은 의사가 시술을 하고, 성공할 확률도 거의 없다는데요.”한참을 엎드려 있는데, 혼란스럽던 마음 가운데 평안이 찾아왔습니다. 그리고 하나님께서 제게 이렇게 말씀하는 것 같았습니다.

‘정인아, 나는 너를 이해한다. 그리고 너를 잘 안단다. 그런데 만약 그 아이가 네 친딸이었다면 너는 그 아이를 포기할 수 있겠니? 설사 1퍼센트의 가능성밖에 없다고 해도 말이야.’

망치로 머리를 한 대 맞은 기분이었습니다. 제가 진짜 아버지였다면 수술을 거부했을까요? 절대 그러지 못했을 것입니다. 살릴 수 없다 할지라도 시도하고 또 시도했을 것입니다. 제 아들에 대한 심정이 그러했으니까요. 결국 저는 항복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하나님께서는 못을 박듯 다시 한 번 제 마음에 말씀하셨습니다.

‘그 아이는 내 것이란다.’

저는 너무 부끄러워 병원과 아이의 부모에게 생각이 바뀌었다고 전하기가 민망했습니다. 제가 또 골수이식을 하는 것이 자원하는 마음에서 나온 것이 아니고 숭고한 동기도 없었다는 것을 꼭 밝혀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러자 눈물이 쏟아져 나왔습니다.

‘부끄러운 목사’라고 편지 제목을 쓰고 그간의 제 마음과 상황을 솔직하게 적었습니다. 하나님의 마음에 항복했기에 골수이식을 한다고 말하고는 편지 말미에 이렇게 썼습니다. “우리 예수님께 매달립시다. 아이가 죽고 사는 것은 하나님이 정하셨다고 믿습니다. 우리 예수님을 붙잡읍시다.”

병원에 들어가서 두 번째 골수 채취를 하기 전날 아이의 어머니에게 답장이 왔습니다. 다섯 장의 긴 편지였는데, 장마다 떨어진 눈물 자국에서 딸이 살아나기를 바라는 간절한 마음을 보았습니다.

“한 번도 아니고 두 번이나 골수이식을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딸애가 무균실에서 너무 고통스러워하고 있어 감사의 편지를 쓸 겨를도 없었습니다. 목사님이 말하는 예수님이 누구인지는 모르지만 저도 매달리겠습니다. 기도하겠습니다.”

어머니의 간절한 매달림과 기도에 하나님은 응답하셨습니다. 살아날 가능성이 희박하다는 아이는 골수이식이 잘 되어 지금까지 건강하게 잘 지내고 있습니다. 이 일이 있은 후 온 가족이 교회에 다니고 있으며, 그 아이의 아버지도 다른 아이에게 골수이식을 해주었다는 소식을 들었습니다.

† 말씀

내가 여호와의 명령을 전하노라 여호와께서 내게 이르시되 너는 내 아들이라 오늘 내가 너를 낳았도다 – 시편2편 7절
우리가 사랑함은 그가 먼저 우리를 사랑하셨음이라 – 요한일서 4장 19절

임금이 대답하여 이르시되 내가 진실로 너희에게 이르노니 너희가 여기 내 형제 중에 지극히 작은 자 하나에게 한 것이 곧 내게 한 것이니라 하시고 – 마태복음 25장 40절

† 기도
우리를 향해 끝까지 포기하지 않으시는 하나님의 마음을 알게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그 아버지의 마음으로 서로 사랑하고 그 사랑을 전하는 자 되게 하소서!

† 적용과 결단
모든 결정의 순간에 내 마음의 결정인지 하나님의 마음을 구한 결정인지 돌아보세요!
하나님의 마음을 구한 그 결정이 복음이 흘러가는 귀한 통로가 될 수 있음을 꼭 기억하세요!



기도할 때 듣는 '갓피플기도음악'은 다양한 상황과 관계가 혼재되어 있는 우리들 일상의 흐름 속에서 임재를 구하며 드린 기도음악연주입니다. 그렇게 여느 누구와도 같이 매일의 일상을 살고 있는 갓피플 동료와 가족들이 기도시간에 연주했습니다. 교회의 기도시간에 반주자가 없을때, 집에서 홀로 기도하실 때, 산책하며 주님께 마음을 드릴 때 저희들의 기도연주가 도움이 될 수 있기를 기도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