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님은 영원토록 당신과 함께 하십니다 – 김유비닷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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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담실에 마주 앉아 내담자의 이야기를 들어주는 게 고통스럽고 힘든 일이라고 생각하시는 분들이 적지 않은가 봅니다. 물론, 그럴 때가 가끔 있지요. 그러나, 생각보다 고통스럽거나 힘든 일은 아닙니다.

다른 사람은 모르겠지만, 나에게는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에요. 내가 유능해서가 아닙니다. 남들과 조금 다른 생각을 가지고 있을 뿐입니다.

나는 상담실 안에서 상담자가 아닙니다. 상담자는 따로 있어요. 나는 목격자입니다. 그분이 상담을 하시고, 나는 옆에서 받아 적습니다. 엿듣는 것이죠.

그분이 내담자의 내면 안에 새로운 일을 펼쳐 가시는 과정을 보면서, 나는 그분이 지금도 살아 계시다는 생생한 느낌을 받습니다.

홍해 바다가 갈라지는 것만이 기적이 아니죠. 지금 내 앞에 앉아있는 한 사람이 오늘까지 살아 존재하는 것이 기적입니다. 나는 자주 느껴요. 홍해 바다가 갈라지는 장면을 바로 앞에서 목격했던 모세의 감격을 말입니다. 은혜가 마를 날이 없지요.

나도 처음에는 고통 받았습니다. 천국과 지옥을 수시로 오가는 느낌이랄까요. 내담자가 의미 있게 변화되는 모습을 보면, 나는 보람을 느꼈습니다. 행복했어요. 내가 기여한 바가 있으니까요.

그러나, 내담자가 변화되지 않고 있다는 느낌을 받으면, 절망했습니다. 자책했어요. 죄책감까지 느꼈습니다. 더 이상 한 걸음도 갈 수 없을 만큼 탈진했던 적도 있지요. 내담자가 가져온 무거운 짐을 내가 대신 다 짊어져서 벌어진 일입니다. 방법을 바꿀 필요를 느꼈던 것이죠. 결심해서 달라진 건 아닙니다. 그분의 배려이고, 인도하심이었어요.

절망을 느끼고 싶지 않다면, 보람마저 포기해야 해요. 보람은 느끼고 싶고, 절망은 느끼고 싶지 않다면, 여전히 절망할 수밖에 없지요. 보람도 없고, 절망도 없는 상황이 가장 안전한 상황입니다. 말도 안 된다고 생각하시는 분이 있을지 모르겠네요.

나 역시 이전에는 이런 세상이 있는지 몰랐습니다. 새로운 세상에 들어오니까, 이건 뭐, 지난날이 한심하게 보이더군요. 경지에 도달했냐고요? 절대로 아닙니다. 누구라도 열 수 있는 문입니다. 전해진 소식에 불과해요. 소식은 이미 전해졌습니다.

그 소식을 듣지 못한 분이 내 눈에는 너무 많이 보입니다. 너무 흔한 이야기라 동네 전단지처럼 길바닥에 나뒹굴면서 사람들에게 짓밟히고 있는 것처럼 보이기까지 하니까요. 나에게는 너무나도 좋은 소식이 다른 사람에게는 그저 스쳐 지나가는 소문인 게 아쉽습니다.

내 삶이 내 것이 아니듯, 내 상담 시간은 내 것이 아닙니다. 내담자에게 필요한 건 알량한 나의 지식과 경험이 아니에요. 갑과 을의 관계가 절대로 아닙니다. 나는 다 치유된 사람처럼, 내담자는 상처투성이인 것처럼 접근할 수 없어요. 그건 나를 속이는 행동이니까요.

나도 상처받았어요. 내담자도 상처받았습니다. 누가 누구를 상담하나요. 나는 그럴 자격이 없어요. 그래도, 절망하지 않습니다. 거기 계신 하나님이 우리를 상담해주시니까요. 하나님께서 내담자에게 하시는 일을 통해 나도 치유됩니다.

그분의 따스함을 나도 느껴요. 내담자가 울 때 나도 따라 울고, 내담자가 해맑게 웃을 때 나도 따라 웃어요. 그저 함께 웃고 함께 울 뿐입니다. 달리 방법이 없어요.

때론 상담을 마무리하면서 조급한 마음이 들 때가 있어요. 이대로 마무리해도 되나, 조바심이 나지요. 물가에 내놓은 아이를 보듯이 내담자가 상담실을 나가는 뒷모습이 불안해 보입니다. 그 순간,“아차!”하지요.

또 이러고 있다 마음을 돌이킵니다. 눈물을 닦으며 상담실을 걸어 나가는 내담자를 보면서 그 어깨에 손을 얹고 부축해주시는 하나님을 봅니다. 나는 이제 저 내담자를 다시 볼 수 없을지 모릅니다. 그러나, 하나님은 상처 입은 저 사람을 단 한순간도 떠나지 않을 거예요. 일생 동안 곁에서 보살펴 주실 겁니다. 그분이 계시기에 나는 내담자를 상담실 밖으로 내보낼 수가 있는 것이죠.

나는 또 새로운 내담자를 만납니다. 새로운 내담자는 내 앞에서 이야기를 하기 시작합니다. 그 이야기에 심취해 어제의 내담자를 잊어버립니다.

냉정하게 말해서, 나는 그런 사람입니다. 그러나, 하나님은 절대로 어제의 내담자는 잊지 않습니다. 영원토록 그를 기억합니다. 그와 함께 하십니다. 여기에 우리의 소망이 있는 것이지요. 오늘도 문이 열리고 닫히는 일이 반복됩니다. 오고 가는 내담자의 얼굴이 수시로 바뀌지요. 내가 다 기억하지 못해도 괜찮습니다. 보람도, 절망도 느끼지 못하지요. 나는 목격자일 뿐이니까요.

그럼, 거기서 뭐하고 있냐고 질문하실 수도 있겠네요. 당신은 항상 논리적입니다. 나를 당황하게 해요. 혹시, 영화를 좋아하시나요? 영화는 감독이 만들어요. 고생해서 영화를 만듭니다.

감독이 뜨거운 사막과 차가운 북극을 넘나들어도, 관객은 그저 편하게 앉아서 영화를 볼 뿐입니다. 감독이 울리면 울고, 감독이 웃기면 웃지요. 감동을 주면 감동을 받고, 깨달음을 주면 깨닫지요. 그게 관객의 혜택이 아닐까요? 감독은 한 명뿐입니다. 관객은 많으면 많을수록 좋아요.

나를 포함해서 내 주변에는 감독이 되고 싶은 사람이 여전히 넘쳐 납니다. 감독이 되고 싶은 사람에게 말하고 싶어요. 거기 당신 자리 아니니까 얼른 내려오라고. 옆자리 비었으니, 우리 여기 같이 앉자고.

나와 당신은 감독이 아닙니다.
메가폰을 내려놓고 낮은 자리에 앉아야 해요.

관객의 혜택을 누립시다.
눈앞에 새로운 세상이 펼쳐질 거예요.

스쳐 지나가는 소문이
우리에게 새로운 소식이 되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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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김유비 김유비는 12년동안 은혜의동산교회 부목사로 사역했고 현재 협동목사다. 김유비닷컴에 매진하기 위해 블로거와 상담자로 활동하며, 하나님이 만드신 행복한 가정을 세우고 돕는 일에 한 걸음씩 나아가고 있는 중이다. 알코올 중독자 가정에서 태어나 상처입은 어린시절을 보냈다.

아름다운 아내를 만나 사랑스런 세 아이의 아버지가 되었고, 김유비닷컴을 통해 자신이 발견한 행복의 비밀을 전하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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