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수님이 십자가를 지시기 전에 겟세마네에서 드렸던 기도가 있다.

“아버지, 만일 아버지의 뜻이라면 제게서 이 잔을 없애주십시오. 그러나 제 뜻대로 되게 하지 마시고 아버지의 뜻대로 이루어지게 하십시오.” 그러자 하늘로부터 천사가 나타나 예수님께 힘을 북돋워주었습니다.

예수님께서 고통스러워 하시며 더 간절히 기도하셨습니다. 땀이 마치 핏방울처럼 땅에 떨어졌습니다. (눅 22:42-44)

이 기도 속에서 일어나고 있는 엄청난 충돌을 보라. 예수님은 피할 수 있다면 피하고 싶어서 “이 잔을 없애달라”라고 기도하신다. 육신을 가지신 예수님 자신의 뜻과 의지와 소원이 하나님의 뜻과 거칠게 충돌한다. 겟세마네는 치열한 전쟁터였다. 자신의 뜻을 포기하는 것은 그곳에서 예수님이 드렸던 기도의 핵심이다. 자신의 원하는 바를 놓아야 하나님의 뜻을 붙들 수 있기 때문이다.

기도 속에서 언제나 충돌이 일어난다. 하나님과 내가, 내 욕심과 그분의 거룩한 뜻이 부딪친다. 우리의 자아를 향한 집착이 감히 하나님과 싸우려고 한다. 그분을 이기려는 기도는 몹시 고통스럽고 어리석다. 그분은 처음부터 싸움의 대상이 아니시다.

그분을 붙들고 씨름하던 야곱은 결국 환도뼈를 맞고 쓰러진다. 그러고 나서야 자아가 깨지는 위대한 기도의 승리를 경험한다. 하나님을 무시하고 내 마음대로 구하고, 소리치던 자아가 기도 안에서 무너져 내린다. 그 경험은 고통스러우면서도 감격스럽고 신비롭다.

미래를 아시고 가장 좋으신 길을 아시는
주님 뜻대로 이루소서!

내게는 세 딸이 있다.
큰딸의 대학 진학을 준비하면서 나는 참 많이 기도했다. 딸을 사랑하는 만큼 내 안에 욕심도 많았다. 내가 미국에서 대학에 갈 때도 대학 순위에 그다지 신경을 쓰지 않았다. 그런데 딸의 대입을 앞두자 모든 것이 바뀌었다.나는 하나님께서 딸들에게 복을 주실 것을 믿는다. 그 아이들이 믿음의 가문을 일으킬 걸 믿는다.

내가 양육을 잘해서가 아니라 하나님의 신실하신 약속의 말씀을 믿기 때문이다. 대학의 명성이나 스펙이 그들을 축복하는 게 아니라 하나님께서 복을 주실 것을 굳게 믿는다. 그러나 고3이 된 딸 앞에서 내 욕심과 자아가 거침없이 드러났다.

그동안 내가 가르치고 믿어왔던 모든 것들을 향해 싸움을 걸어왔다. 내가 그토록 유치한 존재인지 몰랐다. 기도하는 동안에도 내 안의 욕심이 더욱 큰 소리로 외치기 시작했다. “하나님, 주의 사랑하는 딸이 ㅇㅇ대학에 입학할 수 있게 해주십시오.”

그런 기도가 옳지 않은 기도라고 말하는 게 아니다. 부모라면 당연히 중보해야 할 것이다. 하지만 내 안에서 보다 근본적인 충돌이 일어나고 있었다.

딸이 진학할 대학 이름으로 내 자신을 과시하고 싶은 못된 자아가 하나님을 대적하고 있었다. 세상 사람들이 좇는 헛된 명예를 나도 자랑하고픈 마음이 그분을 향해 머리를 치켜들었다. “목사로 충성스럽게 살아왔더니 하나님께서 이런 복을 주셨다”라고 자랑하고 싶었다. 그래서 아버지의 뜻대로가 아니라 내가 짚어놓은 뜻에 따라 응답하시기를 원했다. (그때를 생각하면 지금도 얼굴이 화끈거리고, 주님 앞에 죄송스럽다).

기도의 진정한 축복은 우리의 원함이 이루어지는 게 아니다. 하나님께서 원하시는 걸 우리가 간절히 원하게 되는 것이다. 우리는 기도에서조차 끝까지 자아와 우리의 뜻과 기도 제목을 붙들고 몸부림치며 괴로워한다. 기도 속에서 우리와 충돌하시는 분도, 우리를 도우시는 분도 하나님이시다.

우리는 마땅히 구해야 할 것을 알지 못한다. 그러나 말할 수 없는 탄식으로 성령께서 우리 안에서 간구해주신다(롬 8:26). 그 말씀은 우리가 기도 중에 말이 막힐 때 할 말을 주신다는 정도의 의미가 아니다.

성령께서 우리의 기도를 가로채셔서 하나님의 기도로 만들어주신다는 것이다. 정말 해야 하는 기도를 우리의 욕심 때문에 하지 못하고 있을 때 그 기도를 하나님께서 원하시는 기도로 바꾸어주신다.

예수님은 십자가를 옮겨달라고 기도하셨다. 그러나 하나님께서는 그 기도를 이렇게 바꾸어주셨다.
“내 원대로 마시옵고 아버지의 원대로 되기를 원하나이다.” 하나님과 예수님이 원하시는 게 하나가 되었다.

우리의 욕심과 자아가 벗겨져버리는 기도의 자리에서 하나님과 연합하고 친밀해진다. 자신이 원하는 것에만 집착하는 조급하고 경박한 기도로는 그분을 깊게 알아가지 못한다. 그런 기도에서는 자아가 절대 무너지지 않기 때문이다.

하나님과의 친밀함은 그분 앞에서 두 손을 들고 힘없이 항복한 인생이 누리는 축복이다. 기도 속에서 하나님께서 우리와 충돌하시며 우리의 힘을 빼주신다. 깊은 기도로 들어가면 갈수록 우리의 힘은 약해지고, 하나님은 강해지신다.

하나님과 친밀하기를 원한다면 스스로 약해지는 기도를 배워야 한다. 기도 속에서 일어나는 충돌을 외면하지 말라. 악한 영들과 벌이는 치열한 전쟁보다 더 격렬한 것은 자신과의 싸움이다.

충돌하며 서서히 우리는 무너져간다. 그것이야말로 진정한 영적 승리이며, 사라지지 않는 기쁨이고,
하나님과 깊이 친밀해지는 축복이다. 무너지고 약해지기 위해 기도하라. 하나님을 가까이 만나게 될 것이다.

† 말씀
이와 같이 성령도 우리의 연약함을 도우시나니 우리는 마땅히 기도할 바를 알지 못하나 오직 성령이 말할 수 없는 탄식으로 우리를 위하여 친히 간구하시느니라
– 로마서 8장 26절

그런즉 너희는 먼저 그의 나라와 그의 의를 구하라 그리하면 이 모든 것을 너희에게 더하시리라
– 마태복음 6장 33절

너희는 이 세대를 본받지 말고 오직 마음을 새롭게 함으로 변화를 받아 하나님의 선하시고 기뻐하시고 온전하신 뜻이 무엇인지 분별하도록 하라
– 로마서 12장 2절

† 기도
기도 속에서 충돌이 일어날 때에 제 욕심대로 기도하지 않게 하시고 하나님의 뜻이 무엇인지 구하며 순종하는 자녀가 되게 하시옵소서. 하나님께서 원하시는 것을 저도 간절히 원하는 축복을 누릴 수 있게 하시옵소서.

† 적용과 결단
기도 속에서 하나님의 뜻과 내 뜻이 충돌한 적이 있나요? 기도 속에서 일어나는 충돌을 외면하지 말고 하나님의 뜻대로 기도하고 그 분과 깊이 친밀해지는 축복을 누릴 수 있기를 결단해보세요.



낭독으로 만나는 테마
귀로 들어요~ 갓피플 테마. 눈으로만 읽는 것과는 다른 은혜가 뿜뿜. 테마에 담긴 주님의 마음이 조금이라도 더 다양하고 새롭게 나누어지기를 기도하며, 갓피플 직원들이 직접 낭독했습니다. 어설퍼도 마음만은 진실한 낭독러랍니다^^ 같은 은혜가 나누어지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