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몰 스텝 #11] 지속가능한 스몰 스텝을 위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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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전 함께 일했던 직장 동료를 만났다. 지금은 포털 사이트 기획자로 일하고 있는 그는 육아휴직을 계획 중이라고 했다. 당장은 안정적인 직장이지만 그 다음 스텝을 고민하고 있었다.

그렇게 의기투합한 우리는 휴직 기간 6개월 동안 거의 매주 만났다. 서로의 관심사와 정보와 지식을 공유했다. 서로의 스몰 스텝을 확인하고 아이디어를 주고 받았다. 그와의 만남을 통해 나는 자칫 느슨해지기 쉬운 스몰 스텝의 끈을 다시 조일 수 있었다.

또 다른 한 그룹은 ‘다큐’를 주제로 만났다. 스타트업 강의 프로그램으로 만난 그들과 매달 다큐 한 편을 본다. 그리고 다큐에 대해 저마다의 생각을 자유롭게 이야기한다. 대학생, 취준생, 사회생활한 지 2년이 채 되지 않은 그들과 내가 1년 이상 꾸준히 만난다는 사실이 신기하게 여겨질 때가 있었다.

하지만 나이 차이는 가뿐히 넘을 수 있다. 내게는 그들의 신선한 시선이 새로운 자극을 주고, 그들에게는 나의 작은 인생 경험이 도움이 될 수 있음을 알았기 때문이다.

20대가 취업을 고민할 때 40대는 인생의 후반전을 다시 준비해야 한다. 『퇴사하겠습니다』라는 책으로 유명해진 한 일본 기자의 다큐는 두 세대에 동일한 질문을 묵직하게 던져주었다. 그리고 함께 고민하는 과정을 통해 똑같은 결론에 도달했다.

남의 눈을 의식하느라, 타인과 경쟁하느라 내가 살고 싶은 삶을 놓치지 않겠다는 각오였다. 그래서 함께 모임을 하던 취준생 친구는 모임을 시작한 지 1년 만에 대기업 인턴 생활을 마감하고 아일랜드로 떠났다. 좀 더 넓은 세상에서 자신의 가치를 인정받고 싶다는 의지의 결과였다.

스몰 스텝은 지속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하루 10분을 넘기지 않는 것을 강조한 이유도 지치지 않기 위해서였다. 일주일을 지속하지 못하는 스몰 스텝을 목록에서 바로 빼기로 한 것도 같은 이유에서였다.

누구도 지시하지 않고 간섭하지 않는 자발적인 시도이기에 포기하기도 쉽다. 그래서 함께하는 사람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 스몰 스텝을 해야 할 이유보다 하지 않아도 될 이유가 백배는 더 많다. 조금이라도 바빠지면 일주일이 훌쩍 지나간다.

매일 아침 5분이 아쉬울 만큼 바쁜 일들은 예고 없이 찾아온다. 갑작스레 손님이 찾아오는 주말이면 그다음 날 텅빈 플래너를 마주하게 된다. 그렇게 하루 이틀 빠지기 시작하면 일주일이 통째로 날아갈 때도 있다.

물론 스몰 스텝에 매일 이유는 없다. 그러나 스몰 스텝을 쉬다 보면 삶의 밸런스가 속절없이 무너진다. 매일 세 줄을 쓸 여유가 없다는 것은 새빨간 거짓말이다. 하루 한 곡의 음악을 듣고 시 한 편을 읽을 시간이 없다는 것은 핑계다.

게으름은 한순간에 일상을 점령한다. 그렇게 일주일을 보내고 나면 그동안 뭐 했나 하는 자괴감이 찾아든다. 스몰 스텝을 빠트리는 것은 중요하지 않다. 하지만 내 삶의 균형이 무너지는 것은 심각한 문제다.

페이스북이나 브런치를 통해 의외로 나와 비슷한 고민을 하는 사람이 많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수십만 명의 사람이 스몰 스텝에 관한 내 글을 읽어주었다. 페이스북에 달린 댓글을 통해 이 작은 실천이 가진 영향력을 실감하고 격려를 받았다.

강의와 교육 프로그램이 만들어지기도 했다. 그리고 그 모임을 통해 더 많은 사람들을 만났다. 좋은 글을 쓰려면 외부의 피드백이반드시 필요하다. 그 반응이 새로운 글, 더 좋은 글을 쓰게 하는 동력이 되어주기 때문이다.

스몰 스텝도 마찬가지다. 끊임없이 자신이 하고 있는 작은 실 천의 경험들을 외부에 공유해야 한다. 소셜 채널은 이를 위한 최고의 도구들이다. 비 오는 날에도, 12시가 지난 밤에도 나는 산 책을 했다. 그리고 그 짧은 경험을 페이스북과 브런치에 올렸다. 칭찬과 격려의 댓글을 읽으며 다시 한 번 결심을 붙잡는다. 더 열심히 스몰 스텝을 실천할 용기를 얻는다.

평범한 일상이 특별한 의미와 가치를 지니기 위해서는 축적의 시간이 필요하다. 그런 의미에서 꾸준함과 성실함은 스몰 스텝을 지탱하는 가장 중요한 가치들이다.

그리고 이를 위해서는 본능적으로 게을러지기 쉬운 자신을 다잡을 장치들을 만들어야 한다. 내 경험상 혼자서 이 일을 해내기는 쉽지 않다. 격려와 공감이 오가는 모임이 필요하다. 한 사람이든 열 사람이든 서로를 응원하고 스몰 스텝을 지속할 수 있도록 돕는 모임을 만든다면 스몰 스텝은 쉽게 중단되지 않을 것이다.

글 = 박요철
7년간 브랜드 전문지의 에디터로 살다가 지금은 작지만 경쟁력 있는 회사들을 돕는 브랜드 컨설턴트로 일하고 있다. 지극히 평범한 40대로 살던 어느 날, ‘남다른 삶’에 대한 고민이 시작됐다. 1년에 100권씩 자기계발서를 섭렵하고 부와 성공을 위해 밤낮으로 애썼지만 돌아오는 건 좌절과 실패감뿐이었다. 우리에게 주어진 위기와 기회 모두는 하나님의 설계 안에 있다고 생각하고 다른 사람이 재단하고 휘두르는 삶이 아닌 내가 원하는 가장 나다운 삶을 살고 싶었다. 그래서 시작한 것이 스몰 스텝이다. 남들이 열광하는 것이 아닌 내가 좋아하는 것을 찾고 싶었다. 그것을 찾기 위해서는 거창한 계획이나 또 다른 자기계발이 아닌 작지만 쉽게 성취감을 느낄 수 있는 뭔가가 필요했다. 그래서 3년 동안 매일 스몰 스텝을 실천했다. 그리고 가장 나다운 삶과 하루하루를 살아갈 힘을 되찾았다. 지금은 스몰 스텝이 연결해준 가장 나다운 일인 글과 강의를 통해 삶의 비밀을 꾸준히 공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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