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노인팅 찬양과 묵상 #04] 오늘 이곳에 계신 성령님 (어노인팅 예배캠프 2017) by 전은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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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어느 날부터 지쳐있는 회중들의 얼굴을 마주할 때면, 예배를 인도해야 하는 제 마음 안에 큰 부담이 생겨나고 있었습니다.

‘어떤 말로 위로해주어야 할까? 무엇이 저 답답한 마음을 위로해주고, 녹여줄 수 있을까..?’

이상하게도 이러한 고민이 계속될수록, 답이 보이지 않았습니다. 아마 시간이 흐를수록, 제 안에 그 답이 없다는 것을 깊이 인지하게 되었기 때문이겠지요.

그러던 중, 예배학자인 콘스탄스 체리의 “예배 건축가”를 읽게 되었고, “예배는 하나님께서 친히 초대하심으로 시작하시는 것이다”라는 너무나도 당연한 그 개념이 제 안에 다시 새롭게 다가왔습니다.

때로는 “하나님 우리에게 임하십시오”라고 기도하며, 하나님이 우리 곁에 계시지 않은 것 같은 절박함으로 주 앞에 나아가기도 하지만 끝까지 변하지 않는 진리가 있다는 사실이 다시 깨우쳐진 것이었습니다.

그것은 바로 하나님 앞에 직접 나아오도록 초대된 이 관계나 자격이 우리 스스로 쟁취하거나 얻어낸 것이 아니며, 예배 안에서 하나님 당신을 나타내기 원하시는 하나님의 그 마음이 우리가 하나님을 만나고 알고 싶어 하는 그 마음과는 비할 수 없이 크다는 사실이었습니다.

오늘 이곳에 계신 성령님
우리에게 말씀하시고 우릴 가르치소서
닫힌 우리 맘 열어주시고
주의 빛으로 밝혀 우릴 인도하소서

그래서 처음 이러한 곡을 만들고 싶다고 소망할 때부터, 이 곡의 부제는 “예배를 시작하며”였습니다. 맞습니다. 바로 오늘 이곳에 계신 성령님께서 우리 공동체가 하나님 앞에 나아와 그분을 만나고 예배할 수 있도록 초대하시며, 이 예배의 자리에서 진정한 예배인도자가 되어 주십니다.

그리고 우리를 초대하신 삼위 하나님은 우리가 주의 마음을 알기 원하시는 간절한 갈망으로 우리의 어두움과 무지함을 밝히는 빛으로 찾아와 우리를 가르치시고, 말씀하십니다.

창조하신 모습 떠난 우리를 예수님 닮게 빚으소서

처음 하나님의 형상으로 창조된 인류 그리고 끊임없이 죄를 선택하며 어그러진 우리들을 예수 그리스도를 통하여 하나님과 연합할 수 있는 자리로 부르신 삼위 하나님께서는 이 예배 가운데 우리에게 말씀하십니다.

그러나 하나님의 말씀하시는 바는 때로, 우리가 기대하거나 원하던 바와 다르기도 합니다. 친히 우리를 가르치시는 이 사랑의 행위는 하나님과의 참된 교제 속에서 (어그러진 모습 그대로를 유지하면서) 우리가 하고 싶은 것 혹은 열망하는 것에 대한 격려와 행할 수 있는 힘만을 부여해주시지 않습니다.

오히려 인격이시고 의로우신 삼위 하나님께서는 ‘아무거나 나가서 네 하고 싶은 대로 마음대로 행하라’고 말씀하시기보다, 겸손함으로 주의 마음에 귀를 기울일 때, 하나님께서 기뻐하시는 행함의 방향과 태도로 나아가 결국엔 주님을 닮아가도록 우리를 빚어가십니다.

그렇기에 “주님보다 앞서지 않고, 겸손하게 주님의 말씀에 귀를 기울이는 것”이 오늘 우리의 기도가 됩니다. 하나님께 우리의 뜻을 관철시키는 예배가 아니라, 우리를 창조하셨고, 끝까지 사랑하신 그 사랑에 대한 신뢰로서 “주님 손에 우릴 드립니다”라는 고백 말입니다.

주님 보다 앞서지 않고
겸손하게 주님의 말씀 기다리니
주님 손에 우릴 드립니다
사랑으로 인도하소서

 

요즘 저에게 이 노래는 많은 것들을 떠오르게 합니다. 지나온 관계와 만남이 떠오르고, 제 방식대로 하면 될 것이라고 호언장담하던 마음속의 제가 저지른 많은 실수와 죄들 또한 떠오릅니다. 반복되는 예배 안에서, 하나님을 마주하는 기쁨과 그 앞에 서는 깊은 경외감이 우리 안에 날마다 솟아나길 기도합니다.

나의 왕국을 위한 예배가 아닌, 하나님 그분 손에 우리 자신을 맡겨드리는 깊은 예배로 날마다 우리를 초대하시는 삼위 하나님을 찬송합니다.

글 : 전은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