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몰 스텝 #14] 당신을 움직이는 힘은 무엇인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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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수능시험 최고령 응 시자는 82세 조희옥 할머니다. 여섯 살 때 아버지를 여읜 할머 니는 홀로 남은 어머니와 함께 생업 전선에 뛰어들어야 했다.

중학교도 졸업하지 못하고 봉제공장에서 일하다가 결혼하고 아이도 낳으셨다. 하지만 할머니는 공부를 못한 것이 늘 아쉬우셨던 모양이다. 눈도 침침하고 아무리 외워도 잊어버리기 일쑤였지만 할머니는 다시 중학교에 들어갔다.

그리고 2014년 수능시험을 치렀다. 수능을 치른 것만으로도 행복하다는 할머니의 마음을 과연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이해할 수 있을까. 시험을 치르고 손을 모은 채 활짝 웃는 할머니는 지난 4년간의 공부를 ‘즐거웠다’라고 고백하고 있었다.

그러고 보니 나도 비슷한 경험을 한 적이 있다. 군대를 제대 한 후 5개월 정도 공부하고서 다시 수능을 쳤다. 2년만 더 다니면 졸업하는 아들을 만류하는 부모님을 설득해 굳이 시험을 다시 치른 이유는 단순했다.

내가 ‘하고 싶은’ 공부를 하기 위해서. 대학 생활 2년 만에 ‘무역학’이 나와 얼마나 안 맞는지를 뼈저리게 느꼈다. 캠퍼스 잔디밭에 앉아, 내가 원하는 공부를 할 수 있다면 얼마나 행복할지를 상상하곤 했다. 그리고 군대를 다녀오면서 그 도전을 실행할 수 있는 용기가 생겼다.

그해 수능시험 첫 시간을 지금도 생생하게 기억한다. 긴장감 이라고는 조금도 느껴지지 않았다. 언어영역은 지문을 즐기듯 읽으며 답해갔고, 사회탐구와 외국어영역 역시 다양한 이슈를 담은 지문을 읽으며 시험 같지 않은 시험을 치렀다. 그때의 나는 정말로 그랬다. 하고 싶은 것을 한다는 것이 어떤 힘을 가질 수 있는지를 몸으로 체험했다.

‘스몰 스텝’을 함께 하는 사람이 늘어간다는 것처럼 큰 기쁨도 다시 없다.

드라이빙 포스

사람에게는 누구나 그 사람을 움직이는 힘, 드라이빙 포스(Driving Force)가 있다고 믿는다. 돈도 안 되고 적지 않은 희생을 치러야 하며 누가 보아도 무모한 도전을 하는 사람들을 종종 만난다. 아마 그들도 그렇게 ‘할 수밖에 없는’ 이유를 정확하게 설명하기는 힘들 것이다. 그것은 우리 몸속 DNA처럼 세포 하나하나에 새겨진 ‘무엇’이기 때문이다. 가장 안타까운 것은 그것이 무엇인지 모른 채 평생 다른 사람의 기대에 부응하는 삶을 살아가는 사람일 것이다.

그런 삶을 비하하려는 것이 아니다. 주어진 삶을 성실히 살아가는 인내와 끈기만큼 소중한 것도 없다. 그러나 누가 뭐래도 가장 좋은 것은 자신이 원하는 삶을 찾아 그걸 하면서 사는 것이다. 누가 시키지 않아도, 돈이 되지 않아도, 그 일을 하는 것 자체를 즐길 수 있는 삶은 그 자체로 아름답다.

그리고 그런 사람들에게 선 감히 흉내 낼 수 없는 건강한 에너지가 뿜어져 나온다. 그 에너지가 자신의 일로 연결되면 그 사람은 프로나 장인이 된다. 좋아하는 일을 즐길 수 있으니 지속가능한 것은 당연한 일이다.

이쑤시개와 나무젓가락으로 예술에 가까운 작품을 만드는 사람을 본 적이 있다. 누군가는 하릴없이 시간을 보내는 사람으로 오해할 수도 있겠다. 하지만 그런 오해를 받거나 기존 예술가의 인정을 받지 못하거나 상업적인 성공으로 이어지지 못한들 어떤가.

그 사람이 그 과정을 통해 몰입의 기쁨을 느끼고, 마음을 가다듬고, 행복감을 누릴 수 있다면 그 자체만으로도 얼마나 아름다운가. 그리고 그런 사람들을 미디어에서 자주 만난다는 건 그만큼 그런 사람들의 가치를 인정하는 사람이 늘어나고 있다는 증거일 것이다.

최근에는 ‘월간서른’이라는 모임에서 워크샵을 시작했다. 나 같은 사람을 점점 더 많이 만나고 있다.

아주 사소한 혁명을 시도하라

스몰 스텝의 유익이 무엇인가에 대한 질문을 종종 받는다. 단순히 좋은 습관을 기르는 것으로 오해하는 사람들을 만날 때마다 드라이빙 포스에 관한 이야기를 꺼내곤 한다. 그런데 그 힘은 외부의 자극이나 특별한 경험을 통해 촉발되지 않으면 묻혀 있을 때가 적지 않다.

스몰 스텝은 숨겨진 드라이빙 포스를 밖으로 끌어낸다. 평범한 직장인이 드럼 연주의 재능을 발견하기도 하고 매일 일에 치여 살던 회사원이 그림의 매력에 빠지기도 한다. 춤의 매력에 빠진 일본 회사원, 레슬링에 빠진 한국 회사원의 이야기는 비록 영화지만 대중의 큰 호응을 얻기도 했다.

사실 그렇게 자신만의 ‘탈출구’를 찾아 다양한 시도를 하는 사람들은 어렵지 않게 만날 수 있다. 그러나 그 사람들이 모두 자신이 하던 일을 그만두고 그림 그리는 일이나 악기 연주에 모든 것을 건 것은 아니다. 그저 자신을 움직이는 힘에 따라 작은 시도들을 꾸준히 반복했을 뿐이다. 스몰 스텝의 유익을 그들이 제대로 보여준다고 생각한다.

매일 10분을 투자해 평소 해보지 않았지만 늘 끌리던 그 무언가를 시도해보라. 그리고 그것을 반복하면서 그것이 삶에 끼치는 영향을 관찰해보라. 회사를 그만두지 않고, 일상의 질서를 무너뜨리지 않은 채 ‘작은 혁명’을 시도해보라는 것이다. 누구도 눈치채지 못하게, 나만 알 수 있을 정도의 작은 도전을 감행해보라는 것이다.

나는 그렇게 했다. 그리고 그 변화의 기록을 브런치에 정리해 올렸다. 많은 사람들이 뜨거운 반응을 보냈다. 그때 확신할 수 있었다. 나처럼 평범한 일상에 균열을 내고, 자신에게 숨겨진 그 ‘어떤 힘’을 찾고자 하는 사람들이 생각보다 많다는 것을.

그래서 용기를 내어 책을 써보기로 했다. 그리고 책을 쓰면서 사람들에게 변화의 단초를 줄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 변화들이 만나고 이어지면 또 어떤 일들이 일어날까. 적어도 한 가지는 분명하다고 믿는다. 지금의 나처럼 행복한 사람들이 또 다른 사람들을 행복하게 만들 수 있을 거라는 확신이다. 그것이 이 글을 쓰게 만든 내 안에 숨겨진 드라이빙 포스다.

글 = 박요철
7년간 브랜드 전문지의 에디터로 살다가 지금은 작지만 경쟁력 있는 회사들을 돕는 브랜드 컨설턴트로 일하고 있다. 지극히 평범한 40대로 살던 어느 날, ‘남다른 삶’에 대한 고민이 시작됐다. 1년에 100권씩 자기계발서를 섭렵하고 부와 성공을 위해 밤낮으로 애썼지만 돌아오는 건 좌절과 실패감뿐이었다. 우리에게 주어진 위기와 기회 모두는 하나님의 설계 안에 있다고 생각하고 다른 사람이 재단하고 휘두르는 삶이 아닌 내가 원하는 가장 나다운 삶을 살고 싶었다. 그래서 시작한 것이 스몰 스텝이다. 남들이 열광하는 것이 아닌 내가 좋아하는 것을 찾고 싶었다. 그것을 찾기 위해서는 거창한 계획이나 또 다른 자기계발이 아닌 작지만 쉽게 성취감을 느낄 수 있는 뭔가가 필요했다. 그래서 3년 동안 매일 스몰 스텝을 실천했다. 그리고 가장 나다운 삶과 하루하루를 살아갈 힘을 되찾았다. 지금은 스몰 스텝이 연결해준 가장 나다운 일인 글과 강의를 통해 삶의 비밀을 꾸준히 공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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