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젠가 월요일에 쉬면서 아내와 함께 ‘TV 동물농장’이라는 프로그램을 보았다. 보면서 나도 모르게 울컥울컥 눈물이 나서 혼났다. 폐지를 주워 생활하던 한 남자와 그가 기르던 강아지 똘이의 이야기였다.

그 남자는 연로하신 어머니를 모시고 살았는데, 얼마 전에 치매를 앓던 할머니가 돌아가시고, 설상가상으로 불행이 연이어 닥쳤다. 집에 화재가 나서 집이 폭삭 내려앉았다. 주인은 2도 화상을 입고 병원으로 실려 갔고, 소방관이 불을 끄려고 와보니 강아지 한 마리가 체인에 묶여 있었다고 한다. 이미 몸 군데군데 화상을 입고 두려워하던 강아지를 소방관이 서둘러 풀어주었다.

그런데 그 후로 며칠이 지나도록 강아지는 현장을 떠나지 못하고 그 근처를 배회하며 주인을 찾아다니고 있었다. 길 한편에 웅크리고 있다가 주인 같은 남자가 오면 귀를 쫑긋 세우고 쳐다본다. 그러다 틈틈이 다 타버린 집으로 돌아와 무엇인가를 찾는 것처럼 이곳저곳 헤매며 주인의 흔적을 찾아 냄새를 맡다가 너무나 구슬프게 우는 것이 아닌가? 나는 개가 짖는 소리는 들어봤어도 개가 우는 소리는 처음 들었다.

상처를 입은 채 거리를 배회하는 강아지를 그대로 둘 수 없어서 방송국 관계자가 구조하여 화상 치료를 받게 해주었다. 그런데 그 과정을 지켜보는 입장에서 마음이 아팠던 것은, 몸의 상처는 치료만 잘 받으면 쉽게 회복되겠지만, 상처 받은 강아지의 마음의 상처는 치료가 잘 이루어지지 않는다는 것이다.

마음의 상처가 커서 밥도 먹지 않고 도움의 손길을 외면하고 있는 강아지의 모습에 마음이 아팠다. 그 강아지를 도와줄 수 있는 사람은 아저씨뿐이었지만, 그 역시 화상 치료 중이라 외부 출입이 불가능한 상황이었다. 그래서 제작진은 똘이라는 이름을 가진 그 강아지에게 주인의 채취를 맡게 해주려고 주인이 쓰던 지갑과 모자를 가져다주고, 주인의 모습을 노트북에 담아 보여주었다. 그러고는 주인의 목소리를 들려주었다.

“똘이야, 이리 와 밥 먹자. 그렇지, 똘이야 밥 먹어. 이따가 저기 바람 쐬러 가자.”

이 정도의 간단한 음성이 담긴 영상이었다. 이런 정도로 깊은 상처를 입은 강아지의 마음이 풀릴까 싶었지만, 주인의 목소리가 들리는 순간 기적이 일어났다. 실의에 빠져 축 처져 있던 강아지가 일어나 밥을 먹는 것이 아닌가! 눈으로 보면서도 달라진 강아지의 태도가 믿겨지지 않았다. 어떻게 영상으로 나오는 주인의 말 한 마디에 그렇게 금방 회복될 수 있단 말인가? 그 장면을 보는데 그렇게 눈물이 났다. 다음 날 새벽, 말씀을 묵상하는데 갑자기 그 강아지의 모습이 스쳐지나가면서 눈물이 왈칵 쏟아졌다.

‘저것이 내 모습이구나. 저것이 내 모습이어야 하는구나.’

그 즈음, 교회의 이런저런 문제 때문에 머리가 복잡하고 마음이 무너진 일이 있었다. 그런 와중에 지하철역까지 데려다 달라는 딸과 함께 차를 타고 가는데, 내 표정을 살피던 딸이 물었다.

“아빠, 화나셨어요?”
“아니.”
“그런데 왜 이렇게 얼굴이 어두우세요?”

이 질문에 무심코 이렇게 대답했다.

“사는 게 무거워서 그렇다.”
“지금까지 이런 표정 안 보여주셨잖아요.”
“너희들이 걱정할까봐 감추고 있었지.”
그러자 딸아이가 한 번 더 물었다.
“그러면 아빠는 마음이 힘들 때 누구에게 기대세요?”

“없다.”

그렇지 않아도 머릿속이 복잡한데 계속 말을 거는 것이 귀찮아서 “없다”라고 짧게 대답했다. 내 마음의 감정을 그렇게 짧은 한 마디로 표현했는데 무서운 일이 일어났다. 평소 나는 자기연민에 빠지는 것을 극도로 싫어하기 때문에 그런 감정을 느껴본 적이 거의 없는데, 말의 권세가 얼마나 무서운지, 딸에게 그 말을 내뱉자마자 자기연민에 빠져 그날 오전 내내 힘들었다.

‘나는 누구에게 기대지? 나는 누구를 의지하지? 사람들은 온통 나에게 기대기만 하는데 나는 누구에게 기대지?’

이런 생각이 밀려들었다. 이것은 사실이었다. 집에 가면 네 식구가 나에게 기대고, 교회 가면 수많은 상담 요청이 쌓여 있고, 다른 부교역자들은 힘들면 나에게 와서 밥도 사달라고 하고 영화도 보여달라면서 기대고 의지하는데, 나는 정작 문제가 생기면 기댈 사람이 없었다. 이런 생각이 들자 자기연민이 밀려온 것이다.

그런 상황에서 하나님께서 동물농장이라는 프로를 통해 답을 주셨다. 묵상하는 가운데, 주인의 목소리 하나로 힘을 내던 강아지의 모습이 떠올라 눈물이 났다. 그 새벽에 내 머릿속에서는 두 장면이 오버랩 되었다. “아빠는 힘들 때 누구에게 기대세요?”라는 질문에 “없다”라고 대답하던 내 모습과 “똘이야, 이리 와 밥 먹자” 하는 주인의 말 한 마디에 힘을 얻어 밥그릇을 뚝딱 비우던 강아지의 모습이 오버랩 되면서 ‘이것이구나. 그 강아지의 삶이 내 삶이 되어야 하는구나’라는 깨달음과 함께 그렇게 눈물이 쏟아진 것이다.
내 인생의 종착지가 예수 그리스도 앞이라는 것을 안다면, 그분 앞에서 내 삶을 드러낼 날이 곧 온다면, 그리고 그것을 믿는 믿음이 우리에게 있다면 주님이 주시는 위로와 격려의 말씀을 통해 우리가 힘을 얻어야 하는 것 아닌가? 내 마음이 이것을 깨닫자 자기연민에 빠져 허우적대던 데서 일어나 힘을 얻을 수 있었다.

폭풍 속에서도
함께 하시는 그 사랑.
주님께 나 나아갑니다.

우리 인생의 종착지는 예수 그리스도 앞이다. 그 사실을 기억하여 주님을 마음의 중심에 두고 그분의 음성에 힘을 얻는 삶을 살기를 바란다. 그분의 손을 붙잡고 우리 인생의 종점에서 다시 오실 주님을 만날 그 꿈을 가지고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 모두가 되기를 축복한다.

† 말씀
주께 힘을 얻고 그 마음에 시온의 대로가 있는 자는 복이 있나이다 – 시편 84장 5절

오직 여호와를 앙망하는 자는 새 힘을 얻으리니 독수리가 날개치며 올라감 같을 것이요 달음박질하여도 곤비하지 아니하겠고 걸어가도 피곤하지 아니하리로다 – 이사야 40장 31절

믿음의 주요 또 온전하게 하시는 이인 예수를 바라보자 그는 그 앞에 있는 기쁨을 위하여 십자가를 참으사 부끄러움을 개의치 아니하시더니 하나님 보좌 우편에 앉으셨느니라 – 히브리서 12장 2절

† 기도
내 삶의 주인 이신 하나님을 온전히 신뢰함으로 힘을 얻고 감사함으로 살아가게 하시옵소서. 어떠한 상황에서도 온전히 하나님만을 바라보게 하시옵소서.

† 적용과 결단
오늘도 하나님 주시는 위로와 격려의 말씀을 통해 새 힘을 얻으며 살아가는 하루가 되기를 기도하며 결단해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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