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삼한 삼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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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_사사기 3장 31절
그를 만난 건 오래 전, 리더들과 함께하는 성경공부 시간이었다. 너무 재미있게도 사사기 3장 31절에 이 사람 삼갈이 딱 한 줄 나온다. 딱 한 절 뿐인 기록이지만, 절 수가 짧다고 우습게 생각하지 마시라, 있을 것은 다 있다.
“에훗의 후에 아낫의 아들 삼갈이 사사로 있어 소모는 막대기로 블레셋 사람 육백 명을 죽였고 그도 이스라엘을 구원하였더라”
삼갈은 혈통도 알 수 없는 모호한 사람은 분명 아니었다. 에훗이라는 사사 후에 활동했고, 그의 아버지는 아낫이었다. 직업은 농사꾼이었고, 성령의 능력에 사로 잡혀 블레셋을 죽이고 사사로서 사명을 감당했다. 한 마디로 사사기의 저자는 31절에 그의 생애를 농축된 엑기스로 표현했다.
불필요하거나 너저분한 것이 없다. 마치 그의 묘비명을 보는 것 같다. 그는 전쟁과는 거리가 먼 직업을 가진 사람이었다. 소를 모는 막대기로 소를 몰고 다니면서 농사짓고 사는 촌부였다. 이른 비와 늦은 비가 대지와 소산을 적셔서 풍성한 수확을 걷게 된다면야 더 이상 바랄 것이 없는 농부였다. 어쩌다 가물기라도 하면 쩍쩍 갈라지며 타들어가는 논바닥처럼 그의 가슴도 타들어가는 그런 농부였다.
그런데, 농사로 잔뼈가 굵은 삼갈의 가슴에 어느 날 성령님께서 뜨거운 불을 던지셨다. 그리하여 삼갈의 소 모는 막대기가 가공할 만한(!) 무기로 변했다. 이스라엘을 지독히도 괴롭히는 블레셋을 향해서 하나님의 마음으로 분노한 것뿐인데 하나님께서는 그러한 삼갈을 사용하셨다. 이게 웬 날벼락? 적군에게도 자존심은 있는 법인데 적군을 소 취급하다니….. 그 소 모는 막대기에 몰려 블레셋 사람 600명이 죽임을 당했다. 6명도 60명도 아니고 600명이라니, 믿을 수 없을 수치다. 정말 정확하게 계수한 것인가? 이렇게 많은 사람이 어처구니없는 무기에 죽임을 당한 것은 아마도 문제의 ‘소 모는 막대기’가 정말 무기가 될 거라고 미처 생각하지 못하고 있다가 당한 데에 있는 것 같다.
삼갈은 농사일을 정말 열심히 하던 사람이었나 보다. 소 모는 막대기로 사람을 600명을 죽일 정도면 그 문제의 막대기를 얼마나 노련하게 사용했겠는가? 또 다른 이유를 대자면, 추측컨대 블레셋 사람들 자신이 무기 같지도 않은 무기에게 죽임을 당한 것이 너무나 민망해서 한 번 쓰러진 후에 일어나지 않았던 것은 아닐까?(믿거나 말거나) 삼갈을 보면 무엇을 가지고 있는가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하나님께서 어떻게 사용하시느냐가 더 중요하다는 생각이 든다.
삼삼한 삼갈의 승리는 하나님의 유머 감각의 승리다. 하나님께서는 한 번 사용하신 방법은 웬만해서는 잘 사용하시지 않는 것 같다. 게다가 성경을 읽으면서 늘 느끼지만 하나님의 유머 감각은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후대 사람들에 의해 성경의 장과 절이 편집되었지만 어쩜 사사기 3장 31절에 삼갈을 기록하게 하셨을까? 삼삼한 삼갈의 삶과 사역을 삼삼하게 빛내주고 싶었던 것은 아닐까? (이것 또한 믿거나 말거나)
농사짓는 데 쓰던 소 모는 막대기를 높이 들고 대적을 치는 삼갈을 만날 때 마다 늘 웃음이 난다. 그리고 7 Princess의 ‘쿨하게’라는 노래가 떠오르곤 한다.
그렇게 살지 말라고 내게 말하지 그냥 내 뜻대로 살 순 없는 건지 눈치만 보며 그렇게 사느니 차라리죽고말지 그렇겐 못살지
그래 나 원래 그렇고 그런 놈너와는 달라 폼나게 살고플 뿐 쿨하게~ 가슴은 뜨겁게 어차피 한번 왔다 가는 세상쿨하게~ 사는게 모두 똑같다면 그냥 미련없이 버리고 떠날래~
(너의나이~나의나이 너와나의 영원한 나이 신나게 신나게, 폼 나게 멋나게 우리모두 쿨하게 우리모두즐겁게~신나게~~엔쥴나이~예~)
그렇게 굽실대면서 살진 않겠어 난 한 번 아니라면 그건 아닌거지 없어도 있는 척 몰라도 아는 척 시커먼 세상 거짓말뿐인 사람들 차라리 내가 솔직한거잖아 그 누가 뭐래도 멋대로 살잖아
쿨하게 가슴은 뜨겁게~ 어차피 내 멋대로 사는 세상쿨하게~ 사는게 모두 똑같다면 그냥 미련없이 버리고 떠날래~
쿨하게~ 가슴은 뜨겁게 어차피 한번 왔다 가는 세상쿨하게~ 사는게 모두 똑같다면 그냥 미련없이 버리고 떠날래~
짧은 기록! 긴 여운!이건 보너스!라고 유쾌하신 하나님께서 외치시는 것 같다.삼갈은 진짜 삼삼했다.
-이은희의 성경에서 만난 사람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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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댓글

  1. 하나님의 방법!! 참 너무 멋지고 잼있어요 크크
    나의 하나님 사랑합니다.
    감사합니다.
    당신으로 인해 행복합니다. *^——^*
    너무 멋지고 잼있어요

  2. 이런…다시한번 말씀드립니다. 이은희 전도사님은 삼일교회 교역자이시고 ‘성경에서 만난 사람’이란 격주로 주보에 실리는 컬럼 같은 것이죠^^
    100명 채우면 책내기로 했답니다. 기달려주세요^^

  3. 고신대 기독교교육과 학생입니다. 이번에 기독교교육방법론에 교육 기자재를 제작하는데 이 자료를 좀 쓰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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