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어미! 나오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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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경에서 만난 사람들 / 룻기에서 만난 나오미 네 이야기 1나어미! 나오미!본문 룻 1-4장까지할머니 추도 예배가 있어서 가족들이 모였다. 할머니의 막내 딸(내 막내 고모)의 적극적인 권유로 할머니의 며느리(나의 어머니)가 일본 여행으로 부재중임에도 모두 모였다. 할머니는 하나님 품에 가신지 벌써 15년이 되셨다. 그런데 유독 이번 추도 예배 때는 할머니에 대한 추억이 새롭게 다가왔다. 치매에 걸리신 할머니가 정신없이 헤매시다가도 ‘예수님 믿으시면 아멘하세요 할머니!’ 하면 얼마나 단호하고 확신있는 음성으로 ‘아멘!’으로 대답하셨던 그 소리가 지금도 생생하게 들리는 듯하다. 그리고 찬송가 88장을 얼마나 좋아하셨는지 모른다. “내 진정 사모하는 친구가 되시는…….” 할머니의 정신이 흐릿해지실 때마다 계속 불러드렸다. “주는 저 산 밑에 백합 빛나는 새벽별 이 땅위에 비길 것이 없도다.” 그 무엇으로도 상실한 기억을 이을 수 없었던 할머니에게 찬송가 88장의 주인공, 빛나는 새벽별이신 예수님은 그녀의 마음 속 어둠을 밝혀주시는 새벽별이었는지도 모른다. 나는 유난히 신맛이 나는 음식을 좋아한다. 어린 시절 방학을 이용해서 시골 할머니 댁에 내려가면 산에서 나물을 뜯어다가 된장에 식초를 넣고 무쳐주셨다. 나물의 향긋함에 식초의 신맛이 어린 나의 미각을 흔들어주었다. 할머니는 늘 희생적이셨다. 좁은 집에서 대가족이 함께 사는 것을 늘 미안해하셨다. 그래서 당신이 선 자리를 늘 불편해하시고 다른 사람 특히 나의 어머니, 즉 당신의 며느리에게 조금이라도 누가 되는 것을 피하셨다. 또한 조금이라도 집안에 시끄러운 소리가 나는 것을 극히 꺼리셨다. 할머니! 그 기억에 대한 공감대가 같은 사람끼리 모여서 할머니를 기억하면서 예배를 드리는데 유난히 눈물이 앞을 가렸다. 나오미를 만나게 된 것은 바로 그 즈음이다. 나오미만큼 불행한 할머니가 또 있을까? 과부가 되어 남편의 뒤에 남아 있는 식구들을 돌봐야 하는 어려움도 어려움이지만 고향을 등지고 타향에 남아서 서러운 타향살이까지 해야하는 지경이니.. 나오미는 원래 유대 땅 베들레헴 사람이다. 고향에 흉년이 들어서 잘 살아보려고 가산 정리해서 낯선 이방 땅 모압으로 이사까지 왔는데…. 차라리 흉년을 버티면서 사는 게 나을 뻔한 일이 벌어졌으니. 게다가 지진이 난 후에 쓰나미 해일이 지나간 것처럼 남겨진 자식들마저 제 명을 다하지 못하고 어머니를 앞서 가버렸다. 그 애끓는 심정을 어떻게 표현할 수 있을까? 남편과 자식을 줄줄이 먼저 보낸 아낙의 심정을 무엇으로 표현할 수 있을까? 남은 가족이라곤 나오미와 젊은 과부 둘 뿐이니. 그녀들의 집에는 생산이 가능한 산업 인구란 없었다. 혼자된 여자들이 할 만한 일도 별로 없었고, 사회적인 보장장치라곤 없었다. 희망이라곤 그림자도 찾아볼 수 없는 어두움, 우울, 절망… 나오미의 집에 찾아온 비극은 답이 보이지 않았다. 그러나 여자는 약하지만 어머니는 강하다고 했던가? 나오미는 그 비극적 상황에서 Come back을 결정했다. 아무리 없어도 마지막까지 남아있는 것은 자존심이다. 자존심을 버린다는 것은 거의 죽은 거나 다름이 없다. 그런데 나오미는 자기만 살겠다고 떠나온 고향으로 금의환향이 아니라 죽은 거지 꼴이 되어 다시 돌아가려고 결심한다. 고향 사람들의 조롱과 멸시 천대와 남이야기 하기 좋아하는 사람들의 입심이 두렵지만 죽더라도 그녀가 가야만 하는 곳은 베들레헴인 것 같았다. 예서나 거기서나 죽은 목숨은 마찬가지인데 구차한 삶을 살더라도 믿는 사람들과 함께 살고 싶었다. 모압에 더 이상 미련 둘 곳도 없었다. 워낙 망해버린 살림이라 정리할 가산도 없었다. 그런데 마음에 걸리는 것이 있었다. 모압에서 얻은 며느리들이었다. 젊은 나이에 과부가 되었으니 여간 불쌍한 게 아니다. 같은 여자 입장에서 보니까 더 불쌍해 보였다. 늙고 힘없는 그녀가 해 줄 수 있는 것이 너무 없어서 두 며느리들을 볼 때마다 긴 탄식과 눈물이 나왔다. 나오미는 모압을 떠나 고향 베들레헴으로 갈 결심을 할 때와 마찬가지로 큰 결심을 했다. 나만 좋자고 앞길이 구만리 같은 젊은 며느리들의 앞길을 막아 설 수 없다는 생각을 했다. 그녀는 며느리들이 자기 고향에서 새 출발하기를 원했다. 모압 여자들이니 모압의 풍습에 따라 새사람 만나서 알콩달콩 새살림 꾸리기를 원했다. 여자에게 친정보다 더 편한 곳이 어디 있겠는가? 그래서 늙은 나오미는 며느리들의 봉양을 기꺼이 포기하기로 결심했다. 지금이야 고부간에 이런 관계가 성립되면 신문날 일이지만 그녀들이 살았던 시대에는 이런 일들이 충분히 가능했다. 하지만 나오미는 딸 같은 며느리들이 희망이라곤 그림자조차 찾아보기 힘든 자기를 떠나 행복한 삶을 살기를 바랐다. 자기 욕심만 채우기에는 신앙 양심이 허락하지 않았다. 며느리들이 모두 자기 삶을 찾아 떠나서 혼자가 된다고 해도 이보다 더 나쁜 순 없다고 생각했다. 더 바닥으로 떨어질 것도 없다고 생각했다. 나오미는 마지막 남은 자존심과 며느리들이 주는 인간적인 봉양을 포기했다. 죽으면 죽으리라. 나오미의 며느리 오르바는 시어머니의 말을 아주 잘 듣는 착한 며느리인 것 같다. 인간적인 정 때문에 슬프게 울기는 했지만 어머니의 충고를 듣고 제 갈 길을 갔다. 그런데 룻이라는 며느리는 죽으면 죽었지 절대로 어머니를 못 떠난다고 난리다. 자기가 어머니를 떠날 수 없는 것은 인간적인 정을 뛰어넘어 어머니의 믿음을 계승하고 싶다나. 모압에 이사와서 할 일이라곤 장사 치룬 일밖에 없는 줄 알았는데, 이방 며느리 두어서 내심 찜찜했는데 어깨 너머로 배운 신앙심이 자기를 능가하는 것을 보고 죽이 되건 밥이 되건 끝까지 가보기로 했다. 자기를 위해 젊음을 희생해준 며느리 룻에게 나오미는 늘 빚을 지고 사는 기분이었다. 뭔가 기회가 닿는 대로 룻을 호강시켜주고 싶은 굴뚝같았지만 원체 가진 게 없어서 줄 것이 없다. 그런데 이게 무슨 은혜인고! 기회가 왔다. 하나님께서 주시는 기회를 잡아서 사랑하는 며느리 룻을 호강시킬 수 있는 절호의 찬스가 오고 있는 것을 느꼈다. 작전명은 <룻 결혼시키기> 감독은 나오미. 출연자는 보아스와 아무개. 이 정도면 저예산으로 대박나는 영화를 만들 수 있을 것이다. 워낙 하나님의 시나리오가 탄탄했다. 우연을 가장한 운명적인 만남. 하나님의 율법에 철저하게 기반을 둔 나오미의 치밀한 작전은 며느리 룻의 전적인 신뢰와 순종으로 해피엔딩을 보게 되었다. 사랑은 언제나 내리 사랑이라고 한다. 나오미의 자기를 완전히 내주는 희생적인 사랑이 먼저 시작되지 않았다면 룻의 충실하고도 순종적인 사랑은 기대하기 어려웠을 것이다. 더 가진 사람이, 더 강한 사람이 언제나 더 사랑하게 되어 있다. 내리 사랑이 내게 흘러와 다시 내리 사랑으로 흘러가게 되는 것이 이치인 것 같다. 손익에 대한 잇속이 점점 더 분명해지는 사회 속에서 사용가치로 사람을 보지 않고 존재 가치로 사람을 사랑하게 되었으면 좋겠다. 자기를 먼저 희생하는 나오미의 사랑이 하나님의 특별한 은혜를 가족의 품으로 몰고 온 영적인 태풍이 되었다. 일본 여행 중인 엄마가 간절히 보고싶다. 그리고… 할머니가 간절히 그립다.그것을 무엇이라명명할 것인가.다만어린 것의 손을 잡고,앞으로, 보다 높은 세계로맹목적으로 달리는,안으로타오르는이 꺼질 날 없는 불덩이를…그것은달리는 것에 열중하고달리는 것으로 열중하여앞으로, 보다 높은 세계로 달리는나이 든 줄도 모르는다만 그의 손을 잡고달리는 달리는그 인생의 보람.그 빛나는 모성의 하늘.이마에 얹은 것은 사과가 아니다.하늘이 베푸는 스스로의 총명그것은다만 어린 것의 손을 잡고보다 높은 삶의 세계로 줄달음질치는그것은 회의하지 않는다.그것은 망설이지 않는다.다만 줄달음질치는이 백열적인 질주….이 아름답고 눈물겨운 본능.박목월의 <모성> 전문

이은희 전도사의 성경에서 만난 인물들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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