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간을 버리고 영원을 줍다. 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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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경에서 만난 사람들 순간을 버리고 영원을 줍다. 룻본문: 룻 1장-4장밥을 먹기 위해 음식을 고를 때마다 늘 고민이 된다. 딱 먹고 싶은 음식이 있으면 좋지만 그런 일은 자주 생기지 않는다. 그래서 누가 뭘 먹자고 나서면 아주 싫지 않은 이상 그냥 따라간다. 하지만 내게 뭘 먹고 싶은 지 결정하라고 재촉하면 심하게 고민이 된다. 이상하게 남의 메뉴가 더 나았던 것 같고, 다른 사람들이 시킨 음식이 더 맛있게 보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같은 메뉴로 시키기보다 각자 다르게 시켜서 나누어 먹는 방식을 사용한다. 선택은 언제나 쉽지 않다. 그러나 인생은 선택의 연속이다. 순간의 선택이 10년을 좌우한다고 했던가? 선택에 대해서 이런 저런 생각을 하다가 만나게 된 사람이 나오미의 며느리 룻이었다. 룻을 생각하면 순간의 선택이 10년이 아니라 영원까지 좌우했다는 생각이 든다. 룻은 국제결혼을 한 여자다. 문화도 언어도 다른 사람과 함께 살아간다는 것이 그리 쉽지 않았을텐데… 부수적으로 다른 조건들 역시 그녀의 결혼 생활을 행복하게 해준 것 같지 않다. 룻이 이 집안에 시집 온 이후에 계속 가세가 기울었다. 이민왔을 때는 꽤 살림이 넉넉했었는데… 설상가상으로 시아버님이 돌아가시고, 아이도 없는데 병약하기만 하던 남편이 죽고.. 또 시동생도 아이도 없이 먼저 죽고. 이 집안에 시집 온 이후로 룻의 눈물은 마를 날이 없었다. 집안에 며느리가 잘못 들어와서 집안이 이 꼴이라는 수군거림이 들리는 듯해서 마음 편할 날이 거의 없었다. 혹자는 서로 다른 신을 섬기고 있어서 집안에 우환이 끊이지 않는다는 이야기도 했다. 남이 뭐라고 하건 가장 견디기 힘든 사람들은 남은 사람들이다. 줄줄이 줄초상을 치루고 난 후에 남은 사람들이 살아갈 일이 더 막막한 거다. 남은 사람들끼리 그저 바라보면서 애만 태운다고 뭐가 되나. 죽더라도 고향집으로 간다고 귀향을 결정하신 시어미 나오미를 따라 나서기는 했지만 뭐가 확실하게 대책이 있는 것도 아니다. 말 낯설고 문화 낯설고 종교가 낯설은 집안에 시집와서 고생했으면 됐지 또 고향을 등지고 가야 하는 젊은 며느리들의 심정은 얼마나 답답했을까? ‘시어머니 고향집에 가면 뭘 해서 먹고 사나? 나이 드신 시어머니를 봉양하는 것도 고스란히 젊은 과부들의 몫이 되는 건데…’ 모압에서 시어머니의 고향 베들레헴으로 떠나는 길은 그렇게 심란하고 한숨나는 길이었다. 누가 좀 말려주기를 얼마나 기다렸을까? 다행히도 시어머니가 젊은 며느리들을 말려주면서 각자의 고향에서 새 출발하라고 길을 열어주었다. 은근히 그렇게 되기를 얼마나 바라고 또 바랐는지. 그런데 한 여자는 가고 한 여자는 남았다. 한 여자 룻은 죽어도 못 간단다. 시어머니를 따라 가서 죽이 되건 밥이 되건 살아보겠단다. 아직 세상 물정을 모르는 것인가? 아니 남편을 앞서 보낸 젊은 과부가 더 이상 바닥을 칠 곳이 어디인가? 이제 새 출발해서 아들 딸 낳고 살면 불행 끝 행복 시작일 것 같은데… 시어머니가 아무리 설득해도 룻은 막무가내다. 한참 듣다보니 룻이 시어머니를 따라가겠다는 이유가 단순히 사람으로서의 의무감 때문만은 아니었다. 뭣 모르고 믿음있는 집안에 시집와서 시어머니가 믿는 하나님께 점점 빠져들기 시작했다. 뭔가는 알 수 없지만 어머니의 하나님이 자기의 하나님만 된다면 모든 것을 걸어도 좋을 것 같았다. 세상사에 시달린 시어머니에게 확실하게 전도를 받은 적도 없는데… 이거, 어깨 너머로 배운 신앙이 보통이 아니다. 결정적인 선택을 해야 할 때 룻은 보이지 않는 하나님을 마치 보는 것처럼 거기에다 모든 것을 걸었다. 시어머니의 하나님이 자기의 하나님만 되신다면 다시 바닥에 떨어져도 괜찮을 것 같았다. 아무것도 기대할 것이 없는 제로상의 선택! 룻의 선택은 천재지변이 일어나지 않는 한 어떤 가능성도 보이지 않았다. 그런데 천재지변이 일어났다. 오직 하나님 외에는 대책이 없는 이방 여인 룻에게 하나님의 영원한 보상이 기다리고 있었다.사랑은 움직이는 거라고 하지만 룻은 평생에 한 번 사랑하기로 결정한 어머니의 하나님을 끝까지 믿고 따르면서 마음을 바꾸지 않았다. 시어머니의 고향에 가면 믿음 좋은 사람들이 많아서 어려움을 당한 불쌍한 과부들을 위로해줄지도 모른다고 생각했지만 사람 사는 곳은 어디나 비슷했다. 산 거지 꼴이 되어 돌아온 과부들에게 곱지 않은 시선과 말거리가 쏟아졌다. 게다가 먹고 살 길이 막막해서 다른 사람의 밭에 들어가서 이삭을 주워야 겨우 먹고 살 수 있는 신세였다. 젊은 과부댁에게 은밀하게 미치는 유혹의 손길도 있었다. 그러나 룻의 마음을 흔들지는 못했다. 차라리 오래 묵어서 첫사랑과 첫 열심을 모두 잃어버리고 나태해진 이스라엘 공동체에 룻의 제로상의 선택은 신선한 신앙의 도전이 되었다. 세상의 중심에 나를 세우지 못해서 난리인 세상에서 세상의 중심에 하나님을 세우고 싶어서 오직 믿음의 길을 선택한 룻은 오히려 빛이 되었다.시어머니의 <나오미 며느리 결혼시키기 작전>에 오직 믿음으로 순종해서 나이 차이를 뛰어넘어 보아스와 결혼하고 예수님의 계보를 이어주는 믿음의 여인으로 믿음의 족보에까지 오른 그녀. 한 번의 선택으로 영원까지 활짝 열린 그녀. 이것저것 계산하느라고 두통, 치통에 위궤양까지 달고 사는 사람들에게 룻의 선택은 경종을 울린다. 선택의 순간에 직면할 때마다 생각하라. 더 섬기는 자리로… 더 손해보는 자리로…. 더 하나님을 사랑하는 자리로….그녀를 생각하면 이해인의 선인장이라는 시가 생각난다.선인장이해인사막에서도 나를 살게 하셨습니다쓰디쓴 목마름도필요한 양식으로주셨습니다내 푸른 살을 고통의 가시들로축복하신 당신피 묻은인고의 세월견딜 힘도 주셨습니다그리하여 살아 있는그 어느 날가장 긴 가시 끝에가장 화려한 꽃 한 송이피워 물게 하셨습니다.

이은희 전도사의 성경에서 만난 인물들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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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댓글

  1. 깊이 있는 고민에 늘 공감하게 되는군요.
    제 사이에 퍼갑니다.
    cyworld.com/gyuduck
    좋은 글, 그림 감사합니다.

  2. 감사합니다 항상 이러한 주님의 말씀을 열정으로 나눠주시려는
    작가분들 덕분에 제가 많은 은혜를 받아요
    주님께서 작가님을 사용하셔서 제게 말씀해주시는군요
    주님의 거룩한 일에 쓰임받으시는 작가님이 부럽습니다^^

솔직하게 말해도 괜찮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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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모큐티 #솔직한기도 _ 주님을 마주하게 될 때, 모든 것을 말해도 괜찮다. _ 주님 앞에 머무를 때 우리에게 필요한 자세는 절대적인 정직함이 아닐까 _ 사람들에게 하는 것 처럼 포장할 필요도 없고 계산할 필요도 없다 _ 하나님 앞에선 있는 그대로 솔직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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