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책 없는 사람, 대책 없는 사랑 베드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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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책 없는 사람, 대책 없는 사랑 베드로본문: 요 21: 1-25 사람은 누구에게나 추억이 있다. 세월이 갈수록 추억을 곱씹고 산다는 말이 있다. 추억… 그런데 추억이 아름답기만 한 것은 아니다. 곱씹기는커녕 기억 자체를 완전히 없었던 것으로 돌리고 싶은 추억도 있다. 그런 것은 그야말로 추억(醜億)이다. 기억하고 싶지 않은 상처는 가슴에 깊이 묻어두거나 피하는 것이 상책일 수 있다. 그런데 가슴깊이 묻어둔 상처는 비슷한 상황이나 약간의 자극에도 불량 폭탄처럼 엉뚱하게 오발탄이 되어 가장 사랑하는 사람의 가슴에 비수를 꽂기도 한다. 기억하고 싶지 않은 추억에의 대면은 너무 아프지만 회복과 치유를 위해서는 꼭 필요한 과정이라는 생각이 든다. 이번 주에 러셀 윌링엄의 <관계의 가면>이라는 책을 읽으며 잊고 싶은 기억, 상처에 대해서 깊이 생각하는 시간을 가졌다. 이 책을 읽으면서 베드로가 생각났다. 베드로만큼 잊고 싶은 추억을 가진 사람이 있을까? 베드로는 3년이 넘게 동고동락하면서 사랑과 정열을 심지어 목숨까지도 모두 예수님께 바칠 것처럼 오버했는데 그야말로 오버가 됐다.그의 사랑하는 스승이자 영의 아버지인 예수님과 관련된 크고 굵직한 사건에 베드로가 어디 빠진 적이 있었던가? 처음 예수님께 부르심을 받을 때부터 남달랐다. <사건과 사람들>이라는 잡지가 있었다면 언제나 일면 톱기사를 장식했을 것이다. 베드로 그는 하여간 인물이다. 그의 고백위에 교회를 세운다는 최고의 찬사를 받고 우쭐대다가 금방 사탄의 하수인으로 전락해서 예수님의 질책을 받고 구석에 쭈그리고 앉아있는 모습을 생각하면 웃음이 나온다. 물위를 걸으시는 예수님을 보고 자기도 걷겠다고 나서더니 이내 물에 빠져서 허우적거리면서 살려달라고 난리치는 모습도 너무 재미있다. 전도하고 돌아온 후에 예수님께 간증할 때 베드로가 얼마나 의기양양해서 떠들었겠는가? 성급하고 조급하고 단순하고 좌충우돌 정신이 없는 베드로. 금방 말하고 잊어버리고 또 말하고, 실수와 실패를 반복한다. 그래도 베드로는 언제나 꿋꿋했다. 예수님께서는 언제나 자기를 믿어주고 당연히 사랑한다고 믿는 믿음이 대책 없이 좋았다. 베드로 같은 성격의 사람도 잊고 싶은 추억이 있을까? 그도 숨기고 싶은 추억이 있다. 예수님께서 잡혀가시던 그날, 그 집에서 있었던 일은 죽어도 기억하고 싶지 않은 기억이다. ‘전날 예수님께서 자지 말고 기도하라고 할 때 깨어있을걸… 후회하고 뉘우쳐도 아무 소용이 없다. 죄인처럼 묶인 채 끌려가는 예수님의 모습을 외면 한 채 멀찍이 서서 바라보기만 했다. 그 때 체면 불구하고 그 자리를 피할 것을 잠시 주저하다가 딱 걸렸다. 난로 주변에서 불을 쬐다가 발칙한 계집종에게 덜미를 잡혔다. 이 사람은 예수님과 한패였던 것이 분명해요!“아니요!”, “아니요!”, “아니요!” 그는 두려움에 사로 잡혀서 순간적으로 평생에 잊을 수 없는 실언을 하고 말았다. 이내 예수님의 슬픈 눈빛과 말씀이 뇌리를 스쳐갔다. 그는 통곡의 눈물을 흘렸다. 구제불능. 이제 다시는 예수님의 얼굴을 볼 수 없을 것 같았다. 아무리 철없고 대책 없는 덜렁이라고 하나 면목이 없었다. 예수님이 베드로에게 받은 상처는 다음이고 베드로가 예수님 때문에 받은 상처가 너무 심각했다. 그는 낙심했고 낙향했다. 아무런 희망도 없이 모든 것을 접기로 했다. 그런데 베드로가 접었다고 모든 것이 끝나는 것은 아니다. 다시는 대면하고 싶지 않았는데 그날 그 집처럼 똑같은 상황이 벌어졌다. 그리고 부활하신 예수님이 오신 것이다. 예전 같으면 베드로는 엄청나게 오버하면서 한 소리했을 텐데 부활하신 예수님께 드릴 말이 없다. 그런 베드로에게 예수님은 네가 나를 사랑하느냐고 묻는다. 사랑이라고 믿었던 네가 그런 식으로 나를 배반하고 돌아서다니 섭섭했다는 질책의 말 한마디 안하신다. 그리고 네가 나를 사랑하느냐고 세 번이나 물으신다. 베드로가 예수님을 모른다고 말한 딱 그만큼 세 번 물으신다. 너무도 사랑하셔서 목숨까지 아끼지 않고 줄 만큼 사랑했던 양들을 배신자였던 베드로에게 진지하게 부탁하신다. 게다가 베드로가 예수님을 죽을 만큼 사랑했음을 보여줄 수 있는 기회를 주신다. 베드로는 그의 고백대로 죽음을 통해 하나님을 영광스럽게 한단다. ‘감사해요. 내 사랑의 진심을 믿어주고 다시 사명을 맡겨주신 것에 감사해요.’ 베드로는 이제 죽어도 한이 없다. 그날 그 집에서의 醜億을 追億으로 바꿔주셨다. 상처의 흔적을 어루만져주시면서 사랑으로 포근하게 감싸주시는 예수님 때문에 그는 이제 완전히 새사람이 되어버렸다. 그런데 새사람이 되었다는 것을 오해하면 곤란하다. 베드로가 새사람이 되기는 했지만 성격이 아주 딴 사람으로 바뀐 것은 아니다. 새사람이 되도 베드로의 성격과 기질은 그대로다. 베드로가 죽음을 통해 영광 돌린다고 예수님께서 말씀해 주시자, 다른 제자(요한)는 어떻게 되느냐고 묻는다. 예수님이 남 상관 말고 네 길이나 가라고 했건만 베드로는 동네방네 떠들고 다니면서 요한은 안 죽는다고 말한다. 진짜 못 말리는 베드로다. 아마 천국가면 대책 없이 성질 급한 베드로가 가장 먼저 달려와서 반갑다고 엄청 오버할 것 같다. 예수님의 사랑에 상처를 치유 받은 베드로는 다시 본래 사랑받던 덜렁이 제자가 되었다. ‘예수님 나 대책 없이 귀엽지요. 하지만 예수님 하늘나라 가셔도 걱정 마세요. 저 이제 잘 할 수 있어요.’ 사랑으로 상처를 치유 받은 베드로의 다음 행적은 성경을 통해 확인해 보시길.봄은 사랑하기 좋은 계절이다. 어디 봄뿐이겠는가마는, 다시는 기억하고 싶지 않은 추억 때문에 상처 받은 사람들도 새 봄에는 사랑을 하자. 사랑밖에는 대책이 없다. 간절히 사랑하고 간절히 사랑받아서 가슴 깊이 생겨난 생채기들이 치유되었으면 좋겠다.

이은희 전도사의 성경에서 만난 인물들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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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 댓글

  1. 궁금한데요.. 이은희전도사님의 성경에서만난 인물들은 책인가요? 그렇다면 책으로 꼭 한번 접해보고싶어서요~~ 너무 공감가고 또 맛있는표현들로 글을 쓰시네요.. 아시는 분 꼭 답변 주세요^^

  2. 이은희 전도사님은 삼일교회 부교역자님이십니다. 성경에서 만난 인물들은 저희 교회 주보에 연재되고 있는 내용이구요^^ 아직 책은 발간되질 않았습니다.

  3. 감사해요 ..베드로는 3년이 넘게 동고동락하면서 사랑과 정열을 심지어 목숨까지도 모두 예수님께 바칠 것처럼 오버했는데 그야말로 오버가 됐다.
    그런데 가슴깊이 묻어둔 상처는 비슷한 상황이나 약간의 자극에도 불량 폭탄처럼 엉뚱하게 오발탄이 되어 가장 사랑하는 사람의 가슴에 비수를 꽂기도 한다.

  4. “주님의 사랑에 힘이 있습니다” 라는 말씀이 실감이 나네요..
    정말 좋은 글과 그림 감사합니다.
    후암교회 청년부 월보에 사용할께요.. 고맙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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