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 다문 입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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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 다문 입다!
삿 11 : 1-40절
칸느 영화제에서 여우주연상을 수상해 화제가 되었던 ‘밀양’이라는 영화를 봤다. 주연 배우 전도연씨는 남편을 사고로 잃고 아들마저 유괴범에게 잃어버린 엄마로 나온다. 밀양의 여주인공이 아들을 유괴범에게 잃게 된 이유는 사소한 허풍에서 비롯되었다. 젊은 과부가 아들을 데리고 낯선 도시에서 산다는 것이 쉬운 일이 아니라고 생각한 주인공이 여유자금으로 땅을 산다고 허세를 떨었다. 그런데 이 허세를 진심으로 받아들인 똑똑치 못한 유괴범이 주인공의 아들을 납치해서 돈을 요구했다. 알고 보니까 그녀가 가진 돈은 470만원이 전부였다. 결국 아들은 유괴범에 의해 죽임을 당했다. 안전하게 살기위해서 한 사소한 거짓말이 생명보다 더 귀한 아들을 앗아가 버렸다. 그녀의 슬픔을 누가 이해할 수 있을까? 장면 가득히 배인 아들을 잃은 엄마의 절절한 슬픔이 가슴으로 전해져서 내내 눈시울이 뜨거웠다.
입다로 말하자면,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사람이다. 사실 입다는 출신 성분이 불량한(?) 사람이었다. 입다의 어머니는 유흥업소에 근무하는 직업여성이었다. 길르앗의 총애를 받아서 입다를 낳기는 했지만 출신 신분으로 인해 입다의 성장기는 우울했다. 아버지를 아버지라고 부르지 못하고 형님을 형님이라고 부르지 못한 활빈당의 총수 홍길동을 방불케 하는 상황에서 성장했다. 어머니가 유흥업소 직업여성이라는 이유 때문에 배다른 형제들에게 갖은 수모와 박대를 받았을지 모르지만, 입다는 아버지 길르앗을 닮았는지 다른 자식들과 달리 총명하고 똑똑했다. 역사면 역사, 경제면 경제, 말씀이면 말씀. 한 가지를 가르치면 두 세 가지를 넘치도록 습득했다. 게다가 언변과 무예에 뛰어나 입다를 당할 자가 길르앗 지역에는 없었다. 성장하면 성장할수록 입다의 인물됨이 두드러지자 위기의식을 느낀 배다른 형제들이 입다를 내쫓아버렸다. 배다른 형제들을 피해 돕 땅이라는 곳으로 피신했는데 설움에 찌든 힘없고 빽 없는 사람들이 입다의 주변에 꾸역꾸역 몰려들었다. 현상적으로 보면 입다의 신세가 처량하지만 입다의 미래에 거침없이 하이킥은 이미 예정되어있는 것처럼 보인다. 당시 이스라엘을 지긋지긋하게 괴롭히는 적들의 공격이 시작되었다. 넘치는 시기심으로 다른 형제들이 입다를 내쫓았지만 입다만한 인물은 길르앗 땅에는 눈을 씻고 찾아봐도 없었다. 울며 겨자 먹기로 입다에게 찾아갔다. 그런데 입다는 더 이상 울며 내쫓김을 당하던 그 날의 입다가 아니었다. 입다를 만만하게 보고 적당히 구슬러서 암몬과 싸우게 하려고 했는데 어찌나 당당하고 야무지게 따지는지 길르앗의 실세들이 하나님 앞에서 입다에게 모든 힘과 권력을 넘기겠다고 맹세하고 나서야 겨우 암몬과의 전쟁에 나설 것을 허락했다. 열 입이 있어도 입다 앞에만 서면 더 이상 할 말이 없다. 어디 입다가 길르앗의 실세들에게만 그랬겠는가! 암몬과 전쟁을 하기 전에는 암몬에게 사신을 보내서 출애굽부터 광야의 여정 동안 하나님께서 이스라엘에게 허락하신 땅의 경계와 모압과 암몬 자손의 땅을 이스라엘이 차지하게 된 역사적인 배경, 그리고 이스라엘이 그 땅을 차지하고 산지가 300년이 넘었는데 갑자기 땅 주인이라고 내놓으라고 하는 이유가 있을 수 없다고 따지고 든다. 하여간 입다는 협상이면 협상, 협박이면 협박 말에 관해서 어느 누구도 반론을 제기 할 수 없는 사람이었다. 입다의 불행한 성장기가 오히려 입다를 강한 용사요 말씀에 해박한 사람으로 자라게 한 밑거름이 된 듯하다. 그러나 말로 안 되면 피를 봐야만 땅의 진정한 주인을 가려낼 수 있다. 입다의 비극적인 출생과 전혀 상관없이 여호와의 신이 입다를 강한 용사로 세웠다. 과거에 입다를 무시하고 내몰았던 사람들이 이제는 입다의 명령을 따르면서 마치 왕처럼 따른다. 여기에서 입다의 사적이 끝이 났다면 얼마나 좋았을까? 입다의 사소한 헛맹세가 입다의 입을 꼭 다물게 만들어버렸다. 거대한 거인이 허풍에 무참하게 무너져버렸다. “내가 암몬 자손에게서 평안히 돌아올 때에 누구든지 내 집 문에서 나와서 나를 영접하는 그는 여호와께 돌릴 것이니 내가 그를 번제로 드리겠나이다.” 갑자기 이런 허세를 왜 부렸을까? 이미 암몬과의 전쟁에서의 승리는 입다의 몫이었는데… ‘밀양’에서 여 주인공의 허풍이 그녀의 생명보다 더 귀한 아들을 날려버린 것처럼 입다의 헛맹세는 엄청난 파멸을 몰고 왔다. 암몬을 이긴 승리의 함성이 온 길르앗과 이스라엘을 진동했다. “승리! 승리! 입다 만세! 하나님의 사람 입다 만세!”지난날의 설움과 아픔이 승리의 나팔 소리와 함께 모두 날아가 버리고 불행 끝 행복 시작일 줄 알았는데,“딸아! 내 딸아! 나의 생명과 바꿀 수 없는 내 딸아!” 암몬과의 전쟁에서 승리하고 집에 돌아오는 아버지 입다를 춤추며 맞이한 사람은 입다의 외동딸이었다. 그 날에는 슬프게 곡하는 입다의 곡성이 암몬을 이기고 자유를 얻은 승리의 함성을 삼켜버렸다. 하지 않아도 될 맹세를 왜했을까? 사소한 허풍이 모든 것을 얻었지만 아무것도 얻은 것이 없게 만들어 버렸다. 그날에는 하나님도 입다도 입을 굳게 다물었다. 그리고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입다를 생각하면 나 역시 입을 다물게 된다. 시도 때도 없이 원망과 불평을 쏟아내면서 책임지지도 못할 헛소리를 떠들어댈 것이 아니라 차라리 마음속의 풍랑을 잠재우고 잠잠히 있는 것이 지혜로운 듯 하다. 하나님 앞에서 나도 입 다물다.
이은희 전도사의 ‘성경에서 만난 인물들’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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