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식이 블루스 , 삼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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삿 15 : 1-20
동해 선교를 다녀왔다. 비가 많이 와서 가가호호 다니면서 축호 전도하기에 좋은(?) 날씨였다. 비 때문에 댁에 계신 어르신들이 의외로 많았다. 축호 전도는 비를 타고 오기도 한다.
나와 전도 짝이 된 자매는 14층 복도식 아파트의 한 동을 맡았다. 아파트 문을 열게 하는 것은 비교적 쉬웠지만 마음의 문은 쉽게 열지 않았다. 한마디로 거절당하기 일쑤였다. 지치고 힘들어 거의 포기할 즈음에 마지막 심정으로 문을 두드린 집에서 의외의 반응이 있었다. “계세요?”
인기척이 없어서 막 돌아서려하는데 “있어요!”라고 절규하는 듯한 음성이 들렸다. 이게 웬일인가 싶어서 쟨 걸음으로 달려갔다. 어두운 안방에 팔에 깁스를 하신 깡마르신 할머니 한 분이 침대위에 앉아계셨다. 우리를 보자마자 머리부터 말끝까지 안 아픈 곳이 없다고 울음 섞인 목소리로 호소하셨다. 침대에서 떨어져서 팔이 부러졌는데 나이가 너무 많아서 수술이 안 되니까 부러진 팔이 붙을 때까지 기다리는 수밖에 없는데 굉장히 아프다고 하셨다. 함께 사는 큰 아들은 흑염소를 키우기 때문에 거의 산에서 살고, 며느리는 병으로 일찍 죽고, 손자 손녀들 역시 결혼해서 외지로 나가서, 병든 할머니만 아파트에 덩그러니 남겨져 살고 계셨다. 우리에게 왜 그렇게 놀랍도록 반응을 보였는지 알 것 같아서 마음이 너무 아팠다. 할머니를 가슴에 안고 정말 간절한 마음으로 하나님 아버지께 기도했다. 외로움은 죽음에 이르는 병이다. 외로움과 고립은 우리의 몸과 마음을 병들게 하는 지독한 질병이다.
삼손은 영웅이 되는 여러 조건을 두루 겸비한 사람이다. 태어날 때부터 예사롭지 않았다. 삼손은 인간적인 능력으로는 도저히 태어날 수 없는 상황에서 오직 신적인 능력으로 태어났다. 부모님이 아이를 낳을 수 없는 상황에서 태어났던 것이다. 어머니 뱃속에서부터 특별하게 구별된 사람이라는 하나님의 어명까지 듣고 태어났고 유별나게 성장했다. 삼손은 외모에서도 영웅다운 면모를 드러내기에 충분했다. 잘 생긴 외모에 건강한 근육질로 단련된 구릿빛 몸매는 이스라엘을 넘어 블레셋까지 이류(?) 열풍을 불게하기에 충분했다. 사실 삼손의 몸짓 하나하나가 매스컴의 집중 포화를 받은 것은 단지 외모와 몸매가 뛰어나서만은 아니었다. 삼손은 머리가 너무 좋았다. 이스라엘을 호시탐탐 노리는 블레셋을 잡으려고 삼손의 결혼식에 온 블레셋 하객들에게 수수께끼를 냈는데 일주일이 지나도록 그 문제를 풀지 못할 정도였다. 그 문제가 발단이 되어 삼손의 아내 되었던 블레셋 여인이 다른 남자에게 시집을 가게 되었고 화가 난 삼손이 블레셋을 때려잡은 일은 기상천외하다. 여우 삼백 마리를 붙잡아서 꼬리와 꼬리를 묶은 다음 꼬리 사이에 불을 붙여서 블레셋 사람의 곡식밭으로 몰고 가서 그 밭을 아주 쑥대밭을 만들어 버렸다. 사람들을 불러 모아서 때려잡은 것도 아니고 여우를 잡아다가 불을 놓을 아이디어를 어떻게 냈을까? 삼손은 외모와 능력, 지성 그리고 가문까지 두루 갖춘 초특급 엘리트였다. 이 정도면 삼손이 이스라엘을 새롭게 할 최고의 지도자의 자격을 충분히 갖춘 것이다.
그런데 내용을 보면 그렇지만은 않다. 시대를 구할 지도자로의 역량을 충분히 갖추긴 했지만 삼손은 언제나 2%가 부족하다. 이스라엘을 적국인 블레셋의 손에서 구하기는 하는데 삼손은 언제나 혼자이다. 더 기가 막힌 것은 삼손이 블레셋과 싸우려고 할 때 이스라엘이 도리어 화를 낸다. 괴롭힘을 당하기는 하지만 그런대로 살만 한데 긁어서 부스럼 만들지 말고 조용히 살자는 말인 것 같다. 심지어 삼손을 대강 묶어서 블레셋 사람들의 손에 넘기기까지 한다. 대적을 치기에 충분한 힘을 가진 삼손과 이스라엘이 힘을 합쳤더라면 얼마나 큰 부흥을 이루었을까? 삼손은 개인기는 뛰어났지만 누구랑 같이 하는 일은 못했다. 함께 싸워줄 사람도 무기도 없이 언제나 혼자 싸운다. 나귀의 새 턱뼈를 가지고 혼자서 일천 명을 죽였으니 힘이 장사 수준이 아니라 이건 완전히 괴력이다. 능력이 있다면 혼자서도 얼마든지 적들을 죽일 수는 있다. 그러나 전쟁의 포성이 끝난 후에 탈진해버린 삼손이 문제이다. 다행히도 하나님의 도움을 간절히 구하면서 위기를 모면하기도 하지만 외로움이 반복되면 마음에 큰 그늘이 생기는 법이다. 삼손은 외로움이 심하게 몰려올 때마다 반복적인 습관에 빠져들었다. 여자! 희한하게도 영웅이 외로움을 달래기위해서 사귄 여자들은 블레셋의 섹시한 미녀들이었다. 인간적인 외로움을 달래기 위해 신앙 공동체를 점점 떠나서 아예 블레셋의 품으로 가버린 삼손은 외로움 때문에 바닥을 드러낸 초라한 영웅이었다.
삼손을 따스하게 안아줄 벗 하나가 있었다면 영웅의 이야기가 어떻게 달라졌을까? 동해의 ‘있어요! 할머니’의 상처 난 가슴을 따스하게 안아줄 벗 하나가 있었다면 외로움으로 움푹 패인 삶의 그림자를 가릴 수 있었을지도 모른다. 지금도 “있어요!”, “있어요!”라는 그 때의 외침이 내 귓가에 들리는 듯 하다. 할머니 여기 있어요! 있어요!
이은희 전도사의 성경에서 만난 인물들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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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 댓글

  1. 고신대 기독교교육과 학생입니다. 이번에 기독교교육방법론에 교육 기자재를 제작하는데 이 자료를 좀 쓰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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