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저히 견딜 수 없는 고통 속에서도 일반인과는 다르게 반응하는 사람들이 있다. 당연히 버리거나 떠날 것이라는 예상을 뒤엎고 여전히 그 자리에 있는 사람들.

그들은 왜 그렇게 반응할까?
나는 그것이 궁금했다.

그래서 만난 사람들이 있는데 한 분은 세상을 떠나셨고, 한 분은 여전히 복음을 전하고 있다. 천정은 자매를 보면 부끄럽기도 하지만 정말 신기하다는 생각이 든다.

서울삼성병원 최병기 선생님도 말씀하셨지만, 자매는 살아있는 것 자체가 이상한 사람이기 때문이다. 그녀는 2020년 4월 현재 79차 항암을 마쳤다. 늘 죽음과 친구로 지내지만 어느 누구보다도 건강하게 살아가는 사람이다. 나는 그녀를 ‘마지막 노크를 하는 사람’이라고 부른다.

그녀는 죽음이 임박했다고 하는 암, 그것도 말기 암 환자다. 시한부 삶은 조용히 죽음을 기다리며 자신의 주변을 정리하는 기간이다. 그래서 누구는 병원에서 마지막을 보내고, 어떤 이들은 그들만의 방법으로 세상과 이별을 한다.

하지만 정은 자매는 다르다. 매일 전도를 한다. 자신과 같은 암 환우들을 찾아다니며 복음을 전한다. “저도 당신과 같은 암 환자인데 이렇게 다닙니다. 제가 전하는 복음을 들어주세요. 부활하신 예수님을 꼭 믿으셔야 합니다.”

가만히 보고 있으면 전혀 아픈 사람 같지 않다. 그냥 건강한 여성이 전도하고 있는 것 같다. 그런데 놀랍게도 그녀의 말을 듣는 사람들이 눈물을 흘린다. 나는 정은 자매와 함께 병원에 다니기도 했고, 함께 기도하기도 했으며, 실제로 그때 만난 이들 중 두 사람의 죽음을 보았다. 이들은 모두 신앙이 있는 사람으로서, 한때는 죽음을 앞두고 두려워했으나 모두 행복한 이별을 했다.

2012년 10월 27일, 초음파를 통해서 처음으로 정은 자매 몸의 암이 발견되었다. 그리고 2013년 4월 10일, 수술이 끝남과 동시에 암이 사라졌다고 했다. 그런데 2015년 12월에 다시 재발했다. 골반뼈, 척추뼈, 갈비뼈에서 암이 발견되었다.

천정은 자매를 만나 동행하는 동안 부활을 믿는 사람인 그녀와 같은 마음으로 신앙생활을 한다면 모든 것이 바뀔 것이라 믿어졌다. 정은 자매는 자신이 하나님에 대한 오해를 풀어주는 역할을 한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그녀는 병원에 가서 암 환우들을 만나 이야기를 나눠보면 예수님을 믿는 사람임에도 불구하고 힘든 일이 생길 때 ‘하나님은 뭐하시지?’, ‘왜 나에게 이러시지?’라는 의문에 하나님과의 관계 파괴가 일어나는 것을 자주 본다고 했다.

그러나 야고보서에 하나님은 시험을 받지도 아니하시고 시험을 하지도 아니하시는 분이라 했다. 그래서 자매는 하나님은 우리에게 나쁜 것을 주시는 분이 아님을 아는 것과 예수님 안에 있는 현실이 얼마나 안전한지 말해주고 싶어 했다.

예수님이 부활하셔서 정말 살아계신다는 것이 믿어지니까 안전함을 느꼈다는 고백과 더불어, 하나님께서 버리신 게 아니고 좋은 길로 인도하고 계신다는 사실을 알려줌으로써 죽음을 앞둔 사람들이 가지고 있는 하나님에 대한 오해를 바로잡아주었다.

정은 자매도 시한부 암으로 인해 두려움의 늪에 빠졌던 시절이 있었다. 그러던 중 두려움의 정체가 ‘불신’이란 사실을 알게 되었고, 자신의 믿음이 가짜였음을 인정했다. 그 후 어떤 상황이 오더라도 자신의 주인이 하나님이심을 믿고 나아갔는데, 그때부터 흔들림 없는 안정감이 찾아왔다고 했다.

그녀가 사람이 바뀌기 시작하는 때를 살펴보았는데, 마지막 생명이 끊어져가는 사람들 중에는 불신자도 있고, 교회에 다니지만 마지막에 복음을 잊은 사람도 많았다고 했다. 그때마다 위로해보기도 했고, 사랑의 힘으로 어떻게든 해보려 했지만 그들의 마음은 여전히 하나님으로부터 떠나 있었다.

그러던 어느 날 정은 자매는 자신의 힘과 노력을 빼고 오직 복음만 전했다. 깊은 이해 없이 하는 말이 그 사람을 화나게 만들 수 있었지만 복음 안에서 그녀의 말이 전해지면 정은 자매의 의도를 오해하는 사람들이 적었다. 심지어 고린도전서 15장 말씀만으로 영접시킨 사례도 있다고 한다.

예수님 안에서 무조건 안전하다. 항상 이게 제 담대함의 근원인 것 같아요. 사람들이 두려움에 함부로 지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사실은 두려움이 주님의 입장에서 봤을 땐 배신이거든요. 저는 그것이 하나의 배신 형태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내가 너를 지명하여 불렀고 네 구속의 근원이 될 것’이라고 하셨잖아요. ‘네가 내 것이니까 내가 보호할 거야. 안전히 보호할 거야’라고 하셨는데, ‘난 지금 무섭고 아프니까 당장 내가 원하는 대로 해결해주세요. 그래야 하나님이지…’라면서 너무 이기적인 마음으로 돌아가는 잘못된 과정을 끊어줘야겠다고 생각했어요.

그 두려움과 불평을 끊을 수 있는 길은 사람이 위로해줘서 되는 게 아니고, 이해해줘서 되는 것도 아니고 정확하게 복음 앞에 이 사람이 굴복했을 때 자연스럽게 일어나더라고요. 그래서 ‘복음을 전하러 가는 발걸음을 멈추면 안 되는구나’라고 생각했어요.”

위로나 이해가 아닌, 예수님께 굴복할때
두려움과 불평은 떠나갔다.

주님. 내 영혼을 받으시옵소서.
예수님께 굴복합니다.

천정은 자매가 예수님을 영접하던 날의 차림새는 딱 암 환자였다. 그런데 영접한 다음 날부터 과감하게 하이힐을 다시 신고 가발을 썼다.

두피가 너무 아파서 가발 쓰는 게 힘들었지만 ‘내 몸이 내 것이 아니다’라고 생각했기에 힘을 냈다. 그녀는 복음은 기쁜 소식이고, 그래서 기쁘게 전해야 하는데 아파서 힘없이 “예수님을 믿으세요”라고 하는 건 말이 안 된다고 생각했다.

그녀는 환자분들이 속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했다. “진짜 환자는 예수님을 모르는 사람들이지, 병이 나거나 몸이 아픈 사람이 환자가 아니에요. 세상의 감기도 불치병이고 암도 불치병인데 우리는 감기는 작은 병이고 암은 큰 병이라고 생각하지요. 이건 우리의 관점의 차이예요.”

우리가 고통 중에 있을 때 힘들어하는 것은 자연의 섭리지만, 예수님을 믿음으로 그 힘듦을 충분히 긍정과 희망으로 극복할 수 있지 않을까? 정은 자매는 누구나 힘들어하는 죽음의 끝에서 암과 싸우고 있지만, 마음으로 힘들어하지는 않는다. 부활을 믿기 때문이다. 사람의 의지가 믿음과 결부되었을 때 어떻게 되는지 정은 자매를 통해 알 수 있었다.

순교를 앞둔 이들이 눈앞에 놓인 죽음의 두려움과 공포를 이겨낼 수 있었던 가장 큰 동력은 ‘믿음’이었다. 더 정확하게 말하면 ‘부활의 믿음’이었다. 사도행전 1장 22절 말씀에 기록되었듯 제자들이 전한 예수의 부활을 믿는 믿음이었다.

† 말씀
항상 우리와 함께 다니던 사람 중에 하나를 세워 우리와 더불어 예수께서 부활하심을 증언할 사람이 되게 하여야 하리라 하거늘 – 사도행전 1장 22절

전제와 같이 내가 벌써 부어지고 나의 떠날 시각이 가까웠도다 나는 선한 싸움을 싸우고 나의 달려갈 길을 마치고 믿음을 지켰으니 이제 후로는 나를 위하여 의의 면류관이 예비되었으므로 주 곧 의로우신 재판장이 그 날에 내게 주실 것이며 내게만 아니라 주의 나타나심을 사모하는 모든 자에게도니라
– 디모데후서 4장 6-8절

† 기도
하나님, 주님 안에서 저는 안전합니다. 고통과 슬픔 안에서도 ‘왜 나에게 이러시지?’라는 의문 안에서도 하나님은 나쁜 것을 주시는 분이 아님을 고백합니다. 나의 두려움과 불평, 공포를   온전히 복음 안에서 끊어내게 하소서. 부활의 믿음을 바라보며 나아가게 하소서.

적용과 결단
천정은 자매의 삶에 찾아온 변화는 단순히 부활에 대한 지식 습득을 통한 것이 아닙니다. 계시적 빛이 마음과 생각에 비치어 영적인 세계가 새롭게 믿어지게 된 것이죠. 그 빛을 우리에게도 주시길 기도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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