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공에 맞아 눈이 아팠던 첫째 아이가 눈이 안 보이게 될까 봐 두렵다며 가정예배 시간에 기도제목을 내놓았다. 고(故) 강영우 박사님처럼 축구공으로 인해 갑자기 실명할까봐 미리 근심하는 형에게 둘째가 말을 꺼냈다.

“형, 걱정 마! 내 눈 떼어주면 되잖아.”

“그럼 너는 평생 이렇게 살아야 되는데 괜찮아?”

남편이 한쪽 눈을 감아 보이며 물었다.

“괜찮아요. 우리 형이잖아요.
그 정도는 각오 해야죠.”

실제 상황은 아니었지만 둘째의 담대한 발언에 모두 놀랐다.
“그래, 형제 사랑은 그런 거야. 진짜 멋지다.”

온 가족이 둘째를 마음껏 칭찬해주었다. 그런데 그 다음 말이 이랬다. “형, 내가 형에게 눈을 떼어주면 형이 내가 되고 내가 형이 되는 거네.”

서로 티격태격하며 다투기도 하지만 서로를 향한 형제 사랑이 가득하다. 동생의 말에 큰아이도 깊은 감동을 받은 눈치였다. 희생 없이는 서로 안에 거할 수 없다. 예수님의 희생의 대가로 예수님이 우리 안에, 우리가 예수님 안에 거하게 된 것처럼 말이다.

주 안에서 즐겨 바보 되고 주 위하여 기뻐 손해 보라.”

여운학 장로님이 고(故) 장기려 박사님의 인생훈에 매료되어 장로님의 뜻을 첨언해 삼으신 가훈이다. 존경하는 분들의 인생훈과 가훈이 이 시대를 살아가는 아이들에게 꼭 필요한 말씀이기에, 아이들에게도 자주 인용하곤 한다.

믿지 않는 분을 통해 우리 가정이 부자는 아니지만 부자보다 행복하게 보인다는 말을 들었다. 난 그 말이 참 좋았다. 풍족하진 않지만 부족하지 않은 삶을 살게 해주시는 주님의 은혜를 경험하며 살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 가정에 사랑을 흘려보내주시는 분들도 대부분 자신의 삶에 감사하며 작은 것을 나누는 분들이다. 가난한 사역자들끼리 만나기라도 하면 서로 없는 가운데 하나라도 더 챙겨주려고 애쓴다.

서로의 사정을 누구보다 잘 알기에 더 챙겨주려는 쪽과 받아가지 않으려는 쪽의 흐뭇한 실랑이가 벌어지기도 하지만, 초대교회 사람들처럼 한마음과 한뜻이 되어 모든 물건을 서로 나눠쓰고 자기 재물을 조금도 자기 것이라 여기지 않는 진실한 모습이 좋았다. 아이들도 그런 모습을 보며 감동이 되었는지 으레 나눌 것들을 더 챙기는 모습을 보였다.

아이들에게 어렸을 때부터 나눌수록 풍성해지고 풍요로워지는 천국의 법칙에 대해 가르쳤다. 이 세상의 모든 것이 주님의 것이기에 주님을 위해, 이웃을 위해 나누고 도와주는 삶을 주님이 기뻐하신다는 것을 가르쳐야 한다. 우리에게 풍성하게 채워주시는 것들로 호의호식하지 않고 오히려 나누고 베풀며 필요한 곳에 흘려보낼 수 있도록 말이다.
하나님께서 부족한 형편을 아시고 도움의 손길들을 붙여주시는데, 특히 아이들이 홈스쿨링을 하다 보니 사랑과 섬김으로 재능기부를 해주시는 분들이 있다. 나는 아이들에게 늘 말한다.

섬김을 받는 이유는 더 많은 사람을 섬기기 위함이라고. 섬겨주시는 분들이 시간이 남거나 물질이 풍요하거나 할 일이 없어서 섬기는 게 아니라 그들도 그리스도의 값없는 사랑의 빚을 또 다른 통로로 갚기 위해 기뻐 손해 보는 일을 하는 거라고 말이다.

사람은 너무도 쉽게 과정을 망각한다. 과정을 잊고 결과에만 모든 공을 돌릴 때 과정을 거치면서 누렸던 고마움은 생각하지 못하게 된다. 지금의 나는 누군가의 사랑과 헌신이 빚은 결과물인 것을 잊어서는 안 된다.

나를 위해 헌신한 수많은 분들의 존재를 폄하하지 않기 위해서 나 역시 주 안에서 즐겨 바보 되고 주 위하여 기뻐 손해 보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

그러므로 무엇이든지 남에게 대접을 받고자 하는 대로 너희도 남을 대접하라 이것이 율법이요 선지자니라 – 마 7:12

요즘 아이들의 문제는 손해 보는 기쁨을 상실한 것이다. 아이들에게 빵을 나누면 더 많은 빵이 채워질 것이라는 말은 하지 말자. 손해를 반드시 보상으로 채우려는 욕망을 키워줄 뿐이다.

하나님을 준 만큼 돌려주시는 분으로만 가르치지 말아야 한다. 나눈 만큼 불편해지는 것도 하나님의 방법이다.

채워지지 않을 것 같으면 도우려 하지 않는 이기심으로 가득 차 있는 세상의 방법을 따르지 않고 영육 간에 남을 돕고 남을 행복하게 해주기를 원하는 이타적인 아이로 키우자. 우리 가정도 넉넉해서 나눌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상황과 형편을 보면 할 수 없지만 부어주시는 마음에 순종하며 나아갔을 때 여전히 움직이고 계신 분은 하나님이셨다. 분명 잔고가 없는 통장에서도 매달 각종 선교 후원금은 빠져나간다. 쓸 것이 있고 나눌 것이 있고 베풀 것이 있고 선교할 것이 있게 해달라는 작은 기도의 응답이다.

소유한 것이 없는 아이들에겐 자신에게 있는 것들로 나눔을 가르치자. 셋째와 막내는 오랜 기간 기른 머리를 생일날 잘라 소아암 친구들에게 기부하는 것으로 나눔을 실천했다.

큰아이와 둘째는 베이비시터를 자청해 도움이 필요한 곳에서 아기를 돌봤고, 보육원 아이들의 일일 돌보미가 되기도 했으며, 같은 동에 살았던 장군이네 집에 폐지를 챙겨다 드리는 일과 연탄 나눔을 통해 도움이 필요한 곳에서 몸으로 나눔을 실천했다. 나눔도 습관이다.

우리 가정에서는 끼니마다 식사 기도하는 사람이 식탁 위 저금통에 100원씩 넣는다. 우리의 배만 채우는 것이 아니라 도움이 필요한 누군가에게 예수님의 사랑을 흘려보내는 것을 실천하기 위해서다. 거창하고 대단한 것으로 나누려고 하지 말자. 받은 은혜 가운데 조금씩만 덜어내면 된다. 아이들과 함께 주어진 자리에서 나눔을 실천하는 가정이 되자.

† 말씀 
너희 안에서 착한 일을 시작하신 이가 그리스도 예수의 날까지 이루실 줄을 우리는 확신하노라
– 빌립보서 1장 6절

선을 행하고 선한 사업을 많이 하고 나누어 주기를 좋아하며 너그러운 자가 되게 하라
– 디모데전서 6장 18절

오직 선을 행함과 서로 나누어 주기를 잊지 말라 하나님은 이같은 제사를 기뻐하시느니라
– 히브리서 13장 16절

† 기도
하나님, 주신 것을 주님을 위해, 이웃을 위해 나누고 도와주는 삶을 살게 하소서. 나 혼자 호의호식하지 않고 나만을 위해 사용하는 것이 아니라 필요한 곳에 흘려보내는 자가 되게 하소서. 주 안에서 즐겨 바보 되고, 주 위하여 기뻐 손해 보는 사람이 되게 하소서.

적용과 결단
주위를 돌아보면 소외되고 굶주리며 아파하는 영혼들이 많습니다. 누군가를 섬기는 일은 힘들기도 하지만 돌아보면 감사로 남습니다. 가정에서 부모님과, 자녀들과 있는 자리에서 우리가 할 수 있는 작은 나눔을 생각해보고 실천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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