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님은 우리에게 결코 나쁜 것을 주시지 않는다. 나는 처음에 하나님이 나를 정신 차리게 하시려고 암을 주신 줄 알았다. 그러나 암은 결코 하나님이 주신 게 아니었다. 내 죄된 습관으로 생긴 질병이었다.

하지만 암이 없었다면, 내가 죽기까지 예수님을 내 주인으로 고백할 가망이 없었을 것이다. 그래서 암은 선물이었다. 일 년 반 만에 재발했을 때, 나는 알았다.

‘이번에는 진짜 선물이구나.’

하지만 첫 발병부터 재발까지 칠 년이 넘도록 나는 호락호락하지 않은 싸움을 이어왔다. 항호르몬과 방사선, 항암치료를 끊임없이 받으며 약이 바뀔 때마다 다른 사람이 겪지도 않는 부작용을 몇 배로 고통스럽게 겪어냈다.

그런데 놀랍게도 모든 부작용이 1,2차까지만 지속되고, 3차부터는 뚝 그쳤다. 투병을 하면서도 하루도 빠짐없이 새벽을 기도로 깨우고, 영혼 구원에 힘쓰며 기를 쓰고 예배에 참석했다. 주님은 그런 나를 예쁘게 보셨는지 하늘 소망이 없는 환자들을 맡겨주셨다. 성령님은 내 안에 한 영혼 한 영혼을 향한 사랑을 강권적으로 부어주셨다.

하나님이 인도하신 모든 자리에서 나는 놀라운 성령의 역사를 경험했다. 언제나 나와 함께하시는 주님을 느낄 수 있었다. 항암 부작용은 힘들다. 그런데 그것이 얼마나 힘든지 내가 겪어야 다른 환자들을 더 깊이 이해하고 전도할 수 있었다. 그래서 어느새 피하기보다 겪고 싶은 것으로 바뀌어 갔다.

주님의 뜻을 이루어드리기 위해 덤으로 주어진 시간 동안 암 환자를 만나는 일은 나의 유일한 소명이자 값없이 부어지는 은혜이다.

주님은 항상 나와 함께하셨다. 통증이 시작되어도 몇 분 만에 거두어가셨다. 밤새 통증이 가시지 않을 때면 나는 새벽기도 시간까지 기다리다가 중보를 요청했다. 그러면 통증이 금방 사라졌다. 통증은 밤늦게 혹은 암 환자에게 하나님을 전하러 가는 길에 찾아왔다.

어느 날 밤, 통증 때문에 또다시 뜬눈으로 기도하다가 문득 의문이 생겼다. ‘왜 꼭 통증은 도움을 받을 수 없는 시간이나 영혼을 만나러 갈 때 오는 걸까? 혹시 악한 영이 손을 쓰는 건가?’

처음 주님을 만나고 부작용으로 잠 못 이루던 내게 숙면을 허락하신 하나님을 떠올리며 의문스러웠고 죽어가는 암 환자를 만나러 가는 병실에서 항상 기다리던 영적 존재들과의 싸움이 떠올랐다.

‘통증은 암에서 비롯되는 것이지만 암 때문에 당연히 아플 거라고 내가 속는 것은 아닐까? 내게 두려움을 심고 예수님을 보지 못하게 하려는 악한 영의 방해가 아닐까?’

주님께 도와달라고 기도하고 허공에 외쳤다.

“나사렛 예수의 이름으로 명하노니 통증을 주는 악한 영들은 당장 떠나갈지어다! 너희들 내 가슴 한번 들여다봐. 누가 보이니? 예수님이야! 이천 년 전 예수님의 피 한 방울에 너희들이 싹 다 망한 걸 내가 모를 것 같아? 그리고 내가 예수님을 입술로만 믿는다고 하는 것 같아? 내 가슴 안쪽 똑바로 다시 확인하고 무서운 줄 알면 눈썹 휘날리게 빨리 도망가!!”

악한 영을 향해 호통을 치니, 그 순간 머리끝에서부터 발끝까지 뭔가가 쑥 나가는 기분이 들며 모든 통증이 사라졌다. ‘그래, 이놈이었네. 그럼 싸울 만하네.’

그날 이후로도 내가 지치기를 바라고 계속 찾아오던 놈들은 한참을 더 공격하다가 암이 더 커졌다는 병원의 진단에도 불구하고 어느 날부턴가 찾아오지 않았다. 그렇게 일 년여의 싸움이 완전히 끝났다. 이 순간의 깨달음으로 말기암 환자들에게 예수님의 주 되심에 대해 더욱 전해서 끔찍한 통증에 대한 오해를 반드시 풀어줘야 했다.
상황을 뛰어넘는 평강은 내 몸의 부활이 분명한 사실이라는 데서 온다. 지금까지 시한부 선고 세 번에 죽을 고비를 네 번 정도 넘겼다. 죽음 앞에 서는 긴박한 순간마다 벌벌 떨기보다 예수님을 만날 준비에 마음을 집중할 수 있었던 유일한 이유는 죽음 뒤에 약속된 부활이 기다리고 있기 때문이다.

사람의 생각으로는 불가능한 일을 주님은 행하신다. 삶에서 주님이 이루신 일들을 목격하며 내 좁은 사고의 틀이 깨졌다. 삶의 전 영역에서 습관처럼 행하고 당연하게 여기던 모든 틀을 완전히 무너뜨려야 함을 깨달았다.

암 환자가 이래도 되나 싶을 정도로 무리한 일정을 강행하는데도 에너지가 더욱 넘치는 걸 경험한다. 온종일 환자를 만나러 다니고, 밤새 말씀으로 교제해도 끄떡없이 다음 날 새벽기도로 하루를 시작하고 빡빡한 일정을 감당한다. 반면 쉬는 날은 밀린 잠을 몰아서 잔다.

몸 상태와 상관없이 복음을 전하는 일이 힘든 순간도 있었지만, 지금은 익숙하다. 쉬고 싶을 때 쉬어도 주님이 기뻐하시겠지만 내 몸이 주님의 것이니 오늘 하루 주님이 원하시는 일을 해드리고 싶다고 기도하고 움직인다. 그러면 놀랍게도 최상의 몸 상태로 돌아온다. 몸을 버리는 선택이 결국 내 몸을 살리는 결과를 낳는다.

내가 살아가는 이유는 오직 주를 위해서다. 주님이 허락하신 이 자리에서 복음을 전하고, 내 뜻이 아닌 오직 주님의 뜻이 이루어지기를 기도하며 나아간다. 이 소망의 삶을 마지막 한 호흡이 다할 때까지 놓지 않기를 간절히 바란다.

항상 우리와 함께 다니던 사람 중에 하나를 세워 우리와 더불어 예수께서 부활하심을 증언할 사람이 되게 하여야 하리라 – 행 1:22

† 말씀
내가 달려갈 길과 주 예수께 받은 사명 곧 하나님의 은혜의 복음을 증언하는 일을 마치려 함에는 나의 생명조차 조금도 귀한 것으로 여기지 아니하노라
– 사도행전 20장 24절

우리가 살아도 주를 위하여 살고 죽어도 주를 위하여 죽나니 그러므로 사나 죽으나 우리가 주의 것이로다 이를 위하여 그리스도께서 죽었다가 다시 살아나셨으니 곧 죽은 자와 산 자의 주가 되려 하심이라
– 로마서 14장 8, 9절

† 기도
죄중에 있던 저를 살리시기 위해 택하여 주시고 주님의 자녀로 살아가게 하심에 감사드립니다. 주님을 위해 살아가게 하시고 주신 사명을 잘 감당하게 하옵소서.

† 적용과 결단
오늘 하루도 당신을 향하신 주님의 뜻을 이루어 드리기 위해 기도하며 나아가는 하루가되기를 결단해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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