볕이 좋은 어느 날 교회 인근 논길을 걸으며 산책하고 있었는데 문득 내 모습에 자꾸 웃음이 났다. 내 생각대로 내 뜻대로 된 것이 하나도 없는 듯 보였다.

‘어쩌다 내가 경상도에서 살고 있지?’

나는 평생 충청도에서 살면서 이 낯선 경상도에서 살게 될 것이라는 생각은 단 한 번도 해본 적이 없다. 그런데 벌써 경상도에 내려와 산 지 16년이 넘었다. 이미 경상도는 내가 내 인생에서 가장 오래 산 곳이 되었다.

‘내가 시골 마을에 살고 있다니….’

영국 런던, 일본 오사카, 그리고 서울에서 공부하고 살던 내가 이 시골 마을에 살며 이 한적한 삶이 익숙해진 것이 너무 낯설고 웃음이 났다. 도시의 화려함과 편리함이 익숙했던 나는 이제는 서울에 가면 오히려 차가 가득해 막히는 도로와 오염된 공기, 복잡함과 여유 없음에 가슴이 답답해진다.

‘내가 목사가 되다니….’

죽어도 목사는 되기 싫었던 내가, 그래서 그렇게 도망치며 요나처럼 살았던 내가 이렇게 목회하며 목사님이라 불릴 때마다 아직도 신기하기만 하다.

‘내가 순복음교단 목사가 되다니….’

감리교단 목사이신 아버지 밑에서 감리교단만 섬기던 내가 하루도 다녀본 적이 없는 순복음교단의 목사가 되어 사역하는 것도 참 기적 같은 일이다.

‘어쩌다가 내가 부흥사가 되어 이렇게 하루도 쉼 없이 바쁘게 전국을 누비게 되었지?’

나는 조용히 책 읽고 사색하는 것을 좋아하고 사람 만나는 것을 그리 좋아하지 않는 편이다. 개인적으로 부흥회를 별로 좋아하지 않으며 아버지 목회 현장에서도 부흥회를 경험한 적이 별로 없다. 그래서 정작 우리 교회에서는 부흥회 경험이 거의 없다. 그런 내가 부흥사가 되어 전국을 넘어 세계 각국을 누비며 말씀 사역, 부흥회 사역을 하면서 살아가는 것이 신기할 뿐이다.

‘내가 부산 여자랑, 그것도 선을 봐서 결혼하다니?’

매 주일 오후, 주일예배를 마치고 집회를 떠나서 토요일이 되어 집에 돌아오면 내 집인데도 낯설 때가 많다. 분명 내 집인데 들어가 보면 부산 여자 한 명과 울산 아이 세 명이 모여 경상도 사투리로 시끌벅적 대화 중이다. 우리 집에서 경상도 사투리를 나만 못 쓴다.

정말 내 뜻대로 내 생각대로 된 것이 아무것도 없었다. 한참을 내 삶을 돌아보며 웃음 짓는데 어느새 그 웃음이 눈물로 바뀌고 있었다.

내 생각대로 된 것이 정말 하나도 없네…. 그래서 참 감사하다! 그래서 참 행복하다!’

루시 모드 몽고메리의 소설 《빨간 머리 앤》에서 앤이 이런 말을 한다.

내 뜻대로 되지 않는다는 건 참 멋진 일이에요 왜냐하면 내가 생각하지도 못했던 일들이 일어나곤 하거든요.”

맞는 말이다. 때로 내 생각이 무너지고 내 계획이 틀어지지만 내 수준을 뛰어넘는, 기대 이상의, 아니 기대조차 할 수 없었던 회복과 성취가 이루어지는 하나님의 멋진 일들이 얼마나 많은가?

우리는 내 생각대로 내 계획대로 되는 것이 축복이고 은혜라고 생각한다. 그런데 만약 내 뜻과 계획대로 다 됐다면 내가 지금 어떤 모습으로 살고 있었을까? 그냥 어느 대기업의 부장쯤 되어 있었을 테고, 사람들도 나도 그것이 내 인생의 가장 큰 축복이라고 믿으며, 아니 착각하며 살고 있었을 것이다. 지금 하나님께서 내게 주신 기쁨과 행복, 풍성함과 존귀함에는 비교도 될 수 없는 것들을….

그날 나는 내 인생을 되돌아보다가 가슴을 쓸어내리며 고백했다. 그때 내 계획과 내 뜻이 이루어지지 않아서 오히려 놀라운 하나님의 역사와 축복을 경험하게 되었으니 정말 내 생각대로 되지 않는 건 참 멋진 일이라고.

 † 말씀
주는 나의 하나님이시니 나를 가르쳐 주의 뜻을 행하게 하소서 주의 영은 선하시니 나를 공평한 땅에 인도하소서
– 시편 143편 10절

여호와께서 사람의 걸음을 정하시고 그의 길을 기뻐하시나니
– 시편 37편 23절

너는 범사에 그를 인정하라 그리하면 네 길을 지도하시리라
– 잠언 3장 6절

† 기도
하나님, 지금까지 지내온 시간을 돌아보면 정말 제 생각대로 된 것이 없습니다. 그래서 감사합니다. 내가 생각지도 못했던 길들로 인도해 주셨고, 그것으로 인한 감사가 끊이지 않습니다. 항상 더 좋은 것으로 채워주셨습니다. 저도 고백합니다. 내 생각대로 되지 않는 건 참 멋진 일이라고요.

적용과 결단
우리는 생각하고 계획합니다. ‘이렇게 이렇게 해야지…’ 그러나 돌아보면 생각지도 못한 길로 인도함 받은 것이 훨씬 많음을 깨닫습니다. 우리가 계획할지라도 인도하시는 분은 하나님 아버지이심을 고백합시다. 그리고 앞으로도 우리의 길을 인도하실 주님을 기대하며 찬양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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