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12월에 중국 우한에서 처음 발생한 호흡기 감염질환인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이하 코로나19)가 세계적인 전염을 보이고 있습니다.

처음 몇 달만 해도 사람들은 극심한 공포를 느끼면서도 곧 멈출 거라는 기대감으로 버텼지요. 그래서 최소한의 일상만 유지하고 외부활동을 자제했어요. 마스크가 무엇보다 중요한 생활필수품이 되었고 진료실의 모습도 변했습니다. 표정을 살피는 게 중요한 스트레스 클리닉인데 서로 마스크를 끼고 이야기를 나누어야 했지요.

하지만 유행이 장기화되자 모두 지쳤습니다. 심각한 전염병으로 인한 재난에 여전히 두려움을 느끼면서도 몸과 마음이 지치고 무력해져 개인위생을 지키는 것 또한 느슨해지기도 했지요.

신앙인들에게 코로나19는 더욱 견디기 힘든 재난이었습니다. 예배를 드리는 게 어려워지면서 영성의 건강이 흔들릴 뿐 아니라 사회적인 지지환경의 기반을 교회 공동체에 두고 있던 성도들의 사회 환경적 건강도 약해졌지요.

폐업이나 실직으로 경제적인 어려움도 점점 커졌어요. 신앙인도 코로나19로 인한 재정의 어려움을 피하기 힘들었지요. 교회도 예외는 아니었어요. 특히 작은 교회들은 문을 닫을 위기에 봉착했고 실제로 문을 닫은 교회도 생겼지요.

하나님, 왜 이런 고통을 허락하십니까?’

이럴 때 우리는 하나님께 원망인지 질문인지 알 수 없는 기도를 드리기도 해요. 이 재난으로 직접적인 고통을 당한 사람들은 물론이고 우리 모두가 전염병 피해를 입었습니다. 모두의 일상이 크게 변했고 원치 않는 변화에 적응해야 했지요. 이런 상태가 언제 끝날지조차 알 수 없어 답답한 상황입니다.

이 재난이 종식된 이후에 잃은 것들에 대한 상실감과 분노에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 달라진 삶에 어떻게 새로이 적응하고 회복해야 하는지도 막막하고요. 이처럼 심각한 재난 가운데서 어떻게 우리의 몸과 마음의 건강을 지킬 수 있는지 알아볼게요.

 : 솔직하게 마음 아파하기

재난의 상황에서도 마음 아파하지 않는 게 신앙이라 생각하는 사람이 있을 수 있어요. 어떤 아이가 넘어져 멍이 들 정도로 다쳤다고 생각해볼게요. 물론 똑같이 다쳐도 크게 힘들어하지 않고 훌훌 털고 일어나는 아이도 있겠지요. 하지만 대부분은 무척 아파하고 속상해할 거예요.

이때 부모에게 뛰어가 울면 자기를 안아주고 토닥여줄 걸 아는 아이는 속상함을 잘 표현해요. 반면에 부모에게 달려가도 이까짓 일로 왜 우냐며 혼날 걸 아는 아이, 속상한 마음을 표현하는 게 좋지 않다고 배운 아이는 울음을 참겠지요. 어떤 아이가 마음이 건강할까요? 당연히 전자입니다.

우리는 그 어떤 정체성보다 하나님의 자녀로서의 정체성을 가졌어요. 저는 하나님 안에서 솔직하게 마음 아파하는 신앙인이 건강한 하나님의 자녀라고 생각해요. 하나님이 우리의 아버지 되심을 인정하고 그 품 안에 머물러있으면, 그분은 우리의 작은 신음에도 응답하실 참 부모이시기 때문입니다.

: 하나님의 주권 인정하기
이럴 때 우리는 자꾸 묻고 싶어집니다.

‘하나님, 대체 왜 이런 일이 생겼나요?’

하지만 하나님의 주권은 우리가 이해할 영역이 아니라 인정할 영역입니다. 신앙의 영역이지요. 그래서 내 힘으로 어찌할 수 없는 걸 해결하려고 하는 것 또한 하나님의 주권을 온전히 인정하지 않는 것일 수 있어요.

: 오늘 내가 할 수 있는 일 하기
어쩔 수 없는 일에 지나치게 매이는 건 오늘 내가 할 수 있는 일조차 할 수 없게 만들 뿐이에요. 우리가 어쩔 수 있는 일은 생각보다 많지 않아요. 외부 환경의 어려움이 커지면 커질수록 우리가 할 일은 줄어들 수밖에 없지요. 하지만 하나님께서는 그 작은 일을 하는 우리의 중심이 중요하다고 하십니다.

내게 중요한 가치가 ‘복음’이라면 코로나로 인해 사람을 만나서 적극적으로 전도를 하진 못해도 힘이 되는 문자로 마음을 전할 수는 있어요. 내게 중요한 가치가 ‘섬김’이라면 교회에서 교사로 봉사하지는 못해도 방역을 도울 수는 있어요.

무엇보다 건강을 지키기 위해 오늘 내가 할 수 있는 일에 적극적 태도를 갖는 게 중요합니다. 하루하루 지치고 지겨워도 기본적인 전염병 예방 수칙을 잘 지키는 게 바로 내가 할 수 있는 일이지요. 이와 반대로 어쩔 수 없는 일에 마음과 에너지를 쓰며 오늘 내가 할 일을 하지 않는 건 하나님이 주신 달란트를 땅에 감추는 것과 같습니다.

: 전문가의 도움 받기

도움을 받을 수 있는 용기가 있는 사람은 지혜로운 사람입니다. 재난의 시기에 특별한 어려움을 경험하고 있다면 도움 받을 방법을 적극적으로 찾는 게 좋아요. 어려움은 내어놓아야 줄어들기 때문이지요.

눈에 보이는 도움을 얻을 수 있는 상황이 아니라면 믿을 만한 사람에게 마음을 나누고 힘과 위로를 얻는 것도 좋은 자원이 될 수 있어요. 정서적인 어려움이 생활에 지장을 줄 정도라면 전문가의 도움을 받는 게 좋습니다.

여전히 코로나가 지속되고 있는 혼돈의 시기입니다. 내가 겪는 재난이 무엇인지, 이것이 내게 남긴 어려움이 무엇인지 명확히 보이지 않지요. 오히려 유행이 지속되는 시점에는 심리적인 문제가 잘 드러나지 않을 수 있습니다.

이 재난의 유행이 그치면 사람들은 아마 허망한 마음과 상실감에 더욱 괴로워할 거예요. 그때도 우리는 하나님을 떠나지 않고 그분의 품 안에서 위로를 경험하며 우리가 할 수 있는 작은 일을 해야 해요.

오늘도 이 어려움 중에 하나님의 도우심을 구하며 기도합니다. 두려운 전염병 앞에서도 어려운 이들을 직접 치료하고 돕는 모든 분에게 깊은 존경을 표합니다.

-사랑하는 내 딸, 애썼다, 한혜성

† 말씀 
두려워하지 말라 내가 너와 함께 함이라 놀라지 말라 나는 네 하나님이 됨이라 내가 너를 굳세게 하리라 참으로 너를 도와 주리라 참으로 나의 의로운 오른손으로 너를 붙들리라
– 이사야 41장 10절

내 속에 근심이 많을 때에 주의 위안이 내 영혼을 즐겁게 하시나이다
– 시편 94편 19절

† 기도
하나님, 코로나라는 전염병의 유행하는 속에 몸도 마음도 상황도 어렵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힘듦과 아픔 속에서도 참 부모이신 주님을 바라보며 나아갑니다. 참된 위로와 은혜를 허락하시고 작은 일에도 최선을 다하는 자가 되게 하소서. 늘 감사가 끊이지 않게 하소서.

적용과 결단
계속되는 코로나19로 모두가 힘든 요즘입니다. 이 상황 속에, 앞으로 변해갈 날들 속에 걱정과 어려움이 있습니다. 그러나 그럼에도 하나님의 도움을 구하며 그분으로 인해 위로받는 우리가 되길 기도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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