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의 사랑을 독차지하며 형들의 행실을 고자질했던 요셉은 ‘아버지’라는 든든한 배경이 있어 나댈 수 있었다. 그는 아버지가 입혀준 알록달록한 채색옷을 팔랑거리며 돌아다녔다. 형들은 그 채색옷이 아버지의 사랑과 권위로 수놓아진 것임을 알았다. 열한 번째 까마득하게 어린 동생에게 장자의 권한이 주어질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형들은 멀리서 오는 채색옷만 보아도 부아가 치밀었다.

요셉의 채색옷은 그에게 특권의식을 입혔고, 형들을 고자질하는 성숙하지 못한 자유를 누리게 했다. 거기다가 부모와 형들보다 높아지는 꿈까지 꾸었다며 떠벌리고 다니니, 형들에게는 눈엣가시였다. 형들은 요셉의 채색옷을 찢어버리고 싶었다. 그러나 요셉에게는 아버지 야곱이 버티고 있었다.

드디어 기회가 왔다. 아버지의 시야를 멀리 벗어난 곳에서 요셉을 만난 형들은 그 채색옷을 갈기갈기 찢어버리고 그를 웅덩이에 던져넣었다. 입고 있던 채색옷이 찢기자 아버지의 보호와 권세가 그를 떠났다. 그는 옷이 벗겨진 채 구덩이에 빠진 불쌍한 아이일 뿐이었다. 요셉은 성장통을 톡톡히 치르고 있었다.

형들은 요셉의 채색옷에 죽은 짐승의 피를 묻혀 아버지 앞에 가져갔다. 아버지에 대한 잔인한 복수였다. 그리고 요셉은 형들에 의해 애굽의 종으로 팔렸다.

우리가 그토록 원하는 아버지가 입혀주는 채색옷…

그 미련의 농도가 좀 줄어들어도 좋으련만. 아니면 우리는 알몸으로 웅덩이에 빠질 수도 있다.

인간이 비울 때 하나님은 채울 준비를 하고 계신다. 하나님께서 일하실 공간을 만들어드려야 한다. 혈육이 입힌 채색옷이 찢겨질 때 ‘나’를 뛰어넘게 된다. 내 속에 버팀줄로 자리 잡고 있던 친척, 아비 집을 떠날 때 내 영혼은 비어진 공간을 주께 내어드릴 수 있다.

요셉은 두 번이나 옷 때문에 낭패를 본 사람이다. 두 번째 옷은 그에게 보디발이 입힌 옷이다.

동침하자고 요셉의 옷자락을 잡아끄는 보디발 아내의 손에 그 옷을 버려두고 나온 것이 문제가 되었다. 그 옷은 파렴치한 성추행범의 증거물로 둔갑했다. 그 옷을 버리지 않았다면 그는 보디발 아내의 치마폭에서 많은 것을 누리며 살 수 있었을지 모른다. 그러나 요셉에게는 채색옷에 대한 미련이 이미 없었다. 그는 과감히 보디발이 입힌 옷까지 버렸다.

버려야 채울 수 있다는 원리를 알고 있었던 그는 하나님이 입히실 옷을 꿈꾸며 사는 자가 되어 있었다. 결국 그는 금 사슬을 목에 걸고, 왕이 내린 왕의 인장 반지를 끼고, 세마포옷을 입게 되었다.

그는 하나님이 들어 쓰신 지저스 스푼이었다. 세상의 것으로 가득 찬 나를 버리는 혹독한 과정을 거치는 13년간의 훈련으로 새로운 나를 살게 된 사람이었다.

아버지가 입힌 옷이 살붙이가 찢기듯 찢겨지고, 형제들이 밀어 넣은 구덩이의 상처를 안고 종살이를 하고, 성범죄자로 옥살이까지 한 그의 삶을 ‘범사에 형통한 삶’(창 39:3)이라고 했으니 아이러니하다.

그러나 그것이 더 좋은 것으로 채우시기 위한 하나님의 비우심의 비밀인 것을 지저스 스푼은 안다.

-지저스 스푼, 오인숙

† 말씀
그리하면 여호와 그가 네 앞에서 가시며 너와 함께 하사 너를 떠나지 아니하시며 버리지 아니하시리니 너는 두려워하지 말라 놀라지 말라
– 신명기 31장 8절

네 길을 여호와께 맡기라 그를 의지하면 그가 이루시고
– 시편 37장 5절

이 세상이나 세상에 있는 것들을 사랑하지 말라 누구든지 세상을 사랑하면 아버지의 사랑이 그 안에 있지 아니하니
– 요한일서 2장 15절

† 기도
하나님, 제 안의 많은 미련들이 계속해서 가득 채우려 합니다. 그러나 비워야 주님이 채울 준비를 하시는데요… 하나님이 일하실 공간이 없는 제 안을 비우겠습니다. 잡고자 하는 버팀줄을 끊어버리고, 그 비어진 공간을 주께 내어드리겠습니다. 제 안에서 일하시고 주님으로만 가득하여 주십시오.

적용과 결단
지저스 스푼의 출발은 나를 비움에서부터 시작됩니다. 그러기에 버리기 아까운 것들과 결별할 수 있는 결단이 필요합니다. 오늘 내가 주님 앞에 비워내야 할 것은 무엇인지 생각해봅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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