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계속 요리조리 피하자 그들은 약이 올랐는지, 갑자기 질문을 바꿨다. “Is Jesus God?(예수가 하나님이냐?)”

이제는 더 이상 피할 수 없는 시간이 온 것이다. 이 질문에는 오직 ‘Yes or No’, “그렇다”, 혹은 “아니다”라는 대답만 할 수 있었다. 그때 ‘이 질문에 대한 대답이야말로 나의 신앙고백이 아닌가!’라는 생각이 들었고 나는 낮고 진지한 목소리로 대답했다.

“Yes. Jesus is God(그렇다. 예수님은 하나님이시다)”

내 대답이 끝나자마자 그는 엄청난 힘으로 날 밀치며 폭력을 행사했다. 나는 그를 진정시켜보려고 애썼지만, 그는 내 말을 들으려고 하지 않고, 폭행과 폭언을 하며 날 구석으로 몰아붙였다. 당장에라도 죽일 듯한 기세였다. 이러다가 오늘 죽을 수도 있겠다 싶은 위협을 느꼈다.

하지만 그때 성령께서 강하게 역사하셨다. 두려워해야 할 상황이지만, 희한하게 담대함이 솟아올랐다. 수십 명의 모슬렘이 “왜 예수님이 하나님이냐?”라고 하며 달려드는데도 마음이 잔잔한 호수처럼 평온하고 담담했다. 대신 내 안에서 무시무시한 힘이 샘솟으며 포효하듯 내뱉었다. 그러나 그것은 분함으로 가득 찬 큰 소리가 아닌 웅장하고 우렁찬 목소리였다.

“Jesus is God(예수님은 하나님이시다)!!!”

목소리가 어찌나 우렁찬지 교도소 안이 뒤흔들리는 느낌마저 들었다. 내 목소리에 그 많은 모슬렘이 주춤하며 뒤로 물러섰다. 다들 내 기에 눌린 것 같았다. 마치 견고한 진처럼 나를 둘러싸고 있던 그들이 잠시 후 뿔뿔이 흩어졌다.

불과 몇 분 전, 날 죽이겠다고 달려들던 의기양양한 모습은 온데간데없이 사라지고 줄행랑을 치는 모습이었다. 죽을지도 모르는 상황 속에서 튀어나온 담대한 용기는 절대 내 힘이 아니었다. 성령님이 부어주신 것이었다. 그랬기 때문에 그들이 모두 도망간 것이다.

모두 사라지고 나서 모슬렘 중 한 명이 내게 다가왔다. 그 친구는 며칠 사이에 나와 친해진 상태였다. 다른 모슬렘들과 달리 내 편이었던 그는 위험했던 상황을 안타까워하며 충고했다. 모슬렘들은 종교에 대해 논쟁하는 것을 싫어하니까 앞으로 그들과 종교에 대해 이야기하지 말고 무조건 피하라는 것이었다. 나를 생각하는 그의 마음은 충분히 이해하지만, 거짓말을 할 수는 없었다.

내가 어떻게 주님을 배신하겠는가. 주님이 나를 평생 배신하지 않으셨는데…. 난 그럴 수 없다.”

내 대답에 그가 깜짝 놀라며 말했다.

그럼 너 죽어.”

죽어도 괜찮다. 죽어도 괜찮아.”

진심이었다. 비록 처음 구치소에 수감되었을 때 다시는 하나님을 안 보겠다고 선언했지만, 그것 역시 아버지에 대한 아들의 투정이었다. 아버지를 위해서라면 무엇이 두려울까.

그날 밤, 잠들기 전에 기도할 때 따뜻한 음성이 귓가에 들렸다. 아니 어쩌면 마음 깊은 곳에서 들린 것 같다.

아들아, 고맙다.”

그 목소리를 듣는 순간 눈물이 흘러내렸다. 내가 뭐 대단한 일을 한 것도 아닌데…. 그런데도 하나님께서 내 신앙고백을 듣고 기뻐하셨다고 생각하니 감격스러웠다. 하나님은 그런 분이셨다. 우리의 작은 고백에도 기뻐하시는 분 말이다. 지금도 그 따뜻한 음성을 떠올리면 울컥, 감동의 눈물이 흐른다.

그리고 바로 그다음 날, 하나님께서 놀라운 일을 행하셨다. 하룻밤 사이에 내가 갑작스레 E구역으로 옮겨진 것이다. 윙이라고 불리는 구역이 A부터 E까지 있는데, 보통 처음 들어오면 A구역에서 지내게 된다. 그곳에서 한참을 보내고 나서 출소할 즈음 E구역으로 가게 되는 것이 정석이다.

그런데 들어온 지 며칠 안 되어 A에서 E로 한꺼번에 건너뛴 사례는 지금까지 없던 일이라고 했다. 구역이 옮겨진다는 것은 단지 장소 이동만을 의미하지 않는다. 출소 직전에 있는 E구역의 수감자들은 혹여 불미스러운 일에 휘말리지 않도록 늘 몸을 사리고, 조심스럽게 행동한다. 그래서 A보다 E구역이 생활하기에 훨씬 안전하고 편한 곳이었다. 그러니 이것은 정말 하나님이 하셨고, 하나님이 예비하신 남다른 보호하심이라고 말하지 않을 수 없었다.

뿐만 아니다. 그날 오후에 나는 더 기막힌 사실을 알게 되었다. 전날 내게 분풀이를 하지 못한 모슬렘들이 날 죽이겠다고 칫솔 자루를 뾰족하게 갈아 준비해두었다는 것이다. 그들이 무기(?)를 갖추고 날 찾아 헤맬 때 나는 이미 E구역으로 옮겨진 뒤였다. 정말 등골이 오싹해졌다.

이때 나는 맡겨진 사명이 있다면 하나님의 때까지 절대로 죽지 않는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앞으로 내게 주어진 사명이 무엇일까? 더 고민해보는 날이 되었다.

– 주가 쓰시겠다, 윤치영

† 말씀
내가 네게 명령한 것이 아니냐 강하고 담대하라 두려워하지 말며 놀라지 말라 네가 어디로 가든지 네 하나님 여호와가 너와 함께 하느니라 하시니라
– 여호수아 1장 9절

내가 사망의 음침한 골짜기로 다닐지라도 해를 두려워하지 않을 것은 주께서 나와 함께 하심이라 주의 지팡이와 막대기가 나를 안위하시나이다
– 시편 23편 4절

내가 행하거든 나를 믿지 아니할지라도 그 일은 믿으라 그러면 너희가 아버지께서 내 안에 계시고 내가 아버지 안에 있음을 깨달아 알리라 하시니
– 요한복음 10장 38절

† 기도
하나님, 감사해요. 하나님이 아버지 되어주셔서, 예수님을 이 땅에 보내주셔서, 성령님을 우리와 함께하게 해주셔서요. 그리고 저의 연약한 신앙고백에도 예쁘다 칭찬해주시고, 보호해주시고 지켜주셔서요. 주님을 더욱 사랑하겠습니다. 온 마음 다해 주님을 더욱 더 사랑하겠습니다.

적용과 결단
하나님은 나의 작은 고백을 듣고도 너무 기뻐하시고 감격스러워 하시는 그런 분입니다. 그런 분이 우리 하나님 아버지세요. 오늘 아버지 하나님께 전심을 다해 고백합시다. 아버지를 향한 나의 감사를요, 아버지를 향한 나의 사랑을요.

 


▷코로나19로 어려운 개척교회 목회자분들을 응원해주세요!!


▷예배와 생활을 은혜롭게 돕는 디지털 굿즈
태블릿용 예배자료 성경인포그래픽 디지털스티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