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평을 멈출 때, 들을 수 있는 유리한 위치에 서게 된다. 그리고 사실 경청의 목적은 복종에 있다(흥미로운 사실로, 라틴어 ‘오보에디오’[oboedio]는 ‘복종하다’의 뜻도 있고 ‘경청하다’의 뜻도 있다). 나는 형제자매들에게 필요한 것을 듣거나 혹은 그리스도인 형제자매들을 통해 하나님의 명령을 들을 때, 순종으로 응답한다.

수도사들은 형제자매에게 필요한 것을 듣고 바로 복종하면서 반응한다. 나는 수도원에 머무는 동안 매일 저녁식사를 할 때마다 이러한 사실을 알아차렸다. 베네딕트의 규칙에는 ‘식탁에서의 낭송’이라는 조항이 있다(베네딕트 규칙서 제38장).

그래서 베네딕트회 수도원에서는 식사 시간마다 수도사 한 사람을 배정하여 나머지 모두가 침묵하면서 식사하는 동안에 정선된 책의 일정 분량을 공동체 전원에게 큰 소리로 낭송해준다. 그리고 이것은, 만약 나에게 필요한 소금이나 후춧가루가 식탁 저 건너편에 놓인 경우, 입을 열어 건네 달라고 말하는 대신에 내가 원하는 것을 누군가가 알아차리거나 나의 손짓을 누군가가 읽어낼 수 있기를 희망해야 한다는 뜻이다.

하지만 걱정하지 말라.
수도사들은 서로에게 복종하도록 훈련받은 사람들이다. 그들은 침묵의 부탁 소리를 ‘듣고’ 민첩하게 복종하면서 반응한다. 거듭 말하지만, 이는 훈련의 문제다. 매일 저녁 침묵하면서 식사하면 식탁에 함께 앉아있는 사람들에게 필요한 것과 그들이 원하는 것을 내다보는 법을 배울 수 있다.

언젠가 평일 아침에 열린 성찬식이 끝난 뒤에 성공회 신자 몇 사람과 아침식사를 했을 때, 나는 아직 훈련이 부족하다는 것을 부드럽게 깨닫게 되었다(나는 다른 교파 그리스도인들의 생각을 들으려고 종종 성공회 신자들과 예배를 드린다). 내가 접시에 담긴 달걀과 베이컨과 토스트를 정신없이 먹고 있을 때 건강에 좋은 귀리죽 한 그릇을 먹으려고 준비하던 마크가 가만히 말했다.

“데니스, 거기에 있는 흑설탕을 당신의 형제에게 좀 건네주시겠어요?”

당시 나는 훈련받는 중이었다. 복종과 겸손 같은 관계적인 덕목은 오직 공동체 안에서만 배울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이유로 베네딕트는 수도사들이 “수도원에서 오래 생활하는 시험”을 거치고 “많은 사람의 도움과 안내 덕택에 마귀에 맞서 싸우도록 훈련”받으며 “육신과 정신의 악덕에 혼자 힘으로 맞붙어 싸우도록 훈련받은”(베네딕트 규칙서 제1장 3-5절) 후에야 비로소 사막의 은둔자로 살아갈 수 있다고 강력히 주장한다.

주변에 아무도 없고 혼자일 때는 복종과 겸손을 실천하기 어렵다. 나는 어떤 형제나 자매와 상호작용을 할 때마다 그들이 요청하는 소리(말로 표현하지 않더라도)를 듣고 복종할 수 있는 또 다른 기회를 얻는다. 따지고 보면 복종은 결국 민감성이다.

그러나 궁극적으로, 나는 형제자매들의 요청을 듣고 복종하는 자발성 이상의 무언가를 키우려고 훈련받는 중이다.

나는 하나님께서 오늘 나에게 하시는 말씀을 들을 수 있게 준비되기를 원한다. 하나님 말씀에 순종하거나 사람들의 필요에 복종하는 행위에 관해 말하자면, 설탕을 달라고 말로 표현한 성공회 친구의 요청에 내가 복종한 때보다는 소금을 원하는 나의 침묵의 요청에 수도사들이 복종한 때처럼 상대방이 무엇을 원하는지 정확히 짚어내는 명확성이 가장 중요하다. 특히 하나님의 요구에 반응할 때는 더 그렇다. 예를 들어, 만약에 예수님의 모친 마리아가 하나님의 뜻을 정확히 모르는 상태에서 선택권을 받았다면 입양을 선택했을지도 모른다.

마리아와 베네딕트회 수도사 같은 사람들은 내가 하나님의 음성을 듣고 순종하는 능력을 얼마나 더 키워야 하는지를 일깨운다. 나는 ‘코에노비움’, 즉 공동체 생활에 적극적으로 참여할 때 나를 향한 하나님의 뜻을 더 깊이 깨닫는 수준으로 성장할 수 있다. 그러므로 우리가 자주 접한 개신교 신자들의 정서, 곧 기독교 신앙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단지 ‘예수님과 나’뿐이라는 생각은 위험하고 잘못 이해한 개념이다. 나는 홀로 남아 있을 때(심지어 예수님과 함께 남더라도) 속기 쉽고 매우 미덥지 못한 존재이기 때문이다.

물론 개신교 신자들은 자신들이 기독교 신앙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예수님과 자신뿐이라고 생각한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으며 지금까지 그렇게 가르쳐왔다. 디트리히 본회퍼(Dietrich Bonhoeffer. 1906-1945. 독일의 루터교회 목회자와 신학자로, 나치 정권에 저항하다 순교함)는 개신교 신자들의 이러한 정서를 우려했다. 그는 개인적인 ‘소원과 꿈’을 공동체가 받아들이도록 강요하는 사람, 예를 들어 “공동체에 대한 자신의 꿈을 공동체 그 자체보다 더 사랑하고, 그래서 그리스도인들의 공동체를 파괴하는 사람”에 대해 경고했다. 왜냐하면 자신의 꿈을 공동체에 강요하는 태도가 자신을 합리화하려는 시도의 한 가지 특징이기 때문이다.

– 수도원에서 배우는 영성훈련

† 말씀 
나의 계명을 지키는 자라야 나를 사랑하는 자니 나를 사랑하는 자는 내 아버지께 사랑을 받을 것이요 나도 그를 사랑하여 그에게 나를 나타내리라
– 요한복음 14장 21절

너희를 인도하는 자들에게 순종하고 복종하라 그들은 너희 영혼을 위하여 경성하기를 자신들이 청산할 자인 것 같이 하느니라 그들로 하여금 즐거움으로 이것을 하게 하고 근심으로 하게 하지 말라 그렇지 않으면 너희에게 유익이 없느니라
– 히브리서 13장 17절

너희가 진리를 순종함으로 너희 영혼을 깨끗하게 하여 거짓이 없이 형제를 사랑하기에 이르렀으니 마음으로 뜨겁게 서로 사랑하라
– 베드로전서 1장 22절

† 기도
경청을 통해 하나님의 음성을 듣고 순종하는 능력을 키워 나가 다른 사람의 말에 경청하며 그들의 필요를 도우는 주님의 자녀가 되기를 기도합니다.

† 적용과 결단
하나님이 당신에게 하시는 말씀을 들을 준비가 되어 그분의 음성을 듣고 순종하며 나아가는 하루가 되기를 기도하며 결단해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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