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수있거든”이라는 말씀은 이걸 전제로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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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 수 만 있다면 공부도 잘하고, 친구도 많고, 성격도 좋고, 돈도 많았으면 좋겠습니다. 하지만 현실은 해도 안되고 그러다보니 안하게 되고 안하다보니 더 엉망징창이 되어버렸습니다.
하지만 처음부터잘하고, 많고 좋고…에 전제를 두는 것이 아니라 가능한 한, 할 수 있는 나의 최선을 가지고 나의 삶을 주님앞에 가지고 나아간다면 어떨까 생각해봅니다.
아이가 어렸을 때 “아무리 노력해도 박태환 같은 야구선수나, 김연아 같은 선수가 되지 못할 수 도 있어. 그렇다고 야구를 하는게, 스케이트를 하는게 의미 없는 건 아니란다.”라고 이야기 해주곤 했습니다. 우리 한명 한명은 주님앞에서 가장 귀하고 귀한 자녀이기때문입니다.

누구나 화목한 가정을 꿈꾸지만 현실은 진흙탕인 순간이 많다. 그러나 그럴수록 좌절하거나 이견이나 갈등을 회피하지 말고 직면해야 한다.

한 내담자가 자신의 가정이 소위 ‘콩가루 집안’이라며 슬퍼했다.
나는 그의 손을 꼭 잡고 말했다.
“모든 관계에는 갈등이 있어요. 아주 정상이에요.”

성경에 “할 수 있거든 너희로서는 모든 사람과 더불어 화목하라”라는 말씀이 있다(롬 12:18). 사도바울도 선교 여정 가운데 수많은 분란과 갈등을 겪었음을 알 수 있다.
여기서 “할 수 있거든”은 모든 사람과 평화로울 수 없다는 걸 전제한다. 즉 다른 사람과 잘 지내기 위해 가능한 한 선한 일을 도모하되 적당한 거리두기를 하며 자기 역할에 충실하라는 것이다.

자녀는 자녀의 역할, 곧 인생의 목표를 세우고 주어진 일에 최선을 다하며 앞날을 개척하는 역할에 충실해야 한다. 심리학에서 말하는 이삼십 대의 목표는 ‘일과 사랑’이다. 일을 통한 성취와 인간관계 전반에서 사랑과 친밀함을 경험하는 게 그들의 과제다. 하지만 이 목표를 소홀히 한다면 자신의 짐을 부모에게 맡기게 된다.

부모의 역할은 ‘끝까지 자녀의 편이 되어주는 것’이다.
요즘 자녀들은 어느 때보다 사회적으로 고립되고 외로움에 취약한 환경에 놓여있다. 비록 갈등이 해결되지 않았어도 자녀에게 ‘엄마 아빠는 항상 내 편’이라는 믿음을 심어준다면 성공적인 부모 자녀 관계라고 본다. 미성년 자녀든, 성인 자녀든, 노년 자녀든 늘 그 뒤에 부모가 지키고 있다는 믿음 말이다.

그런데 많은 자녀 세대 환자가 이런 마음을 털어놓는다.
“집에서 얘기하기가 제일 힘들어요….”
한번은 막 스무 살이 된 환자가 스스로 예약하고 상담실을 찾았기에 물어보았다.
“부모님한테는 말씀드렸니?”
그가 고개를 가로저었다.
“그럼 내가 대신 말씀드릴까?”
역시 싫다고 완강하게 답했다. 그동안 부모와 얼마나 많은 상처를 주고받았을까 싶었다.

가족 간 감정의 소통이 부재하면 자녀는 ‘내 부모는 절대 바뀌지 않아’라고 생각하게 된다.
그와 서너 달 상담한 후에 부모를 만났다. 그들을 보니 그가 완강히 거부한 이유를 알 것 같았다. 그러나 처음에는 많은 부모가 자녀가 상담을 받는 것에 거부감을 느끼다가도 조금씩 회복되는 모습을 보면서 자신의 잘못을 깨닫기도 한다.

부모도 자녀를 성인으로 인정하기로 결심했다면 먼저 경청해야 한다.
‘내 딸이(아들이) 도대체 무엇이 힘든 걸까?’ 하며 최대한 자녀의 입장이 되어보라. 그러려면 뉴스, 신문 기사, 미디어를 보고 SNS를 해보는 등 요즘 세대를 이해하기 위한 노력도 필요하다. 이들은 부모 세대와 달라도 너무 다르다. 제발 ‘나 때’의 관점으로 자녀 세대를 평가하지 말라.
<내 마음도 쉴곳이 필요해요> 유은정 p13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