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이가 조금 이상했다.
“음, 음” 하는 소리를 반복적으로 내기 시작했다. 불안했다.

아이들을 재운 후 걱정스러운 마음으로 기도를 시작했다. 기도하는 내내 하나님께서 로이를 기대하라는 마음과 로이를 향한 하나님의 선하시고 위대한 계획들에 대한 마음을 주셨다. 하나님께서 안심시켜 주셨기에 평안한 마음으로 잠자리에 들 수 있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날수록 로이의 반복적인 소리는 더욱 커지고 심해졌다. 나는 로이의 증상을 검색해보다가 그만 깜짝 놀라고 말았다.

로이의 증상이 ‘틱(Tic. 아이들이 특별한 이유 없이 자신도 모르게 얼굴이나 목, 어깨, 몸통 등의 신체 일부분을 아주 빠르게 반복적으로 움직이거나 이상한 소리를 내는 것) 장애’와 똑같았기 때문이었다. 로이가 반복적으로 내는 소리는 음성틱이었다.

두려움이 엄습했지만, 기도했을 때 하나님께서 주신 그 음성을 신뢰하기로 하고 정신을 차릴 수 있었다. 남편에게 먼저 알리고, 로이를 제외한 나머지 아이들을 조용히 불러 이 상황을 설명했다.

“얘들아, 로이가 내는 소리는 틱이라는 것인데 이건 자기가 안 하고 싶다고 해서 안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래. 자기도 모르게, 자기도 어쩔 수 없이 내게 되는 소리야. 그리고 하지 말라고 주의를 주고 혼내면 더 심해진대. 시끄럽고 힘들더라도 아무 소리 말고 모르는 척하고 참아주고 좋아질 때까지 기다려주는 것밖엔 없어. 어머니가 부탁할게.”

아이들이 나의 부탁을 잘 들어주고, 로이의 음성틱이 정말 심했던 때에도 누구 하나 시끄럽다고 하지 않고 끝까지 참아준 것이 지금 생각해도 참 감사하다.

로이의 틱이 시작되면서 나는 기도하지 않으면 살 수 없었다. 위기와 고비들이 많았다고 생각했는데 그건 아무것도 아니었다. 아이가 아프니까 이것보다 더 고통스러운 것이 없었다.

그런데 기도할 때, 성령께서 내게 회개의 영을 부어주셨다. 로이가 빨리 낫게 해달라는 기도는 나오지도 않았고, 지난날 내가 로이의 엄마로서 잘못했던 것들을 회개하는 눈물의 기도만 나올 뿐이었다.

로이가 유치원에서 인도계 담임선생님에게 뺨을 맞았다고 가기 싫어해도, 아이들의 학생비자가 걸려 있어서 가기 싫다고 우는 로이를 스쿨버스에 억지로 태워 보낸 일이 생각나서 오열했다.

로이를 따뜻하게 잘 보살펴주지 못했던 지난날이 떠올라서 로이가 얼마나 힘들었을까 하는 미안함에 울고 또 울었다. 그러다, 틱 소리를 내며 뭔가를 만들고 있는 로이를 보니 꼭 안아주고 싶은 마음이 들었다.

“로이야, 로이가 이렇게 어머니의 아들로 살아 있어줘서 고마워! 어머니는 그것만으로도 너무 감사해!”

틱을 하게 되기까지 어린 로이가 얼마나 힘들었을지 헤아리지도 못한 못난 엄마였지만, 아이가 아프고 난 다음에라도 무엇 때문에 아이가 아프고 힘들었는지를 뒤돌아보니, 늦었어도 이 또한 은혜였다.

틱을 하든 안 하든 내 아들, 로이 존재 자체에 대한 소중함과 감사가 내 마음에 가득 차올랐다. 그동안은 계속되는 육아에 바빴지만, 그때부터는 로이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기 시작했다.

“로이야, 혹시 힘들었던 이야기 말할 거 없어?” 어머니가 자기에게 집중하는 모습을 보니 신이 났는지 로이가 이야기를 쏟아내기 시작했다. 나는 로이의 입장에서 그 마음을 읽어주고 공감해주기 위해, 기도하며 아이의 말을 들었다.

유치원에서 힘들었던 이야기를 들으면서는 “정말 무서웠겠다”, “마음이 아팠겠다”라며 아이의 감정을 표현해주었고 선생님을 대신해서 사과하고 용서를 구했다.

엄마인 나에 대해서 아픈 이야기를 꺼낼 때도 진심으로 용서를 구했다. 같은 이야기를 반복해서 몇 번이나 할 때는 ‘그 아픔이 아직 해결되지 않았나 보다’ 싶어서 말할 때마다 용서를 구하고 마음을 헤아려주었다.

그렇게 하루하루를 보내다 보니 로이는 틈만 나면 “어머니, 또 이야기해줄까요?”라고 묻곤 했다. 그런 아이를 보며 속으로 눈물을 삼켰다.

‘진작에 들어주었어야 했는데… 정말 미안해. 로이야’

우리는 로이를 위해, 이사를 했다.

자연 속에서 맘껏 놀고, 강아지와도 맘껏 뛰어놀다가 어느 날 문득 깨닫게 되었다. 로이의 음성틱 소리가 거의 들리지 않는다는 것을! 주님의 은혜, 주님의 만지심, 주님으로부터의 회복이었다. 그 이후로 “음, 음” 하면서 크게 반복적으로 내었던 음성틱 소리는 사라졌다.

다만 아이가 스트레스를 받거나 마음이 불안할 때면 코를 킁킁거리는 틱은 약간 남아 있는 상태다. 다 나은 줄 알았던 틱 소리가 가끔 심해질 때면 나는 또 주님 앞에서 운다.

“하나님, 우리 로이 안에 또 무슨 문제가 생겼나요? 하나님, 우리 로이 좀 한번 살펴봐 주세요. 로이를 불쌍히 여겨주세요….”

‘왜 우리 아이에게 이런 일이 생겼나?’ 하며 얼마나 마음이 찢어질 듯이 아프고 온 가족이 힘겨울지, 경험해본 사람들은 다 안다. 그래도 너무 고통스럽지만, 우리에게는 아이와 나를 돌아보는 시간이 꼭 필요하다고 말해주고 싶다.

겉으로 드러나는 아이의 문제를 통해서, 아이의 마음이 어떤지 들여다볼 여유와 용기가 필요하다. 그리고 아프지만, 나의 육아를 돌아보며 뜨거운 눈물로 변화를 위해 몸부림치는 것도 필요하다.

언젠가 〈새롭게 하소서〉라는 간증 프로그램에 개그맨 김 진씨가 출연해서 틱장애로 만난 하나님에 관해 간증하는 것을 보았는데, 그때 이런 부탁을 하셨다.

“아이가 틱을 하면 그냥 꼭 껴안고
사랑한다고 말해주세요.”

그 말에 크게 공감이 되었다.

약물 복용이 필요하다 하더라도, 아이들에게는 ‘사랑의 약’도 꼭 필요하다는 것을 잊지 않았으면 좋겠다. 부모가 따뜻이 안아주고, 사랑한다 말하며 부드러운 손길로 쓰다듬어주고, 너를 사랑한다는 마음을 담아 밝게 미소 지어준다면, 아이의 마음에는 환한 햇살이 비쳐올 것이다. 그리고 그런 따뜻한 사랑의 표현은 우리가 예상도 할 수 없는 강력한 치유의 힘이 되어줄 거라고 나는 믿는다.

– 울보 엄마, 권미나

† 말씀
백성들아 시시로 그를 의지하고 그의 앞에 마음을 토하라 하나님은 우리의 피난처시로다 (셀라)
– 시편 62:8

그들이 돌로 스데반을 치니 스데반이 부르짖어 이르되 주 예수여 내 영혼을 받으시옵소서 하고
– 사도행전7:59

여호와께서 네가 행한 일에 보답하시기를 원하며 이스라엘의 하나님 여호와께서 그의 날개 아래에 보호를 받으러 온 네게 온전한 상 주시기를 원하노라 하는지라
– 룻기 2:12

† 기도
주님. 시시로 마음을 주님 앞에 토하게 하소서. 숨을 쉴 수 없는 고통 속에서, 오직 주님만을 붙잡습니다. 우리를 정말로 불쌍히 여기시는 분은 하나님 한분이십니다. 고통 속에서 이기는 힘을 주시고, 어떻게 해야할지 지혜를 부어주시옵소서.

† 적용과 결단
사랑해야 함을 알지만, 너무 지쳐서 되지 않을 때 기억하십시오. 예수님께 받아야 줄 수 있습니다. 너무나 지치고 힘든 마음. 주님은 그 마음을 다 아십니다. 주님 앞에 엎드려 기도합시다. 오직 피난처 되시는 주님께 엎드립시다. 주님께 지혜를 간구합시다. 새 힘과 사랑을 주실 것입니다. 주님께 받은 그 사랑이 놀랍게 역사할 것입니다.

울며 씨를 뿌리는 자는 기쁨으로 거두리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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