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속 갓피플 #58]구두디자이너 김리온 대표

1
7
4,218

김리온 대표는 드라마 ‘아이두 아이두’에서 여주인공 김선아의 롤모델이 됐던 인물이다. 의상디자인을 전공하다가 구두디자이너로 전향했다.

구두가 좋아 무작정 구두공장 주소 하나만 들고 찾아가 구두 만드는 법을 배웠다.

자신이 만든 구두를 팔기 위해 2005년, 온라인 쇼핑몰도 만들었다. ‘구두는 직접 신어보고 사야 한다’는 상식을 깬, 과감한 결정이었다.

불모지나 다름없던 웨딩 슈즈 영역을 개척했고 수제화시장에서 10년 넘게 순항하고 있는 브랜드 ‘SYNN’을 이끌고 있다.

사람마다 인생에서 한 뼘 더 성장하는 순간들이 있다. 크리스천에게는 살아계신 하나님을 만나는 순간일 것이다.

김리온 대표 역시 10여 년 전 하나님을 만났다. 지인들과 함께 드림의교회(담임 김여호수아)에 출석하고 있다.

하나님을 알기 전에 고민했던 것들이 비로소 ‘하나님’을 만나니 삶의 퍼즐 조각이 제대로 맞춰지는 것 같다.

김리온 대표는 옷을 만드는 패션디자이너였다가 구두디자이너로 전향할 때 이 땅에 살아야 할 진짜 이유를 만났다.

‘좋은 신발이 좋은 곳으로 데려다준다’는 모토에 김 대표는 하나님을 만나고 한 가지 모토를 더했다. ‘전신갑주와 같은 복음의 신이 되길 바라는 행복한 마음’이다.

구두디자이너가 되었을 때와 하나님을 만났을 때를 자신의 인생에서 가장 큰 터닝포인트라고 고백한 김리온 대표의 이야기에서 쓸모 없는 인생 경험은 없다는 것을 배웠다.

글 김경미 사진 도성윤

구두디자이너로 세상을 배우다

어렸을 때 김 대표의 꿈은 패션디자이너였다. 대학에서 의상 디자인을 전공하고 한 의류회사의 막내 디자이너로 취직했다.

옷을 디자인하면서 그 옷에 어울리는 구두에 더 마음이 쓰였다. 그래서 모은 구두가 2천 켤레를 넘어설 정도였다.

일을 하면서 밀려오는 회의감을 감당하기 어려웠다. 회사 동료와 관계 맺는 것에서도 어려움을 겪었다. 결국 사직서를 내고 방황의 시간을 보냈다.

패션디자이너를 그만두고 사무직으로 일했지만 얼마 버티지 못하고 그만두었다. 치과의사가 되려고 대학원 준비를 하면서도 구두스케치만 했다.

구두디자이너가 되기로 마음을 굳히고 수제화를 판매하는 동대문시장을 들락거리며 공장 주소 하나를 얻었다.

당시만 해도 따로 구두디자이너가 있던 때가 아니었다. 매일 아침부터 밤까지 구두공장에서 살다시피 하며 구두 제작과정을 배웠다.

그녀는 맨땅에 헤딩하듯이 ‘구두’에 삶을 걸었다.

온라인 구두쇼핑몰을 만들며 ‘SYNN’을 런칭했다. 지금은 수제화 시장에서 다방면의 사람들에게 사랑받는 구두 브랜드가 되었다.

김남주, 소유진, 김유리 씨 등 그녀의 신발을 좋아하고 사랑하는 연예인들이 수두룩하다.

웨딩슈즈를 디자인한 구두 디자이너 1세대이기도 한 그녀는 예비신부들의 구두를 아름답게 디자인 하는 것으로 평판이 났다.

아무도 주목하지 않았던 웨딩슈즈에 눈을 돌려 새로운 영역을 개척한 것이다. 웨딩드레스에 맞게 새틴이나 실크 소재로 고급스러운 느낌을 살린 그녀의 웨딩슈즈는 특별하다.

일반 구두와 다르게 상담을 통해 맞춤 제작이 이루어진다. 예비 신부와 수다를 나누면서 그들의 연애담에서 떠오르는 이미지를 웨딩슈즈로 제작한다.

“웨딩슈즈뿐 아니라 구두를 만들 때 항상 스토리를 만들고 그에 맞는 이름을 붙여요. 어느 외국 디자이너의 인터뷰 사진을 봤는데 카리스마를 느꼈어요.

‘이런 사람들은 어떤 구두를 신을까’라는 생각이 들면서 어울릴 만한 디자인을 떠올려보는 거죠. 세련되고 시크한 매력이 있는 구두가 잘 맞을 것 같더라고요.

이름에서도 그 느낌이 느껴지도록 ‘힐다’라고 지었어요. ‘라페, 제인, 베일리, 카밀라, 로에나’ 같은 구두 이름들이 다 그렇게 만들어졌어요.”

김리온 대표는 미술전시회를 관람하거나 여행을 통해 디자인의 아이디어를 얻는다. 일과 생활의 균형 있는 분리를 위해 선택한 게 ‘여행’이었다.

그곳에서 아이디어를 얻어 SYNN의 구두가 만들어지는 것이다.

몸이 피곤해도 미술작품 하나라도 보지 못할까 젖 먹던 힘까지 내가면서 발품을 팔아 디자인 감각을 깨우는 공부를 한다.

김 대표는 구두 디자이너가 된 이후에 새로운 인생을 살고 있다.

패션디자이너였을 때는 사무실에서 디자인만 하면 될 줄 알았는데 구두를 판매하고 서비스하는 어엿한 회사의 대표가 되고 나서는 식구들을 챙기기까지 몸이 열 개라도 부족할 정도다. 그녀는 구두를 디자인하면서 배운 게 많다.

“구두 디자이너를 하지 않았다면 세상이 어떤 곳인지 잘 알지 못했을 거예요. 직장에서 주는 월급을 받으며 온실 속의 화초처럼 살았을 겁니다.

구두를 디자인하고 파는 일까지 하면서 세상에 다양한 사람들이 있고 별일이 다 있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저희 구두를 구매해주는 이들이 있어 얼마나 감사한지, 구두 하나를 파는 일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도 알았어요.

전에는 디자인만 하면서 제 세상에 빠져 있었다면, 구두 디자인을 하면서 세상 밖의 사람들과 어떻게 소통하고 관계를 맺어야 하는지 알게 됐어요. 그래서 삶의 균형을 찾게 된 것 같아요.”

봉사하면서 엄마의 마음을 품다

그녀는 부모님을 가장 존경한다. 초등학교 4학년 때부터 부모님을 따라 장애아를 돕는 봉사활동을 했다.

또래 아이들과 다른 경험을 하면서 생각이 조숙했다. 어린 나이에도 자신만의 공간이 필요했고 다양한 책, 그림, 음악이 가득한 유년기를 보냈다.

어렸을 때부터 장애인을 돕는 봉사활동을 했기 때문에 약자를 향한 마음이 남다르다.

그녀의 사촌동생이 청각장애인이라 가족 중에 장애인이 있다는 것이 어떤 것인지 잘 알고 있다. SYNN을 만들며 장애인기관에 후원하고, 장애인 아티스트와 더불어 작업한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었다.

“우리나라에서 장애인을 바라보는 시선과 환경이 얼마나 열악한지 알고 있어요. 돌아보면 하나님께서 남을 도우면서 훈련시키셨다는 생각이 들어요.

그전에는 봉사자의 눈으로 장애인을 바라봤던 것 같아요. 그러다가 사촌동생 때문에 관점이 바뀌었죠.

제가 괜히 약자가 된 기분이고, 부당한 사람들의 행동에 화도 나고요. 제 의지대로 해왔으면 힘들었을 거예요.

제 의지가 아니었기 때문에 꾸준히 봉사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그녀가 봉사하는 한사랑봉사원에 후원하는 아이가 있다.

요즘 그 아이와 만남이 그녀의 삶에 새로운 시각을 열어주었다. 한 아이를 도우면서 엄마의 마음을 배워가고 있다고 했다.

사랑받는 자녀로 살아가다

하나님을 믿기 전 진리, 종교, 철학과 같은 근본적인 것에 관심이 많았다. 끊임없이 책을 읽으며 진리를 향한 갈망이 있었지만 해결되지 않는 마음의 답답함이 있었다.

대학교 때 교회에 관심이 생겨서 출석했다. 하지만 한 번도 교회문화를 접해본 적이 없어 어색하고 불편해 더 이상 가지 못했다. 교회는 다니지 않았지만 진리에 대한 탐구는 멈추지 않았다.

우연히 ‘하나님은 살아계시다’는 진리를 받아들이는 순간이 찾아왔다. 답답했던 마음이 사라지면서 다시 교회에 나가야겠다고 생각했다.

혼자 나가기 망설여지던 찰나에 배우 김유리 씨가 “언니, 제가 드림교회(김여호수아 목사) 나가고 있으니까 같이 가요”라고 적극적으로 이끌어줬다.

모태신앙이 아니기 때문에 늘 신앙에 대한 궁금증이 있었다.

마커스 ‘예학당’에서 문화와 예술, 철학 등에 대한 다양한 공부를 하면서 도움을 받았다. 김리온 대표는 마커스 김준영 대표와 스승과 제자 사이다.

예학당을 통해 세상에서 빛과 소금의 역할을 어떻게 감당해야 하는지 방향을 잡을 수 있었다.

“신발을 만드는 일이 사람들에게 어떤 영향력이 있는 것인지 진짜 고민을 많이 했어요. 내가 쓰임 받을 일은 따로 있지 않을까 싶었거든요.

예학당에서 어떻게 세상과 내가 하는 일을 연결할 것인지 생각했어요. 내가 구두 디자이너니까 복음의 신을 만들면 되겠다 싶더라고요.”
김 대표는 삶의 고난을 겪으며 하나님과 관계가 깊어졌다. 사업하면서 겪는 어려움, 여러 관계에서 오는 어려움들이 그녀가 하나님과 친밀해지는 계기가 되었다.
“어렵고 힘들 때 하나님을 찾게 되잖아요. 성경공부를 하면서 내가 하나님의 자녀라는 사실을 더 깊이 깨달았어요.

힘든 과정이 있었기 때문에 더 말씀을 보게 되고 하나님을 아버지로 받아들인 것 같아요. 아버지라고 생각하니까 모든 게 이해됐어요.

저에게 있어 하나님은 아버지 같은 분이시거든요. 아버지니까 나를 한없이 사랑해주시겠구나 싶었어요. 나도 하나님을 정말 많이 사랑해야 하는 자녀라는 것을 깊이 느꼈어요.

그리고 후원하는 아이가 하나님을 제대로 만날 수 있도록 돕고 싶어요. 저의 비전은 ‘아버지의 자녀로서 어떻게 살 것인가?’인데요.

10년 동안 SYNN이 사람들에게 사랑받게 하신 이유가 있을 것 같아요.”

하나님을 만나고 김 대표의 가치관은 달라졌고, 주님 안에서 누리는 자유함이 무엇인지 알아가고 있다. 김리온 대표는 청년들에게 ‘하나님과 관계’를 강조했다.
“나와 하나님 관계를 집중하셨으면 좋겠어요. 다른 사람의 말을 듣는다는 건 하나님보다 내가 사람에게 더 신경 쓰고 있다는 증거잖아요.

하나님이 시키신 일이라면 끈기 있게 주어진 일을 감당하셨으면 좋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