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물관과 놀이동산

주말은 늘 긴장된다. 왜냐면 유치원생 둘째 딸을 기쁘게 해주는 게 아내와 나의 임무이기 때문이다. 일주일간 쌓인 피로 따위는 뒷전이다. 딸은 “아빠! 놀아줘!”를 반복하고, 나는 기쁘게 응한다. 그녀는 내 사랑이고 인생의 목적이자 거의 전부니 요청을 들어주는 게 당연하다.

그런데 한번은 오해가 있었다. 그것은 “박물관에 가자”라는 내 제안에서 시작되었다. 딸에게 ‘박물관’이라는 말은 생소했고, 그보다 ‘놀이동산’이 더 익숙했다. 딸이 가고 싶은 곳이기도 했다. 그래서인지 ‘인지 오해’(認知誤解)가 있었다.

그날 우리는 주말 교통 체증을 뚫고 박물관에 도착했다. 한 시간쯤 걸렸는데, 가는 내내 딸은 기대감에 부풀어 있었다. 그러나 박물관에 도착한 후 기대만큼이나 실망도 컸다.

나는 분명히 ‘박물관’이라고 말했건만, 딸은 ‘놀이동산’으로 알아들었다. 귀로 들리는 말이 아니라, 마음으로 기대한 걸 들은 것이다. 박물관에서 딸의 기대는 산산조각이 났고 평안도 사라졌다

말씀을 벗어난 기대감

성경에서 예수님과 제자들 사이에도 비슷한 일이 종종 있었다. 예수님의 말씀을 저마다 자기가 생각하고 싶은 대로 받아들인 일들. 진실을 듣기는 했지만, 개인적 기대감에 부풀어 곡해했던 일들. 그래서 평안을 잃고 불안해했던 일들이 있었다.

전쟁을 반복 경험하며 이스라엘은 자신들의 입맛에 맞는 평안, 정치적 평안을 원했다. 열강들의 압박과 종교적 폭압, 내부 갈등으로부터 자유하길 갈망했다. 샬롬이 없는 현상의 뿌리는 하나님과 깨어진 관계에 있었다. 이스라엘은 우선 그 관계 회복에 힘써야 했다.

전쟁도 질병도 재해도 마찬가지였다. 문제의 ‘현상’보다 그 ‘원인’을 해결하기 위해 말씀대로 힘쓰고 순종하면 되었다. 하지만 이스라엘은 원인보다 현상에 집중했다. 그들은 하나님과 멀어진 죄의 문제를 해결하기보다, 그 결과로 나타난 각종 고통스러운 일들에 초점을 맞췄다. 나무에 비유하자면, 썩은 뿌리는 보지 않고 썩은 열매만 본 것이다.

그리고 자신이 원하는 방식으로 해결하려 했다.

무력으로 뒤집어 엎든지, 종교 행위로 일시적 위안을 얻든지. 그들은 죄의 문제를 해결하며 하나님만 믿고 따르는 신정 국가를 세우고 싶지 않았다. 전쟁을 빨리 끝내고 자기 기대에 맞는 하나님나라를 건설하고 싶었다. 주변 열방을 정치적으로 정복하고, 여러 민족을 노예로 삼아 그 위에 군림하는 시대가 도래하길 기대했다.

당시에 하나님의 말씀이 없었던 게 아니었다.

하나님은 수많은 선지자를 보내셔서 그들의 귀에 항상 말씀을 들려주셨다. 하지만 이스라엘 백성은 말씀에서 벗어난 기대감만 키워나갔다. 겉으로 드러나는 고통스러운 현상에 대한 참된 해결책인 하나님의 말씀은 거부했다.

결국 이스라엘은 자신의 기대에 어긋났던 말씀 전파자들을 모조리 박해했고 잡아 죽이기까지 했다(눅 20:9-15).

그럼에도 하나님은 신실하셨다. 끊임없이 진실을 말씀해주셨다.

불안의 문제는 환경이 아니라 예수님을 발견치 못하는 눈에 그 원인이 있다. 그러므로 샬롬을 누리려면 눈을 떠야 한다. 예수님을 예수님으로 볼 줄 알아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그분의 말씀을 아는 것이 필수다. 성경 66권은 모두 예수님에 대한 말씀이다. 이를 읽고 묵상하고 연구하고 가르치며, 내 것으로 만들어야 한다. 내 샬롬이 달린 일이니 내가 직접 해야 한다.

평안이 없는가?
그렇다면 지금 당신에게는 성경이 필요하다.

평안을 잃게 만드는 모든 상황을 초월한 성경 읽기와 묵상이 꼭 필요하다. 이때 주의할 점이 있다. 자기 생각과 자기만의 기준, 예수님이 이러저러하셔야 한다는 기대감으로부터 벗어나야 한다.

내가 말씀을 평가하는 게 아니라 말씀이 나를 평가하시도록 하라. 말씀 위가 아닌 말씀 아래 머물러야 한다. 거기서 평안이 시작된다.

– 불안에서 평안으로, 송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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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말씀
평안을 너희에게 끼치노니 곧 나의 평안을 너희에게 주노라 내가 너희에게 주는 것은 세상이 주는 것과 같지 아니하니라 너희는 마음에 근심하지도 말고 두려워하지도 말라
– 요한복음 14:27

하나님의 말씀은 살아 있고 활력이 있어 좌우에 날선 어떤 검보다도 예리하여 혼과 영과 및 관절과 골수를 찔러 쪼개기까지 하며 또 마음의 생각과 뜻을 판단하나니
– 히브리서 4:12

예수께서 대답하여 이르시되 기록되었으되 사람이 떡으로만 살 것이 아니요 하나님의 입으로부터 나오는 모든 말씀으로 살 것이라 하였느니라 하시니
– 마태복음 4:4

† 기도
주님. 이 문제만 해결되면 평안해질거야. 라고 하지만 택배를 받은 기쁨이 일주일 이상 가지 않듯뷔페에서 먹은 기쁨이 곧 사라지듯 일시적인 기쁨과 평안이고 또 새로운 문제가 닥쳐옵니다. 변하지 않는 반석이시며, 유일한 길이신 예수님 앞에 엎드려 진정한 평안을 찾게 하소서. 내게로 오라. 말씀하시는 주님께 나아가게 하소서.

 † 적용과 결단
내가 좋아하는 말씀만 붙잡으면, 지금 하나님이 내게 하시는 말씀을 못 들을 수도 있습니다. 성경을 내 마음대로 해석하지 말고, 내 마음을 예수님께 드리며 순종의 마음을 구하며 읽어보십시오. 이해되지 않아도 성경을 매일 하루 1절이라도 읽어보십시오. 상황을 초월한 평안함이 임할 때까지 계속 하나님께 나아가십시오. 하나님은 좋으셔서 망가진 그 모습 그대로 두지 않고 반드시 회복시키시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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