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게 심호흡을 했다.
배 속에서 또다시 천둥소리가 났다.

패트릭은 어딨어요?”

그가 또다시 사라진 것을 눈치챈 내가 물었다. 현기증이 약간 느껴졌다. 어떤 사람이 크리올어로 “패트릭 파 라”라고 대답했다.

“파 라? 여기 없다고요?”

“화장실?”

아니다. “들로?” 물 마시러 간 것도 아니다.

나는 컨테이너에 기대 주저앉아서는 조금 더 기도했다. 30분 뒤에 패트릭이 배부 명단을 출력해서 나타났다. 그러면 그렇지! 그럴 줄 알았어!’ 나는 한숨을 돌렸다.

 사랑은 오래 참는다.

나는 호의와 아량이 한껏 묻어나는 목소리로, 엉뚱한 명단에 있는 사람들에게 먼저 전화를 걸라고 패트릭에게 말했다. 그중에는 이미 왔다가 돌아간 사람도 있었지만, 우리가 신속하게 움직이면 다른 사람들은 헛걸음하지 않아도 될 것이다.

벌써 오후 4시 49분인데, 우리는 아직도 시간을 낭비하고 있었다. 나는 짐 부리는 과정을 도우려고 조금 더 서두르기 시작했다.

“핸드폰 배터리가 없네요.”

패트릭이 컨테이너에서 차로 가면서 말했다. “충전해야겠어요.”,

“통화는 어떻게 되고 있어요?”

“흠, 제가 가져온 건 제대로 된 배부 목록이 아니네요.”

뭐라고?!

“혹시 정확한 목록 가지고 계세요?”

7개월 전에 컨테이너가 ‘희망의 빛’ 부두를 떠날 때 보내준 목록? 이후에 다시 한번 보내준 그 목록 말인가? 이제는 세 번째 목록이 필요한 건가?

속에서부터 터져나오는 외침을 막기에는 내 인내심이 턱없이 부족해보였지만, 기적적으로 분노를 억누를 수 있었다.

가서 출력해 올게요.”

참자, 사랑은 오래 참는다고 했으니.’

 패트릭은 아직 배우는 중이고, 나도 배우는 중이었다.

나는 끙끙 앓는 소리를 내면서 컨테이너에서 상자를 꺼내 옮기다가 길가에 있던 낡은 의자에 치마가 걸려버렸다. 30분 후에 패트릭이 돌아왔을 때 우리는 아직도 짐을 내리는 중이었다.

“의자 망가뜨렸어요?”

패트릭이 물었다.

“저 아니면 의자 둘 중 하나겠죠. 제가 이겼네요.” 내가 대답했다.

그나마 좋은 소식은, 그 뒤로는 엉뚱한 목록에 있는 단체에서 아무도 오지 않았다는 것이고, 나쁜 소식은 40분 뒤면 완전히 깜깜해진다는 것이었다.

 패트릭은 일하는 사람들에게 모든 물건을 창고에 집어넣으라고 지시했다. 저녁 6시. 발전기에서 나는 웅웅거리는 소리와 요란한 굉음이 공기를 채우기 시작했다. 밖은 앞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캄캄한데 우리는 아직도 상자를 옮기고 있었다.

“킴! 여기 좀 와보세요!”

칠흑 같은 하늘 어디선가 패트릭이 나를 부르는 소리가 들렸다.
시계를 보니 6시 20분이었다.

“패트릭이 이리로 오면 안 돼요?”

“뭘 좀 하고 있어서요.” 그가 대꾸했다.

‘그렇지. 그러면 말이 되네.
내가 그리로 가야겠지. 참자, 참자!’

나는 맨손으로 그의 목을 조르는 상상을 하면서, 30미터 정도 떨어진 게스트하우스를 향해 어둠 속으로 조심스레 발을 내디뎠다. 패트릭을 쳐다보는 내 눈에 발전기의 환한 조명이 꽂혔다.

그가 닭고기와 밥, 콩, 과일이 담긴 접시를 들고는 미소 짓고 있었다. 마지막으로 사라졌을 때, 그는 나를 위해 식사를 준비한 것이다.

한 시간 뒤, 패트릭이 나타나서 서류 작업을 다 마쳤다고 이야기했다. 이 사태를 절대 해결하지 못할 거라는 두려운 마음이 들기도 했고, 분노를 참아가면서 묵묵히 할 일을 감당해야 했다.

이제는 상황이 좀 긍정적으로 보였다. 배도 채우고 콘테이너의 짐도 창고에 다 넣어서 드디어 떠날 수 있게 되었으니 말이다.

“킴, 배고파 죽겠어요.
먹을거리를 좀 챙겨서 보헬로 갑시다.”

“보헬요? 보헬은 여기서 세 시간이나 걸리는데요! 이제는 보헬로 못 가요.”

“그게 원래 계획이었잖아요! 아, 그리고 내일 아침 7시에 창고에서 물건을 가져가겠다는 사람이 있어요.”

“그러면 새벽 4시에는 보헬에서 출발해야 합니다.”

세 시간을 달려서 잠깐 눈 붙이고 다시 돌아오는 건 좋은 생각이 아니라고 말했다. 그래서 우리는 노트르메종 고아원으로 돌아가서 패트릭은 저녁을 먹고, 함께 다음날 계획을 세우기로 했다.

밤 11시가 되어서야 땀과 온갖 먼지를 씻어낼 수 있었다. 설핏 잠이 들려는데, 힘들었던 순간의 한 장면 한 장면이 머릿속을 스쳐 지나가면서 한 가지 사실을 깨닫게 되었다.

인내하는 사랑을 실천한 사람은 바로 패트릭이었다! 그는 오늘 내내 그 사랑을 표현했다. 패트릭은 늘 현재에 충실하면서 상황을 파악하고 흔들리지 않았다.

 오래 참는 사랑의 의미를 찾겠다는 과제에 너무 몰두했던 나는, 이기심이라는 안개 때문에 그의 사랑을 보지 못했다. 무방비 상태의 내 영혼이 오래 참는 사랑을 살아내기 위해서는 의도적으로 애를 써야만 했다. 조금 더 일찍 이 사실을 깨달았더라면, 아직 날이 밝았을 때 오래 참는 사랑의 의미를 배울 수 있었을 텐데.

사랑을 실천하는 한 해를 살아보기 전에는, 불평하지 않고 기다리는 것이 인내라고 생각했다. 거기서 한 걸음 더 나가면, 모든 사람이 빠릿빠릿하지는 않을 거라고 기대하는 것을 인내라고 여겼다. 그리고 4만 명 수준의 인프라를 갖춘 인구 200만의 도시에서 교통 체증 상황에 짜증 내지 않는 것은 최고 수준의  메달감 인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그 생각은 틀렸던 것 같다.

패트릭과 창고에서 일한 그날이 내게 중요한 것을 가르쳐주었다. 인내의 핵심은 그 순간에 충실한 것이다. 

그런데 나는 패트릭의 실수가 초래할 결과를 염려하면서 머리를 굴리느라 마음이 ‘전혀’ 엉뚱한 곳에 가 있었다. 현재에 충실하다는 것은 해야 할 일의 목록이나 답을 기다리는 이메일 더미를 미리 생각하지 ‘않는’ 것이다.

 피곤한 하루를 마치고 얼른 귀가하는 것보다 손놀림이 느린 슈퍼마켓 계산원에게 사랑을 표현하는 데 더 관심을 집중하는 것이다.

바로 그 순간이 사랑을 살아내는 것이다.

상대방을 내 계획을 방해하는 장애물이 아니라, 한 인간으로 보는 것이다. 오래 참는 사랑은 어떤 이슈보다 사람이 더 중요하다는 것을 안다나머지 모든 것은 얼마든지 기다릴 수 있고, 또 기다려야 한다.

내가 패트릭과 함께한 순간에 집중할 수 있었다면, 분노와 불안을 조금 더 내려놓고 조금 더 차분하고 의연했을 것이다. 몸과 영혼, 생각과 정신이 순간에 충실하면, 새로운 현실이 펼쳐진다. 충만함. 온전함. 감각이 깨어나고 마음이 열리며 가슴이 연결된다.

사랑이 순간에 충실하다면, 오래 참는 사랑은 그 순간을 받아들이고 둘러싼다. 귀 기울이고, 주목하고, 느낀다. 그래서 기다린다. 오래 참는 사랑은 기다린다. 그 순간이 당신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순간임을 알기 때문이다.

과거는 지나갔고,
미래는 아직 오지 않았다.

바로 여기, 지금 이 순간 외에는 아무것도 중요하지 않다.

– 고린도전서 13장대로 1년 살아보기, 킴 소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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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말씀
사랑은 오래 참고 사랑은 온유하며 시기하지 아니하며 사랑은 자랑하지 아니하며 교만하지 아니하며
– 고린도전서 13장 4절

오직 성령의 열매는 사랑과 희락과 화평과 오래 참음과 자비와 양선과 충성과 온유와 절제니 이같은 것을 금지할 법이 없느니라 그리스도 예수의 사람들은 육체와 함께 그 정욕과 탐심을 십자가에 못 박았느니라
– 갈라디아서 5장 22~24절

† 기도
주 예수님, 제가 오래 참는 사랑을 보여주지 못한 모든 순간을 생각해봅니다. 잘 듣고 있는 척 고개를 주억거리면서도 제 마음은 이미 다음 할 일을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주님, 제가 현재에 충실하도록 도와주세요. 오래 참는 사랑을 표현하도록 도와주세요. 인내심을 간구합니다. 기다리는 인내, 오래 참는 사랑을 간구합니다.

적용과 결단
오래 참음은 단지 어떤 상황에서 ‘인내’하는 것만이 아님을 기억하십시오. 그 순간에 귀 기울이고, 주목하고, 느끼며, 기다리는 것입니다. 그 순간이 당신 인생에서 아주 중요하기 때문이지요. 당신을 그런 오래 참음의 사랑으로 초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