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집은 가난했다. 수위셨던 우리 아버지 월급은 쌀 한 가마 반을 살 수 있는 수준이었다.

우리 외갓집이 부자였다. 꽤 부자였다. 부자인 외삼촌 집과 가난한 우리 집은 참 사이가 좋았다. 삼촌들은 어떻게 하든지 우리를 도우려고 했고, 가난했던 우리 어머니는 어떻게 하든지 도움을 받지 않고
스스로의 힘으로 살려고 애썼다.

그래서 부잣집과 가난한 집
사이가 좋았던 것이다.

그래도 이래저래 참 도움을 많이 받았다. 도움을 받으면 우리 어머니는 그것을 당연한 일로 여기지 않으셨다. 진심으로 감사할 줄 아셨다. 그래서 부잣집과 가난한 집 사이가 좋았던 것이다.

세상도 이러면 좋지 않을까? 부자들은 어떻게 하든지 가난한 이웃을 도우려 하고, 가난한 사람들은 어떻게 하든지 스스로의 힘으로 자립하려 애쓰며, 도움을 받을 때 그것을 당연한 일로 여기지 않고 진심으로 감사하려고 한다면, 세상은 우리 집과 우리 외삼촌 집처럼 사이좋은 세상이 될 것이다.

나는 돈 키호테처럼 부자와 가난한 사람이 서로 사이좋은 세상을 꿈꾼다. 그런데 그거 돈 키호테 아니다. 그런 세상이 성경에 나온다. 오순절 날 성령 받고 거듭난 초대교회 교인들이 그런 삶을 살았다.

내가 처음으로 전도사(교육전도사)로 사역한 곳은 인천제일교회였다. 당시 곽선희 목사님이 담임목사셨다. 주일 저녁이 되면 꼭 사모님이 저녁을 준비하여 교육전도사까지 대접해 주셨다.

감사했다. 주일 저녁마다 목사님 댁에서 저녁을 먹으며 이 빚을 꼭 갚으리라 생각했다.

청량리중앙교회에서 부목사가 되었을 때 사택이 교회 마당 안에 있었다. 곽 목사님과 사모님을 생각하며 우리도 주일 저녁마다 저녁을 준비하여 교육전도사님들을 대접하였다.

내가 진 빚을
갚기 위해서라고
말씀드렸다.

나보다 나이가 많으셨던 전도사님 한 분이 매 주일 우리가 저녁 준비하는 것이 미안하셨는지 선뜻 잘 들어오질 못하셨다. 그래서 저녁시간이 되면 찾으러 다니는 일이 많았다.

전도사님에게 우리가 왜 주일마다 이렇게 전도사님 식사 준비를 하는지 그 이유를 설명해 드렸다. 내가 진 빚을 갚기 위해서라고 말씀드렸다.

그 다음 주일 저녁엔 찾지 않았는데도 시간 맞춰 우리 집으로 들어오셨다. 마루문이 미닫이 문이었는데 문을 열면 요란한 소리가 나는 그런 문이었다. 그 마루문을 와르릉 열어젖히며 전도사님이 외치셨다. “목사님, 빚 받으러 왔습니다.”

나눌 줄 알고, 도울 줄 알고, 스스로 자립하려고 애쓸 줄 알고, 도움을 받으면 진심으로 감사할 줄 알고, 훗날 기회가 되면 그 빚 세상에 돌려 갚을 줄 알았으면 좋겠다.

그러면 세상은 참 근사한 흐름이 형성될 게다. 부자와 가난한 사람, 강한 사람과 약한 사람이 서로 사이좋게 지내는 세상이 될 게다.

이리와 어린 양이 함께 뒹구는 이사야서 11장의 그런 나라가 될 게다. 하나님나라가 될 게다. “나라가 임하시오며”라는 주기도가 응답받게 될 것이다.

† 말씀
믿는 사람이 다 함께 있어 모든 물건을 서로 통용하고 또 재산과 소유를 팔아 각 사람의 필요를 따라 나눠 주며 날마다 마음을 같이하여 성전에 모이기를 힘쓰고 집에서 떡을 떼며 기쁨과 순전한 마음으로 음식을 먹고 하나님을 찬미하며 또 온 백성에게 칭송을 받으니 주께서 구원 받는 사람을 날마다 더하게 하시니라 –사도행전 2장 44~47절

하나님 아버지 앞에서 정결하고 더러움이 없는 경건은 곧 고아와 과부를 그 환난중에 돌보고 또 자기를 지켜 세속에 물들지 아니하는 그것이니라 –야고보서 1장 27절

땅에는 언제든지 가난한 자가 그치지 아니하겠으므로 내가 네게 명령하여 이르노니 너는 반드시 네 땅 안에 네 형제 중 곤란한 자와 궁핍한 자에게 네 손을 펼지니라 – 신명기 15장 11절

형제들아 너희가 자유를 위하여 부르심을 입었으나 그러나 그 자유로 육체의 기회를 삼지 말고 오직 사랑으로 서로 종 노릇 하라 온 율법은 네 이웃 사랑하기를 네 자신 같이 하라 하신 한 말씀에서 이루어졌나니 –갈라디아서 5장 13,14절

† 기도
주님, 힘들 때에 도움을 받으면 진심으로 감사할 줄 알며, 또한 그 빚을 다시 세상에 돌려 갚을 줄 아는 삶을 살기를 원합니다. 우리 믿는 자들의 섬김과 나눔으로 이 땅에 하나님 나라가 임하게 하소서.

† 적용과 결단
오직 사랑으로 서로 종 노릇 하며 이웃을 내 몸 같이 사랑하면서 이 땅에 하나님 나라를 이루기 위해 노력하기로 결단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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