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된 가족사진을 들여다보고 있노라면, 지금의 별 볼일 없는 일상이 먼 훗날의 언젠가 가장 소중한 순간으로 변해 있을 거란 확신이 찾아든다.

세월호 유가족들을 위해 노래하는 자리에서 만난 한 어머니가 자신의 소원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사고 이전에 그렇게 귀찮고 하기 싫었던, 매일같이 장을 보고 때마다 아이의 밥상을 차리는, 당연했던 그 일이 지금 자신에게는 생명과 맞바꿔서라도 꼭 하고 싶은 일이라고.

“기적은 하늘을 날거나 바다 위를 걷는 것이 아니라 땅에서 걸어 다니는 것이다”라는 중국 속담을 떠올려본다. 예수 그리스도는 생을 통틀어 단 한 번 하늘을 날아 승천하셨고, 단 한번 바다를 걸으셨다. 그러나 그 외 모든 순간 땅 위를 걸어 다니셨다.

일상을 산다는 건 이런 것이다. 예수님은 기적보다 더 많은 순간, 일상을 사셨다. 땅 위를 걸어서 사람을 만나고, 하루의 끼니, 그 일용할 양식에 자족하고, 아픈 이들을 응시하며 손잡아주었고, 머리 둘 곳 없고 정처 없이 거친 곳에 몸을 뉘어 잠을 청했다.

예수와 그를 따르는 제자들에게도 먹고사는 일은 실존적인 문제로 때마다 들이닥쳤다. 일상이란, 당연하지만 기적적이고, 평온하지만 공포스러우며, 쉽지만 가장 어려운 것이기도 하기에 그렇다.

예수께도 그러했던 것처럼 하물며 인간의 몸을 담고 사는 모든 시간 동안, 우리는 일상의 굴레를 피할 수 없다. 그런 의미에서 곰곰이 생각해보면 삶이란 ‘경주’가 아니라 ‘순간의 합’이다. 인생이란 최종 결과물이 아니며 오히려 매 순간 어떻게 살았느냐로 가늠되어야 한다.

굳이 비유를 해야 한다면 나는 “인생은 산책”이라 해야 더 맞는다고 본다. 산책은 건강해지려고 행복해지려고 가는 것이다. 사랑하는 이들, 함께 가는 이들과 대화도 하고, 기분 전환도 하고, 새 힘도 얻고, 좋은 풍경도 보고, 뜻밖의 만남도 가진다.

하나님이 우리를 지으신 애초의 목적은 ‘좋으시려고’였다. 하나님은 인간을 지으시자마자 “보시기에 심히 좋았더라”(It was very good) 감탄하셨다. 즉 우리의 존재 자체가 하나님의 목적이라는 말이다.

‘목적’보다 중요한 건 언제나 ‘존재’ 자체여야 한다.

태어나서 뭔가 목표를 이루고 경주를 마치는 것이 우리 인생의 목적이 아니다. 우리는 우리의 의지가 아닌 하나님의 섭리 속에 이 땅에 보내졌고, 무언가를 하고 이루기보다는 먹고 자고 놀고 살고 사랑하고 행복하기 위해 존재한다.

‘목적’보다 중요한 건 언제나 ‘존재’ 자체여야 한다. ‘목적이 이끄는 삶’이 아니라 이미 이룬 목적을 더 아름답게 이어가는 삶이라 해야 옳다. 목적 없이 무작정 되는 대로 흘러가라는 이야기가 아니라는 것쯤은 이해하리라 믿는다.

하나님은 목적보다 ‘존재’를 위해 세상을 만드셨는데, 어느 순간 인간은 존재보다 목적을 중요시하는 세상으로 만들고 있다. 목적에 부합하지 않는 존재를 가벼이 여기고 쓸모없는 취급을 하는 덕에 우리는 불행해진다.

산책이 경주와 가장 다른 점은, 어김없이 집으로 돌아온다는 데 있다. 산책은 갈 수 있는 만큼 가고 힘에 부치면 되돌아오면 된다. 내일 또 나가면 되니까.

산책하는 이는 어디를 갔느냐보다 가면서 뭘 했느냐에 더 관심이 많다. 얼마나 멀리까지 갔느냐보다 오가는 길에 무얼 보고 듣고 맛보고 느꼈는지에 마음을 둔다. 목표 지점보다 산책길에 불어온 바람과 길가에 피어난 꽃과 만나 웃음을 나눈 사람들이 더 중요하다.

인생이 만약에 경주라면, 순위를 매기는 경주가 아님에 분명하다. 우리의 삶은 완주를 목표로 하는 경주다. 경주자가 중요하지 결과나 상의 많고 적음도 중요하지 않다. 우리는 우리가 서 있는 자리에서, 우리가 섬기는 그 일에서, 우리가 달려가는 그 모습으로 이미 하나님의 기쁨이요 자랑의 면류관이므로.

또한 인생이 경주라면, 그 목표는 오직 예수 그리스도 한 분밖에 없다.
내가 이미 얻었다 함도 아니요 온전히 이루었다 함도 아니라 오직 내가 그리스도 예수께 잡힌바 된 그것을 잡으려고 좇아가노라 형제들아 나는 아직 내가 잡은 줄로 여기지 아니하고 오직 한 일 즉 뒤에 있는 것은 잊어버리고 앞에 있는 것을 잡으려고 푯대를 향하여 그리스도 예수 안에서 하나님이 위에서 부르신 부름의 상을 위하여 좇아가노라 (빌립보서 3:12-14)

† 말씀 
이러므로 우리에게 구름같이 둘러싼 허다한 증인들이 있으니 모든 무거운 것과 얽매이기 쉬운 죄를 벗어버리고 인내로써 우리 앞에 당한 경주를 경주하며 믿음의 주요 또 온전케 하시는 이인 예수를 바라보자 저는 그 앞에 있는 즐거움을 위하여 십자가를 참으사 부끄러움을 개의치 아니하시더니 하나님 보좌 우편에 앉으셨느니라
-히브리서 12장 1,2절

여호와를 경외하며 그의 길을 걷는 자마다 복이 있도다 네가 네 손이 수고한 대로 먹을 것이라 네가 복되고 형통하리로다 네 집 안방에 있는 네 아내는 결실한 포도나무 같으며 네 식탁에 둘러 앉은 자식들은 어린 감람나무 같으리로다 여호와를 경외하는 자는 이같이 복을 얻으리로다
–시편 128편 1~4절

† 기도
육신을 입고 이 땅에 오신 예수님, 주님께서 기적을 행하신 순간보다 일상을 사셨던 순간이 훨씬 더 많았음을 기억합니다. 완전한 인간이셨던 예수님께서는 늘 기도를 통해 성령충만 받으시고 하나님의 뜻을 이 땅에서 이루셨던 것도 기억합니다. 예수님께서 사신 그러한 일상을 살아내며, 오직 예수님께 잡힌 바 된 그것을 잡으려고 좇아가는 인생이 되게 하소서.

† 적용과 결단
당신은 크리스천으로서 어떠한 일상을 살고 있나요? 우리 인생의 유일한 목표되신 예수 그리스도를 쫓아 사는 삶이 되기로 결단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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