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몰스텝 #02] 나를 보여주는 시간, 세 줄 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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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대표(!) 스몰 스텝은 세 줄 일기다. 매일 아침 일기 세 줄을 쓴다. 어제의 좋지 않았던 일, 좋았던 기억, 그리고 오늘의 다짐을 한 줄씩 쓰는 것이다. 길면 10분, 빨리 쓰면 5분이면 족하다.

그렇게 몇 달을 꾸준히 쓰다 보니 나만의 작은 습관으로 자리 잡기 시작했다. 아침에 못 쓰면 일하다가도 짬을 내 세 줄을 쓴다. 그것도 안 되면 잠들기 전에라도 쓰려고 한다.

정 쓸 내용이 없을 때는 비워두기도 한다. 그러나 그런 날은 1년에 두어 번 정도다.

사실 세 줄 일기는 많이 알려진 기록법이다. 하지만 이보다 자신을 제대로 들여다볼 수 있는 방법은 찾기 힘들 것이다. 이 방법을 처음 제안한 일본인 의사는 7줄짜리 차트 쓰는 법에서 아이디어를 얻었다. 7줄로 환자의 상태를 정리해놓으면 한눈에 알아볼 수 있었던 것이다. 나도 내 상태에 대한 차트를 보고 싶었다. 막연한 기대감에 세 줄 일기를 시작했다.

나를 발견하는 아주 사소한 습관

세 줄 일기를 계속 쓰던 어느 날, 지난 글들 속에서 특이한 점을 발견했다. 나는 늘 대인관계와 소통을 어려워하는 사람이었는데, 바로 그 관계 속에서 가장 큰 만족과 에너지를 얻고 있었다.

그리고 불편한 이웃, 약속을 지키지 못했던 클라이언트에 대한 미안함, 아내에게 짜증을 내고 난 후의 깊은 후회가 세 줄 일기에 적나라하게 드러났다.

같은 실수를 반복하기도 했다. 잠깐 쉬자며 티브이를 켜는 순간 그날의 가장 중요한 시간들이 휘발되는 일들이 반복됐다. 밀린 청소를 하거나, 아이들과 놀아주거나, 책을 읽어야 할 시간들 이 그렇게 사라지고 있었다. 쓸데없는 고민과 걱정도 반복됐다.

세 줄 일기에 고스란히 드러나 있어서 부정할 수도 없는 노릇이었다. 그게 바로 평소에는 잘 알지 못했던 ‘진짜’ 내 모습들 중 일부였다. 내 진짜 상태를 보여주는 일종의 ‘차트’인 셈이었다.

일기의 단점을 말하는 사람들도 있다. 잊어도 좋을, 힘들고 아픈 과거들을 의도치 않게 끄집어낼 수 있는 위험 때문이다. 하지 만 세 줄 일기는 그럴 위험성이 없다.

첫 줄의 좋지 않은 일들은 반드시 그다음 줄의 좋은 기억으로 상쇄되기 때문이다. 게다가 마지막 줄은 내일에 대한 기대와 다짐, 계획으로 마무리된다. 세 줄 일기를 쓰면서 상념에 빠지는 일은 거의 없다. 오히려 한결 가벼운 마음으로 하루를 시작하거나 잠자리에 들 수 있다.

세 줄 일기는 그렇게 내 삶을 조금씩 심플하고 가볍게 바꾸어 갔다. 한동안 유행했던 ‘정리정돈’과 ‘심플 라이프’의 쓰기 버전 이라고나 할까. 내가 세 줄 일기를 매일 빼놓지 않고 쓰는 가장 큰 이유는 내가 누구인지를 알 수 있게 해주기 때문이다. 세 줄 일기는 나에 대한 아주 세밀하고 선명한 정보들을 나 자신에게 보여준다.

자극에 반응하는 내 모습 들여다보기

우리는 매일 다양한 사건과 자극에 노출된다. 좋은 일도 있고, 그렇지 않은 일은 더 많다. 우리는 본능적으로 그 사건과 자극 자체에 집중할 때가 많다. 그런데 실제로는 그 자극에 반응하는 내 모습이 진짜 나를 말해준다.

같은 기회와 위기를 맞닥뜨려도 사람들은 기질과 상황, 가치관에 비추어 전혀 다르게 반응한다. 세 줄 일기에 기록하는 좋은 일과 좋지 않은 일은 자극에 반응하는 내 모습을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그것이 지금의 내가 누구인지를 말해주고, 미래의 내 모습을 만들어가며, 다른 사람과 구별되는 가장 ‘나다운’ 모습을 드러낸다. 그것도 매우 선명하게! 이렇게 세 줄 일기가 ‘가장 나다운 모습’을 발견할 수 있도록 도와줄 거라는 확신이 들면서 나는 세 줄 일기를 삶의 전반으로 확장하기 시작했다.


<세 줄 일기 기록법>

세 줄 일기는 말 그대로 매일 세 줄의 글을 노트에 쓰는 방법이다. 각 줄은 한 줄을 넘기지 않는 것이 좋다. 쉽고 간단하게, 그날의 짧은 기억을 사실 위주로 기록하는 것이 세 줄 일기의 중요한 포인트이기 때문이다.

날짜와 요일을 쓰고 첫 줄에는 전날 가장 안 좋았던 일을 기록한다. 후회나 불편함을 기록해도 좋다. 저녁에 기록한다면 그날의 안 좋았던 일을 쓰면 된다.

두 번째 줄에는 그날, 혹은 전날의 가장 기분 좋았던 일을 쓴다. 축하할 일이나 행복했던 기억, 자신이 잘한 일도 좋다.

세 번째 줄에는 오늘이나 내일의 삶을 위한 짤막한 다짐을 기록 한다. 이 한 줄을 쓰는 것만으로도 하루의 스트레스가 사라지는 듯하다.

2016년 4월 3일, 주일

① 가장 안 좋았던 일
하루를 늦게 시작한 것이 가장 아쉽다.

② 가장 좋았던 일
자기발견학교 1주차의 초안을 마련함, 뿌듯하다.

③ 오늘 혹은 내일의 목표
걱정을 객관화하고 가장 중요한 일에 몰입해서 삶의 에너지를 끌어올리겠다.

왼쪽 페이지 한 장이면 일주일 분의 세 줄 일기가 가능하다. 주 말에는 오른쪽 페이지에 한 주를 리뷰하는 짤막한 기록을 남기면 좋다. 세 줄 일기를 쓰고 나서 중요한 내용을 하이라이트로 표시하면 자신의 주된 관심사와 고민을 한눈에 파악할 수 있다. 이 내용이 쌓이면 그동안의 내가 어떤 사람이었는지 차트처럼 금방 확인할 수 있다.

글 = 박요철
7년간 브랜드 전문지의 에디터로 살다가 지금은 작지만 경쟁력 있는 회사들을 돕는 브랜드 컨설턴트로 일하고 있다. 지극히 평범한 40대로 살던 어느 날, ‘남다른 삶’에 대한 고민이 시작됐다. 1년에 100권씩 자기계발서를 섭렵하고 부와 성공을 위해 밤낮으로 애썼지만 돌아오는 건 좌절과 실패감뿐이었다. 우리에게 주어진 위기와 기회 모두는 하나님의 설계 안에 있다고 생각하고 다른 사람이 재단하고 휘두르는 삶이 아닌 내가 원하는 가장 나다운 삶을 살고 싶었다. 그래서 시작한 것이 스몰 스텝이다. 남들이 열광하는 것이 아닌 내가 좋아하는 것을 찾고 싶었다. 그것을 찾기 위해서는 거창한 계획이나 또 다른 자기계발이 아닌 작지만 쉽게 성취감을 느낄 수 있는 뭔가가 필요했다. 그래서 3년 동안 매일 스몰 스텝을 실천했다. 그리고 가장 나다운 삶과 하루하루를 살아갈 힘을 되찾았다. 지금은 스몰 스텝이 연결해준 가장 나다운 일인 글과 강의를 통해 삶의 비밀을 꾸준히 공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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