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몰 스텝 #13] 정말로 원하는 삶을 선택하기 위해 오늘 당장 할 수 있는 작은 일은 무엇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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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전에 다니던 회사 입구 건널목에 조그만 빵집 하나가 문을 열었다. 두세 평이 채 되지 않을 것 같은 빵집의 이름은 ‘밀도’, 흥미로운 건 오직 ‘식빵’만 만든다는 것.

빵집 딸 출신인 아내를 위해 잠깐 들른 적이 있다. 하지만 나는 그날 빵을 사지 못했다. 오전에 나온 식빵이 다 팔리고 없었기 때문이다. 빵을 살 수 있었던건 그로부터 며칠이 더 지나서였다.

그사이 빵집의 줄은 더욱 길어졌고 결국 바로 옆 카페를 인수해 확장 공사를 했다. 괜한 호기심에 뒷조사를 시작했다. 빵 집 주인은 일본에서 제빵 기술을 배운 뒤 ‘시오코나’라는 빵집을 10년이나 운영한, 업계에서 유명한 셰프였다.

식빵 전문점을 연 것은 한 가지 빵에 충실하기 위해서라고 했다. 유행에 휘둘리지 않고 오랫동안 만들 수 있는 빵을 찾다보니 자연스럽게 식빵을 선택하게 되었다고 했다. 그는 자신의 일에서 하나의 ‘본질’에 집중하고 싶어 했고 그 대상이 바로 식빵이었던 것이다.

‘심플 라이프’가 유행이다. 물건과 시간, 인맥까지 버리고 정리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그런 사람들을 ‘미니멀리스트’라고 부르고 그들의 생각과 노하우를 담은 책들이 서점 한쪽을 점거한 지 오래다.

그런데 그 ‘심플 라이프’가 그저 비우고 버리고 정리하는 간소하고 단순한 삶의 방식만을 말하는 것일까? 심플 라이프를 가능케 하는 것은 그 사람의 ‘철학’이다. 철학이란 한 마디로 그 사람의 사고방식이자 삶의 방식이며, 무엇을 포기하고 무엇을 선택할지에 대한 자기만의 기준의 또 다른 이름이다.

그것을 알지 못하는 사람은 ‘심플’해질 수 없다. 오래된 형광등을 버리고 ‘무인양품’의 조명을 설치할 수는 있지만 브랜드가 그 사람의 생각까지 대신해줄 수는 없는 법이다. 방 안에 오래된 가구 가 빼곡하다 하더라도 그 사람의 삶에 꼭 필요한 것들로 채워져 있다면 그것이 어쩌면 ‘심플 라이프’에 더 가까운 것일지도 모른다.

하루의 시작은 보통 새벽 5시, 성경읽기처럼 아침에 하는 스몰 스텝을 나는 ‘모닝 스텝’이라고 부른다.

내가 원하는 삶을 향한 집착

나는(하나님의 허락하심 안에서) ‘내가 원하는 삶’을 살고 싶었다. 그러기 위해서는 내가 무엇을 원하는지 알아야 했고 거창한 모험과 도전을 택하기보다는 일상에서 내게 힘을 주는 무언가를 찾기 시작했다. 나는 삶을 단순하게 만들고 싶었다. 책상 앞과 주변을 정리하고 나서야 일에 집중할 수 있는 사람이라 삶에서 불필요한 것들을 깔끔하게 정리한 후 내가 정말 원하는 것들에 집중하고 싶었다.

하지만 무엇을 버리고 무엇을 선택하기 위해서는 나만의 뚜렷한 기준과 이유가 필요했다. 산책, 독서, 필사, 음악, 팟캐스트는 내가 추구하는 ‘삶의 본질’을 찾기 위한 작은 힌트이자 소스라고 할 수 있다. 산책을 하면서 조용히 밀려드는 생각들, 필사를 하면서 공감하는 영역들, 팟캐스트가 들려주는 방대한 지식들에 호응하는 나를 보면서 조금씩 내가 원하는 삶을 구체화할 수 있었다.

마치 빵집 ‘밀도’의 셰프가 수많은 빵들 중에서 ‘식빵’을 선택한 자신만의 이유를 설명할 수 있는 것처럼. 그래서 불필요한 다른 제빵 기술은 물론 10년간 운영하던 유명 빵집의 간판을 포기할 수 있었던 것처럼. 스몰 스텝은 내 삶의 본질을 발견하기 위한 나침반이자 시험대 역할을 해주었던 셈이다.

매일 산책이나 등산을 한다. 운동이 되기도 하지만 무엇보다 ‘삶의 질서’와 ‘마음의 여유와 평안’에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비교 금지

삶의 방식이 분명해지면 한 사람의 일상은 자연스럽게 심플해진다. 타인과의 비교나 경쟁에서 자유로워진 덕에 여유로움이 주변을 채운다. 아울러 그 삶을 지켜가기 위해 자신의 삶에 몰입할 수 있게 된다. 자신의 선명하고 뚜렷한 주관과 가치가 그가 해야 할 일과 하지 말아야 할 일을 보여주기 때문이다.

한번은 중견 기업으로부터 입사를 제안받은 적이 있다. 이제껏 경험하지 못했던 연봉과 조건이 내 이름을 걸고 일해보겠다는 결심을 흐리게 만들었다. 하지만 결국 입사를 포기했다. 이 모양 저 모양으로 알아본 문화가 내가 생각하는 삶의 가치와 많이 달랐기 때문이다. 그리고 지금 나는 그 선택에 만족하고 있다.

‘내가 누구인가’라는 질문에 답하는 것은 생각보다 간단하다. 나를 끌고 가는 힘이 무엇인지를 발견하면 된다. 그런데 이 질문에 답하는 것은 생각보다 어렵다. 이런 질문을 받아보지 못했던 탓이다. 그저 남부끄럽지 않은, 남들만큼 사는 것이 가장 큰 미덕이라고 배워온 탓이다.

그러니 스스로에게 물어보자. 지금의 삶이 당신이 선택한 삶인지, 더 나은 대안은 없는 것인지, 정말로 원하는 삶을 선택하기 위해 오늘 당장 할 수 있는 작은 일이 무엇인지. 그 질문에 하나씩 답해가면서 우리는 내가 주인이 되는 삶의 희열을 맛볼 수 있다.

그 결과가 돈과 명예는 아닐 수 있다. 대신 이제껏 누리지 못하고 미뤄왔던 진짜 보람과 만족으로 인도할 것이다. 그리고 그 모습은 생각보다 ‘심플’할 것이다.

그는 자신이 원하는 삶을 위해 대기업 계열사의 안락한 삶을 버렸다. 이런 사람을 만나 인터뷰하는 것이 큰 즐거움이다.

 

글 = 박요철
7년간 브랜드 전문지의 에디터로 살다가 지금은 작지만 경쟁력 있는 회사들을 돕는 브랜드 컨설턴트로 일하고 있다. 지극히 평범한 40대로 살던 어느 날, ‘남다른 삶’에 대한 고민이 시작됐다. 1년에 100권씩 자기계발서를 섭렵하고 부와 성공을 위해 밤낮으로 애썼지만 돌아오는 건 좌절과 실패감뿐이었다. 우리에게 주어진 위기와 기회 모두는 하나님의 설계 안에 있다고 생각하고 다른 사람이 재단하고 휘두르는 삶이 아닌 내가 원하는 가장 나다운 삶을 살고 싶었다. 그래서 시작한 것이 스몰 스텝이다. 남들이 열광하는 것이 아닌 내가 좋아하는 것을 찾고 싶었다. 그것을 찾기 위해서는 거창한 계획이나 또 다른 자기계발이 아닌 작지만 쉽게 성취감을 느낄 수 있는 뭔가가 필요했다. 그래서 3년 동안 매일 스몰 스텝을 실천했다. 그리고 가장 나다운 삶과 하루하루를 살아갈 힘을 되찾았다. 지금은 스몰 스텝이 연결해준 가장 나다운 일인 글과 강의를 통해 삶의 비밀을 꾸준히 공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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