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은 누구의 종인가? 당신의 신분을 바로 알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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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들끼리 모이면 자연스레 자기 주인에 대한 이야기를 나눌 것이다. 훌륭하다든지 악독하다든지 평가할 것이고, 주인이 자신을 어떤 태도로 대하는지, 자신에게 어떤 일을 행했는지를 말할 것이다.

아마도 너그럽고 좋은 주인을 만난 종은 그렇지 못한 종에 비해 훨씬 편안하고 행복할 것이다. 그런 그는 자신이 주인의 소유라는 사실을 인정할 것이다.

바울은 자기 주인을 자랑했다.

“내 주인은 그리스도요, 하나님의 아들이시며, 부활하신 분입니다.
전능하시고 만유의 주이신 하나님의 독생자 예수 그리스도가 내 주인이십니다.”

그는 세상에 살지만 더 이상 세상의 종이 아니라 하나님의 종이며 세상 가운데 부대끼며 살아가지만 주님을 믿어 주께 순종하며 사는 고귀한 자가 되었다. 바울이 누린 축복과 영광을 알고 있는가? 주체할 수 없는 감격이 느껴지는가?

과거에 이 말씀을 볼 때는 속박으로 여겨졌다. 그러나 다시 로마서를 읽으면서 영광이요 축복이라는 사실을 깨달았다. 혹시 예수그리스도의 종이 되는 것이 슬픈 일이라고 생각되는가? 그것은 기쁨의 숙명이다. 비록 세상에 묶여 살지만 이제는 더 이상 세상의 종이 아니라 하나님의 종이며 고귀한 자가 되었다는 선언이다.

신학교 입학 결과를 확인하러 갔을 때였다. 사실 신학교 진학은 나의 바람이 아니라 하나님의 강권하심이었다. 내심 ‘합격이야 당연한 것이고 그보다는 신학교를 계속 다녀야 할지가 더 큰 문제다’라고 생각했다. 교만이자 순순히 받아들이지 못한 채 거리를 두고자 하는 반동 심리였다. 하나님이 몰아붙이셔서 어쩔 수 없이 지원했기에 합격자 명단에 있는 내 이름을 보면서도 아무런 감흥이 없었다.

그때 이상한 일이 벌어졌다. 돌아서는데 눈물이 왈칵 쏟아졌다. 앞이 보이지 않을 정도였다. 그 와중에도 ‘내가 원하던 길이 전혀 아닌데 왜 이럴까?’하는 생각이 들어 당혹감을 감출 수가 없었다.

그 순간, 마음속에 하나님의 음성이 들렸다. “너는 내 것이다!” 동시에 섬광처럼 ‘ 아, 이제 나는 세상과는 끝이구나. 나는 하나님께 얽매인 운명이구나!’하는 생각이 스쳐 지나갔다. 그럼에도 이상하게 내 안에 은혜와 평강, 그리고 알 수 없는 감동이 넘쳐 나더니 나를 감싸기 시작했다. 나 같은 것을 불러 주신 하나님의 넘치는 은혜와 하나님이 붙들어 가시리라는 확신에서 비롯한 평강에 감격했던 것이다.

당시를 떠올리며 “하나님 우리 아버지와 주 예수 그리스도로부터 은혜와 평강이 있기를 원하노라”(7절)라는 바울의 인사를 들여다보면 감격이 남다르다. 통상적으로 드리는 안부 인사가 아니라 강한 연대감을 표시한 인사이기 때문이다. 로마 성도들과 바울, 그리고 우리는 그리스도로 인해 이어져 있는 것이다.

우리는 세상의 종이 아니요, 정욕의 종도 아니요, 명예의 종도 아니다. 거짓의 종은 더욱 아니다. 고통 앞에 쩔쩔매는 고통의 종도 아니다. 비록 세상, 정욕, 명예, 거짓, 고통이 우리를 괴롭힐지라도, 우리는 “그의 아들에 관하여 말하면 내 주 예수 그리스도이시며 나는 그분의 종으로서 그분 안에서 은혜와 평강을 누리는 사람이다”라는 사실을 믿는다.

‘그리스도를 믿고 그분 안에서 은혜와 평강을 누리는 자’가 바로 우리의 신분이다. 누구도 빼앗을 수 없고, 무너뜨릴 수도 없는 확고한 소속이다. 이 신분은 그리스도가 우리에게 주신 것이다. 그의 아들에 관하여 말하면 그런 분이시다.

내용 발췌 = 복음의 언어, 로마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