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들리는 풀잎이 내게
시 한 귀절을 준다

하늘이 안 무너지는 건
우리들 때문이에요, 하고 풀잎들은
그 푸른빛을 다해
흔들림을 다해
광채 나는 목소리를 뿜어 올린다.

정현종 님의 시 〈광채 나는 목소리로 풀잎은〉 중에 나오는 구절이다.

하늘이 안 무너지는 건 철인(哲人)들의 고매함 때문이 아니라, 여린 풀잎들이 그 푸른 빛을 다하고, 흔들림을 다하기 때문이다. 지구가 질서 있게 유영하는 것은, 지구를 떠받치고 있다는 거인(巨人) 아틀라스의 땀 때문이 아니라, 하나님의 은혜 때문이고, 여린 풀잎 같은 그대가 이름 없고 빛도 없는 곳에서 쏟고 있는 사랑의 섬김 때문이다. 묵묵히 작은 일에 충성하며, 주어진 사명을 다하는 작은 당신이 이 땅의 진정한 영웅이다.

독일의 극작가 베르톨트 브레히트(Bertolt Brecht)는 〈책 읽는 어느 노동자의 질문〉(Rageneines lesenden Arbeiters)이라는 시를 썼다.

성문이 일곱 개나 되는 테베를 건설한 것은 누구일까?
책 속에는 왕들의 이름만 나온다. 왕들이 손수 돌덩이를 운반했을까?
그리고 바빌론은 몇 차례나 파괴되었다는데
그때마다 누가 그 도시를 재건했던가?
황금빛 찬란한 리마에서 건축 노동자들은 어떤 집에 살았을까?
만리장성이 완공된 그날 밤 벽돌공들은 어디로 갔던가?
위대한 로마에는 개선문이 참 많다. 누가 그것들을 세웠던가?
… (중략) …
젊은 알렉산더가 인도를 정복했다. 그가 혼자서 해냈을까?
카이사르는 갈리아를 정벌했다. 적어도 취사병 한 명쯤은 데리고 있지 않았을까?
스페인의 필립 왕은 그의 함대가 침몰하자 울었다.
다른 사람들은 아무도 울지 않았을까?
프리드리히 2세는 7년 전쟁에서 승리했다.
그 말고도 누군가 승리하지 않았을까?
역사의 페이지를 넘길 때마다 승리가 나온다.
그럼 승리의 축제는 누가 차렸을까?
10년마다 영웅이 나타난다.
거기에 드는 돈은 누가 냈던가?
그 많은 이야기들.
그 많은 의문들.

브레히트는 과거 화려한 역사로부터 그 화려함에 기여한 이름 모를 영웅들을 불러내고 있다.
평범한 노동자, 석공, 일반 병사, 요리사…. 사실 이들이 역사의 밀알들이다. 그런데 이들은 역사에 기록되지 않았다. 왜일까? 역사가가 역사의 주인공이라고 여기는 왕과 장군, 영웅들을 중심으로 역사를 기록했기 때문이다. 이것이 세상 역사 기록의 실상이다.

그러나 하나님 나라의 역사는 다르다. 하나님은 우리의 머리카락의 수까지 다 안다고 하셨다. 하나님은 우리가 작은 자들에게 냉수 한 사발 대접한 것도 다 기억하신다.

하나님은 여리디 여린, 그러나 분명 역할을 했던 작은 자의 작은 일을 기억하신다.
엉겅퀴, 부전나비, 억새풀, 쪽대풀, 풀무치, 오리나무, 쓰르라미, 물푸레, 찔레 덤불, 참나무, 불개미, 산나리, 산을 지탱하고 있는 비탈들, 별과 별 사이의 어둠, 갈대밭에 사는 바람…. 하나님은 풀 한 포기, 벌레 한 마리, 존재 같지도 않는 여린 존재도 모두 기억하신다.

바울서신을 보면 마지막 부분에 수많은 이름들이 나오는 걸 알 수 있다. 바울의 동역자들의 이름이다. 바울을 평생 연구했던 F. F 부루스라는 성경학자는 ‘이들이 곧 바울’이라고 할 정도로 이들의 역할은 컸다. 그중에서도 로마서에는 참 흥미로운 이름이 나온다.

이 편지를 기록하는 나 더디오도 주 안에서 너희에게 문안하노라 나와 온 교회를 돌보아 주는 가이오도 너희에게 문안하고 이 성의 재무관 에라스도와 형제 구아도도 너희에게 문안하느니라 – 롬 16:22,23

‘더디오’는 ‘셋째’라는 뜻이다. ‘구아도’란 말은 ‘넷째’라는 뜻이다. 이름이 어떻게 셋째, 넷째가 될 수가 있을까? 이들이 노예였기 때문이다. 당시 로마의 노예들은 이름이 없이 주인에게 첫째, 둘째, 셋째 등으로 불렸다. 더디오와 구아도는 노예였지만 총명한 지성을 지닌 노예였을 것이다. 이들이 예수를 믿고 바울의 사역에 귀하게 동역했던 것이다.

더디오는 바울 사도의 로마서를 대필(代筆)했다. 아마도 바울 사도가 언급했던 ‘육체의 가시’가 눈의 질병인지도 모른다. 그래서 바울에게는 조력자가 필요했다. 더디오는 자기 생각 한 글자 적을 수 없는 따분하면서도 이름 없고 빛도 없는 일을 묵묵히 신실하게 행했다. 그 결과 오늘날 우리가 로마서를 읽을 수 있다.

주님이 맡기신 자리에서 충성하며
겸손히 주님만 가리키는 화살표 되게 하소서!

만일 더디오가 “평생 노예로 산 것도 한 맺혀 죽겠는데, 예수 믿고 나서도 겨우 편지 베끼는 일이나 하다니” 하며 이 일을 거부했다면 어떻게 되었을까?

위대한 로마서는 바울 혼자만의 일이 아니었다. 하나님의 나라도 그러하다. 아주 작은 풀잎 같은 존재들이 그 푸르름을 손 안에 쥐고 있기 때문에 하나님의 나라는 온통 푸른 것이다.

† 말씀
주인이 이르되 잘하였다 착한 종이여 네가 지극히 작은 것에 충성하였으니 열 고을 권세를 차지하라 하고 – 누가복음 19장 17절

지극히 작은 것에 충성된 자는 큰 것에도 충성되고 지극히 작은 것에 불의한 자는 큰 것에도 불의하니라 너희가 만일 불의한 재물에도 충성하지 아니하면 누가 참된 것으로 너희에게 맡기겠느냐 – 누가복음 16장 10, 11절

무슨 일을 하든지 마음을 다하여 주께 하듯 하고 사람에게 하듯 하지 말라 – 골로새서 3장 23절

† 기도
작은 자의 작은 일도 기억하시는 하나님! 세상은 왕과 장군, 영웅들을 기억하고 기록합니다. 그러나 하나님은 묵묵히 자기 일에 사명을 다한 자들을 기억하시는 주님이십니다. 이런 하나님이 내 아버지이심에 감사합니다. 오늘도 저에게 주어진 일들, 그것이 크던 작던 최선을 다하며 감사하게 하소서. 또한 주변의 사랑의 섬김을 기억하며 감사하고 그들이 진정한 영웅임을 기억하게 하소서.

† 적용과 결단
역사의 수많은 일들과 오늘도 행해지는 수많은 일들 속에 작은 당신이 없었다면 그 일은 결코 일어날 수 없습니다. 묵묵히 작은 일에 충성하며, 오늘도 주어진 사명을 다하는 작은 당신을 주님이 격려하십니다. 오늘도 그 사실을 기억하며 기쁨으로 자신의 일을 감당하시기 바랍니다.




낭독으로 만나는 테마
귀로 들어요~ 갓피플 테마. 눈으로만 읽는 것과는 다른 은혜가 뿜뿜. 테마에 담긴 주님의 마음이 조금이라도 더 다양하고 새롭게 나누어지기를 기도하며, 갓피플 직원들이 직접 낭독했습니다. 어설퍼도 마음만은 진실한 낭독러랍니다^^ 같은 은혜가 나누어지기를…


📱"오늘의테마" 스마트폰으로 받고 싶다면...

'갓피플 기도'는 우리들의 일상에서 하나님께 올려드리는 모든 기도를 나눕니다. 나의 골방에서 때론 공동체와 함께, 어떻게 기도할까? 고민될 때, 지친 마음이 위로를 얻고, 감사와 기쁨이 회복되며, 일상에 도전으로 이어지는, 하나님과 매일 쌓아가는 듣고 받고 하는 기도를 나누길 원합니다. ‘기도할 수 있는데 왜 걱정하십니까?’ 우리 함께 기도해요!


기도할 때 듣는 '갓피플기도음악'은 다양한 상황과 관계가 혼재되어 있는 우리들 일상의 흐름 속에서 임재를 구하며 드린 기도음악연주입니다. 그렇게 여느 누구와도 같이 매일의 일상을 살고 있는 갓피플 동료와 가족들이 기도시간에 연주했습니다. 교회의 기도시간에 반주자가 없을때, 집에서 홀로 기도하실 때, 산책하며 주님께 마음을 드릴 때 저희들의 기도연주가 도움이 될 수 있기를 기도합니다 ♡